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럽 등 다양한 서비스 위성 정보 활용 증가, 국내는 아직 초보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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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최근 '아래아 한글'로 유명한 한컴그룹이 내년 초 초소형 위성 발사 등 위성 산업에 뛰어든다고 발표했습니다. 석유화학·방산이 주력인 한화그룹도 세계적으로도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토종 위성 업체 쎄트렉아이를 인수한 후 본격적인 위성 산업 진출을 꾀하고 있습니다. 모두 그동안 쌓아 온 '전공' 대신 위성산업을 미래의 먹거리로 선택한 케이스들입니다.
이들이 그동안 방송통신서비스나 GPS 정도 외에는 일반인들과 거리가 멀었던 위성산업을 '미래의 먹거리'로 여기고 뛰어든 이유는 뭘까요? 위성 하면 1998년 개봉된 영화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의 주인공이 테러리스트로 몰린 후 보안당국에 의해 실시간 위성 추적을 당하던 장면이 떠오릅니다. '미국이니까', '저런 게 과연 가능할까'라는 생각을 가졌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20년이 지난 지금은 한국 기업들이 이같은 실시간 위성 정보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나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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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최근 국내외를 막론하고 다양한 서비스 영역에서의 위성 정보 활용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환경ㆍ에너지ㆍ자원, 식량안보, 재난 대응 등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지구 관측 정보를 제공하는 필수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은 이미 세계 최상급 위성 인프라를 기반으로 안보, 농업, 재난, 해양 등의 분야에서 위성 정보를 활용해 공공의 의사 결정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유럽연합(EU)도 유럽항공청(ESA)의 주도하에 대규모 위성 활용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민간 참여를 유도하는 등 독자적 위성 정보 활용 모델을 만들어 나가고 있죠. 일본도 대국민 서비스 증진을 위한 대규모 위성 활용 프로젝트를 추진 중입니다.
민간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디지털글로브의 지구 관측 영상제공 및 교육, 구글의 디지털지도서비스 등 위성 데이터 기반의 신산업이 창출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ㆍ빅데이터 등의 기술과 융합해 방대한 위성 정보를 효율적으로 분석ㆍ활용하는 최첨단 서비스들이 제공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최근들어 고가의 대형 위성보다 소형 위성들을 군집 운용해 특정 지역의 위성 영상의 획득 주기를 단축하고 커버리지도 확대해 다양한 서비스 영역이 창출되고 있죠. 한컴이 발사하겠다는 소형 위성도 같은 개념입니다. 다수의 소형 위성을 한반도 상공에 띄워 놓으면 특정 상황이 벌어졌을 때 준실시간 영상 정보 획득이 가능해집니다.
뿐만 아니라 AI를 활용한 맞춤형 위성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오비털 인사이트사는 원유 저장량을 추정해 국제 유가를 예측하는 서비스를 제공하죠. 센티널 허브사는 식생 분석을 통한 경지 관리 서비스, 스페이스노우사는 수영장의 규모에 따른 지역 경제 성장률 분석, E-GEOS사는 홍수 및 피해 규모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초소형 위성을 사용한 첨단 분석 서비스도 잇따르고 있는데, 스페이스노우사는 준실시간 관측을 통한 건설과정 모니터링을, 플레닛사는 위성정보와 경제지표를 병합해 금융시장을 예측하고 있습니다. 선박자동인식시스템 서비스 품질 향상, 위성기반 무선주파수 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있죠,
이처럼 다양한 공공ㆍ민간 서비스 수요에 맞춰 전세계 지구 관측 위성 숫자는 2017년 9월 현재 596개에서 지난해 8월 현재 801개로 증가하는 등 급증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통신 수요 충족을 위한 전지구 위성통신시스템 구축ㆍ고전송율 위성(HTS) 개발 추진, 독자적 위성항법시스템 구축, 3D 프린팅 등 위성 제조 기술 혁신, 사물인터넷(IoT)ㆍ신소재ㆍ신재생에너지ㆍAI 등과의 기술 융합(우주태양광 발전ㆍ양자통신위성) 등 기술 혁신도 일어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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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는 어떨까요? 아직은 공공의 영역이 너무 크고, 위성 정보 활용도 초보적입니다. 그러나 기존의 위성방송통신ㆍ위성항법서비스 외에 위성 정보를 활용해 돈벌이를 하겠다고 나서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정부가 제공하는 공공 위성 정보를 활용해 영상 판매ㆍ가공 및 기술 개발ㆍ분석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수준이지만 . 위성 제작 분야에서도 민간의 영역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다목적 실용위성ㆍ천리안위성 등을 제작하면서 개발한 노하우ㆍ기술을 민간에 적극적으로 넘겨 주기 시작했죠. 현재 위성 추진 계통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력계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열제어계는 두원중공업, 탐재체는 AP위성ㆍLIG넥스원 등이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공공 위성 개발에 참여 중입니다.
전세계 위성 정보 서비스 시장 규모는 2013년 25억달러에서 2028년에는 97억5000만달러로 4배 가까이 급성장할 전망입니다. 가까운 미래에는 대형 화재나 교통사고는 물론 영화 에너미오브스테이트처럼 도주하는 범인의 행방을 위성을 통해 추적해 검거하는 날이 올 것입니다. 물론 빅브라더식의 지나친 사생활 침해는 곤란하겠죠. 상상과 공공의 영역에 머물던 '위성'이 곧 우리의 실생활에 등장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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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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