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 아래 보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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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진짜 맛있다’는 음식은 대개 짜게 느껴지는, 매우 짤 것 같은 메뉴에서 나온다. 보현재 음식이 짜다는 게 아니다. 짠 음식 맛을 맛있게 냈다고 칭찬하는 것이다. 청계산 옥녀봉에서 진달래능선 옆 탐방로로 내려오면 맛집 골목이 있고, 그 중간쯤에 보현재가 위치한다. 유명한 산 아래에 있는 음식점들 내공이 장난 아니라는 지인을 따라 간 이 집의 주 메뉴는 연잎밥이다. 연잎에 영양밥을 싸서 내주는 연잎밥(1만5000원)과, 보리굴비를 연잎에 싸서 익혀주는 연잎 보리굴비 정식(2만5000원) 두 가지이다. 필자는 보리굴비 정식을 먹었다. 굴비 크기가 엄청나게 컸고, 짠듯, 달콤한 듯한 맛이 좋았다. 굴비가 크고 맛있다고 한번 먹을 때마다 많이 먹는 건 좋지 않다. 적당히 잘라 천천히 씹어먹어야 굴비 본연의 바닷내음과 해풍이 주는 은근함에 빠져들 수 있다. 굴비는 중국산을 수입해 영광 법성포에서 말리고 가공해서 납품 받는다고 한다. 특별한 날에는 연잎 보리굴비 정식을, 가볍게 한 끼 즐기고 싶을 땐 연잎밥 정식을 권한다. 특히 연잎밥은 도시락(6000원)으로 테이크 아웃도 가능하다. 일품 메뉴로 토종 옻 닭백숙, 토종 닭볶음탕, 토종 옻 오리백숙(각각 6만 원, 2시간 전 예약 필수) 인기도 좋다.
위치 서울시 서초구 원터6길 운영 시간 월~금 11:00~16:00, 토~일 11:00~20:00
▶오리지널 능가할 명품 국수 삼대국수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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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대국수는 제주도 고기 국수집 가운데 늘 톱3 안에 들어가는 명물 국수 브랜드이다. 서울에 이 집이 있을 줄은 전혀 몰랐는데, 우연히 간판을 보고 들어가 보았다. 메뉴판을 보니 제주도 삼대국수회관에서 파는 메인 메뉴 대부분을 팔고 있었다. 고기국수(8000원), 멸치국수(7000원), 돔베고기(2만8000원) 등이 그 주인공들. 계절 메뉴로 콩국수와(9000원), 비빔국수(7000원)를 각각 먹어보았다. 고기국수를 먹어보지 않아 제주도와의 비교는 아직은 어렵겠지만, 콩국수와 비빔국수의 경우 일단 면이 특별했고 음식 세팅에서 품격까지 느껴졌다. 국수는 건강면으로 잘 알려진 치자국수를 사용하는데, 그 맛이 고소하고 쫄깃함도 적당해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 콩국수의 콩물은 장호원산 우리콩으로 만들었는데, 역시 걸쭉하고 깊은 맛이 일품이었다. 이미 재방문을 했지만, 또 다시 찾아갈 게 확실한 고수의 맛집이었다.
위치 서울시 강남구 광평로 280 지하2층 운영 시간 월~금 10:00~22:00, 토 10:00~21:00, 일 11:00~21:00
▶뜻밖의 화들짝 곤드레솥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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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때가 되어 어쩔까 생각하다 지인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지하 상가의 곤드레솥밥집에 들어갔다. 이 집은 대부분의 메뉴에 곤드레솥밥이 포함된다는 게 특별했다. 지인은 맛보쌈정식(1만3000원)을 시켰는데, 보쌈과 된장찌개, 곤드레솥밥이 세팅되어 나왔다. 나는 곤드레솥밥+된장찌개(1만 원) 메뉴를 선택했다. 관건은 보쌈과 된장찌개, 그리고 곤드레솥밥의 맛. 일단 데친 곤드레나물을 푸짐하게 올려줘 좋았다. 곤드레나물을 아끼는 집에 가면 무언가 부족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데, 이 집은 그렇지 않았다. 간장과 함께 비벼 먹는 내내 곤드레가 주는 들판의 기운에 흠뻑 취할 수 있었다. 된장찌개도 강원도 정선에서 먹어보았던 토속의 맛과 비슷했다. 보쌈은 부드러운 편이라 식사용으로 안성맞춤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이 밖에 코다리 정식(2인 이상 1만3000원), 추어탕+솥밥(1만 원), 황제보쌈+쟁반막국수(2인 2만9000원)도 눈길이 가는 메뉴들이었다.
위치 서울시 송파구 석촌호수로 61 트리지움상가 지하1층 운영 시간 월~토 11:00~21:30, 라스트오더 21:00 *일요일 휴무
▶편안하게 먹었네 천기수산 풍천민물장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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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간 식당은 아니었다. 가성비 높은 집을 검색하다 발견한 일산의 장어집이다. 민물장어 1kg에 4만9500원, 절반에 2만6000원이면 장어집 치고 싼 편일까? 이름에서 느낄 수 있듯이 이 집은 장어 등 수산물을 취급하는 회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장어집이다. 절대적으로 싼 것은 아니겠지만 비교적 편안한 가격이라고 말할 수는 있다. 직원이 옆에 서서 구워주고 챙겨주는 시스템으로 태운 부분 없이 깔끔하게 먹기에도 불편함이 없다. 깻잎, 마늘 등 장어의 느끼함과 기름기를 눌러줄 반찬들은 셀프로 갖다 먹게 되어 있는데, 공동 반찬 코너가 식당 홀보다 훨씬 깨끗하다는 느낌이었다. 장어 맛은 평균 수준이었다. 장어라는 게 단백질 덩어리라 어차피 끝없이 먹을 수도 없으니 적당히 배 부를 때까지 천천히 대화를 나눠가며 맛볼 수 있는 편안함이 좋았다. 손님 가운데 젊은 세대가 꽤 많이 있다는 점도 가격이 주는 편안함 때문이 아닐까. 장어 외에 전복(2만 원), 장어탕(7000원) 등도 맛 볼 수 있다.
위치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일중로15번길 15-1 운영 시간 12:00~22:00
글과 사진 이영근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95호 (21.09.07)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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