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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이슈 이재용 부회장 가석방

이재용, 가석방 뒤 서초사옥行…휴식 대신 현안 점검부터(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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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재수감 207일 만에 가석방 출소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의왕=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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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가석방으로 출소한 뒤 곧바로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사업부문 경영진을 만나 업무 현황을 파악하는 일정을 시작으로 조속히 경영 활동을 재개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이날 이 부회장을 태운 차량은 오전 10시5분께 서울구치소를 출발한 뒤 11시께 서초사옥에 도착한 모습이 취재진에 포착됐다.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반도체·스마트폰·가전사업 등 주력 사업 부문과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등 실무 경영진을 만나 경영 현안을 점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날 사장단 등을 소집한 공식 회의를 주재하지는 않는다. 공백기간 동안 놓쳤던 현안을 살피는 차원의 방문으로 보인다.

앞서 이 부회장은 법무부가 지난 9일 가석방을 결정하면서 이날 오전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했다. 지난 1월18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아 재구속된 지 207일 만이다.

그는 출소 직후 취재진 앞에서 "국민 여러분들께 너무 큰 걱정을 끼쳐드렸다. 정말 죄송하다"고 말한 뒤 고개를 숙였다. 이 부회장은 "저에 대한 걱정, 비난, 우려, 큰 기대 잘 듣고 있다"면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가석방에 대한 반대 여론이 첨예한 상황에서 경영 성과를 통해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고, 비판을 만회해 나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출소 직후 자택을 비롯한 예상 행선지 대신 서초사옥부터 찾은 것도 이러한 의지를 드러낸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에서는 반도체를 놓고 벌이는 글로벌 패권경쟁과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제위기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해 대규모 투자 등 현안을 챙기며 삼성의 성장엔진을 재점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당장 이 부회장이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되는 사안은 삼성전자의 미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신·증설 건이다. 약 20조원을 쏟아붓는 이 투자를 위해 삼성전자는 현재 텍사스, 애리조나, 뉴욕 등 현지 지자체와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를 놓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평택캠퍼스에 조성 중인 제3공장(P3)에 대한 투자가 나올 가능성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에 171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는데 국내 투자는 평택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삼성SDI의 미국 배터리 공장 진출도 조만간 가시화할 전망이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삼성SDI는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차로 2시간가량 떨어진 블루밍턴-노멀을 신규 공장 주요 후보지 가운데 한 곳으로 정하고 현지 지역정부 등과 논의하고 있다.

이 밖에 코로나19 백신 수급 부족 문제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백신을 확보하는 민간 특사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한편 이 부회장은 이날부터 광복절과 16일 대체공휴일까지 이어지는 연휴 기간 휴식을 취하고 가족들과 시간도 보낼 것으로 관측된다. 또 연휴 중 고(故) 이건희 회장이 잠든 수원 선영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이 부회장의 경영 활동이나 구체적인 일정과 관련해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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