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양 사고 발생 현장에 놓여있는 편지. "아가야! 아저씨도 자식가진 부모다보니 마음이 많이 슬프구나. 얼마나 아팠겠니, 생각만해도 마음이 너무 화가나는구나. 부디 좋은 곳에가서 아프지 말고 행복하기를 바란다"고 적혀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아시아경제 김서현 기자] 보행자 신호를 무시한 공사장 덤프트럭에 치여 숨진 초등학생의 유가족이 공사업체 측의 사과를 요구했다.
지난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경주 OO초등학교 5학년 OOO의 첫 등교일 하늘나라로 간 횡단보도 교통사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숨진 초등생 A양(12)의 어머니라고 밝힌 청원인은 "사고 당일은 방학을 마친 초등학교 5학년 막내의 첫 등교일이었다"며 "막내는 들뜬 마음에 '학교 잘 다녀오겠습니다' 인사를 하고 오전 7시45분쯤 집을 나섰다"고 운을 뗐다.
청원인은 "오전 7시48분쯤 막내가 신호등이 설치된 횡단보도에 파란불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순간 25톤 덤프트럭이 신호를 무시하고 막내를 덮쳤다"며 "막내는 그 자리에서 숨을 거뒀다"고 호소했다.
이어 해당 덤프트럭이 마을 안 한수원 사택 공사 현장에 흙을 실어 나르는 차량이라고 지적하며 "사고 후 공사업체 측에서 누구 한 사람도 나서서 사과하는 사람이 없고 재발방지책을 강구하겠다는 말 한마디 없다. 하루에 40~50대가 흙을 싣고 좁은 동네 도로를 달리면서 횡단보도에는 안전을 관리하는 현장 요원이 한 명도 없었다"고 분노했다.
또 "막내가 건너던 산업도로에는 '신호·과속 단속 카메라'가 한 대도 없다. 평소에도 주행하는 차량은 횡단보도에 파란불이 들어왔는데도 그냥 쌩쌩 막 달린다"며 "우리 동네 입구는 교통사고 사각지대다. 재발사고 방지책을 이행하도록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공사장 덤프트럭에 치여 숨진 초등학생의 유가족이 공사업체 측의 사과를 요구하며 올린 국민청원 글.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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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청원에는 7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약 7300명이 동의한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전 7시 50분께 경북 경주 동천동 한 교차로에서 25톤 덤프트럭이 신호를 무시하고 우회전하다가 초등생 A양을 치어 사망하게 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A양은 사고가 발생한 뒤 바닥에 쓰러졌으나 덤프트럭 운전자는 A양을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그대로 지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지점은 학교와는 다소 떨어진 곳으로 스쿨존은 아니었다.
경찰은 덤프트럭 운전자를 조사한 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대구지법은 지난 2일 "증거 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없고 가해자가 범행을 인정하고 있어 구속 필요성이 낮다"며 기각했다.
사건 현장에는 A양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국화꽃과 편지 등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다. 한 시민은 "아가야! 아저씨도 자식가진 부모다보니 마음이 많이 슬프구나. 얼마나 아팠겠니, 생각만해도 마음이 너무 화가나는구나. 부디 좋은 곳에가서 아프지 말고 행복하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편지를 남기기도 했다.
김서현 인턴기자 ssn359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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