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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취임 뒤 8차례 선거서 전패… 스가, 정치 치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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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기반’ 요코하마 시장선거서 최측근 충격 패배

8선 오코노기, 정치 신인에 고배

감염 대응 실패·선거 지원 역효과

스가 “겸허히 수용… 당총재는 출마”

집권후 최저 지지율… 총선 등 비상

당내서도 지도력 의문 “물러나야”

기시다 등 당총재선거 출마 조율

세계일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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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의 정치적 기반에서 실시된 선거에서 지역 명망가 출신의 스가 총리 최측근이 충격적 패배를 당하면서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23일 NHK 등에 따르면 22일 가나가와(神奈川)현 요코하마(橫濱)시장 선거에서 스가 총리가 전면 지원한 오코노기 하치로(小此木八郞) 전 국가공안위원장(유효표의 21.6% 획득)이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 추천한 무명의 신인 야마나카 다케하루(山中竹春) 요코하마시립대 교수(33.6%)에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 9월 스가 총리 취임 후 자민당은 올해 4월 중·참의원(하·상원) 재보선 패배, 7월 도쿄도(都)의회 선거 역대 두 번째 최소 의석 획득 등 8차례 선거에서 사실상 연패를 기록하게 됐다.

특히 스가 총리 입장에서는 요코하마가 정치적 근거이고 중의원 의원 8선의 오코노기 전 위원장이 측근 중의 측근이라는 점에서 이번 선거 결과는 추락을 보여주는 결정적 상징이 되고 있다.

스가 총리는 1987년 요코하마 시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으면 중의원 의원 8선을 기록한 지역구가 요코하마시에 있다. 또 오코노기 전 위원장은 스가 총리를 정계로 이끈 정치적 스승이자 요코하마의 대표적 정치인인 오코노기 히코사부로(小此木彦三郞·1928∼1991) 전 통상산업·건설상 아들로, 지난해 9월 당 총재 선거에서는 스가 측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다. 오코노기 전 위원장은 충격으로 정계 은퇴를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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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코노기 전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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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 패인으로는 역시 코로나19 대응 실패가 지적된다. 인기 없는 스가 총리가 선거기간 중 전면 지원 자세를 보이면서 오히려 중앙정부에 대한 불만이 후보에게 집중하는 역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대응 실패로 선거 연패와 집권 후 최저 지지율에 직면한 스가 총리는 당 총재 재선과 중의원 총선 전략에 경고등이 켜졌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자민당 내에서는 ‘선거의 얼굴’로 스가 총리가 적절한지 의문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구 기반이 취약한 젊은 의원 사이에서는 “총리가 스스로 물러나면 좋겠다”는 목소리도 높아진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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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전 외무상.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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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총리는 이날 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측근 낙선에 대해 “시민이 판단했으니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당 총재 선거 출마에 대해서는 “시기가 오면 출마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에는 변화가 없다”고 했다.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불만이 선거 패인이 아니냐는 질문엔 “급격한 감염 확대를 저지하고 예전의 일상을 하루라도 빨리 회복하도록 모든 힘을 다해 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동문서답을 했다.

당 총재 선거에서는 초기에 대세론이 조성되며 낙승한 지난해와는 다른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와 가까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외무상이 출마 방향으로 조율 중이라고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또 친아베·극우 성향의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정무조사회장(전 문부과학상),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전 총무상도 출마 의욕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반아베의 대표 주자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은 현재로선 불출마 방향이고,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환경상은 스가 총리 지지 의사를 밝혔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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