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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에 '착' 붙이면 건강 확인"…국내 연구진 원천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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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서울대 연구진, 부착형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기본이 되는 '나노 박막 전극' 개발

혼합액을 물 위에 떨어뜨려 굳히는 방식…학술지 '사이언스'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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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한 나노박막 전극을 이용해 제작한 다기능 웨어러블 디바이스. 연구진은 개발한 고신축성 고성능 나노박막 전극을 이용해 피부에 부착하여 습도, 인장 변형, 온도 등 다양한 자극을 동시에 모니터링 할 수 있는 다기능성 전자기기를 제작했다.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2021.08.26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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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피부에 모양대로 늘어나고 줄어드는 '나노박막 전극'이 개발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초과학연구원(IBS)은 김대형 나노입자 연구단 부연구단장(서울대), 현택환 단장(서울대 석좌교수)이 세계 최고 수준의 나노박막 전극을 개발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논문을 게재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는 '수상 정렬 방법'(Float assembly method)이라는 새로운 공정을 통해 기존의 방법으로는 구현할 수 없었던 높은 전도성, 나노 두께, 우수한 신축성 등을 모두 지닌 고성능 나노박막 전극을 만들어냈다.

개발된 고성능 나노박막 전극은 금속만큼 전기가 잘 통하면서도, 머리카락 두께 300분의1 수준(250nm)으로 얇고, 높은 신축성을 지녀 피부 부착형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핵심 부품으로 응용될 수 있다.

땀과 같은 분비물이나 피부의 특성을 측정해 체온부터 혈당이나 호르몬, 혈액 내 약물 잔류량 등을 측정하는 센서 기술 개발이 활발하다. 이러한 기술이 상용화되려면, 피부에 부착하고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등 반복적인 변형에 강한 동시에 전자 회로를 구성하기 쉬워야 한다. 또 소형화 및 나노 공정 응용을 위해서는 얇고 가벼워야 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피부에 부착하는 데 응용할 수 있을 정도로 전도성, 두께, 신축성을 가진 전극을 만들어냈다.

25일 열린 연구 성과 브리핑에서 김대형 부연구단장은 "일반적으로는 전기가 통하지 않는 고무에 전도성 물질을 혼합해 전기가 통하도록 만든다"며 "문제는 전기가 잘 통하고 신축성이 좋게 만드는 게 어려운 것이다. 전도성 나노물질을 많이 넣으면 푸석푸석하고 당겼을 때 잘 끊어지게 된다. 반대로 고무를 늘리면 전기가 잘 통하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수상 정렬 방법'이라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

김 부연구단장은 "수상 정렬 방법은 적절한 혼합액을 만들고 물위에 떨어뜨린 다음, 계면활성제를 떨어뜨리면 끝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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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정렬 방법으로 나노박막전극을 만드는 과정, 물 위에 나노물질·고무·톨루엔·에탄올 혼합액을 떨어뜨리자, 표면장력에 의해 만들어지는 마랑고니 플로우에 의해 퍼지고 있다.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2021.08.26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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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합액은 전도성 나노물질, 톨루엔에 녹인 고무, 에탄올로 이뤄졌다. 이를 물에 떨어뜨리면, 고무는 물에 떠서 기름층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에탄올 물에 녹으면서 농도차이와 표면장력의 차이가 생기며, 물결(마랑고니 플로우)가 생긴다. 마랑고니 플로우는 표면장력의 차이에 따라 생기는 유체의 흐름이다. 이때 물층과 기름층 사이에 떠 있도록 만든 나노물질이 1차로 정렬된다.

혼합액이 물 위에서 퍼지면 가운데에 계면활성제를 떨어뜨린다. 계면활성제는 혼합액에 비해 물 표면을 차지하려는 성질이 더 강하기 때문에 처음에 떨어뜨린 혼합액이 한쪽으로 몰리게 된다. 나노 물질도 한쪽으로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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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정렬 방법으로 나노박막전극을 만드는 과정, 물 위에 퍼진 '나노물질·고무·톨루엔·에탄올 혼합액' 위에 계면활성제를 떨어뜨려 혼합액을 용기 바깥쪽으로 모이게 하고 있다.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2021.08.26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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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만들어진 막을 그대로 두면 톨루엔은 증발하고 고무와 나노물질로 이뤄진 박막 전극이 만들어진다.

김 부연구단장은 "수상 정렬 방법은 다양한 물질에 적용할 수 있다"며 "여러 나노물질과 고무를 이용해 다양한 나노 박막 전극을 제작할 수 있어 범용성을 지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렇게 만들어진 박막전극은 조밀하게 정렬된 한 층의 나노물질(와이어)이 매우 얇은 고무막에 부분적으로 박혀있는 '잇몸과 치아'와 유사한 구조가 된다"며 "이러한 구조 덕분에 잘 늘어나는 특성을 가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잇몸과 치아'구조 덕에 일부 나노 물질이 바깥쪽에서 보이게 되고, 반도체 공정(포토리소그래피)을 활용할 수 있다. 이는 나노박막 전극을 원하는 형태로 재단하여 다양한 전자소자로 만들 수 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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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이 제작한 신축성 전극은 원래 길이의 10배까지 늘려도 전기전도성이 유지된다. 그림은 500% 까지 전극을 늘려본 모습. 전도성 나노재료(나노선)는 고무에 안정적으로 고정되어 있다. 아래의 사진에서는 오각형으로된 나노물질이 고무에 박혀있는 '잇몸과 이빨' 구조를 볼 수 있다.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2021.08.26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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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합성된 나노박막 전극의 전기 전도도는 금속과 유사한 수준이며, 원래 길이의 10배까지 늘어나도 기계적 결함 없이 전기적 성질이 유지된다. 두께는 250nm 수준으로 매우 얇아 피부처럼 굴곡이 있는 표면에도 달라붙을 수 있다.

연구진은 나노박막 전극을 이용해 피부 부착형 다기능 적층 디바이스를 개발하였고 피부에서 근전도, 습도, 온도 등 다양한 생체신호를 동시에 모니터링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김대형 부연구단장은 "고성능 신축성 나노전극은 차세대 웨어러블 디바이스들에 광범위하게 이용되어 이 분야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택환 단장은 "이 '수상 정렬 방법'이 금속 전도체 나노소재뿐만 아니라 반도체, 자성체 등의 여러 종류의 나노소재들과 고무를 조합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고기능성 신축성 나노소재로 개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이번 연구에는 정동준·임채홍·심형준 서울대·IBS 연구원이 공동 1저자로 참여했다.
seungjun24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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