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현지시간) 미 블루오리진의 우주관광 프로그램에 탑승한 캐머런 베스(왼쪽)가 '범성애기'를 들고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트위터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블루오리진이 3번째 우주 관광 미션을 성공시킨 가운데, 한 성소수자 참가자가 우주여행 와중에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공개적으로 드러내 관심을 끌었다.
블루오리진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민간인 승객 6명을 태운 '뉴셰퍼드' 로켓을 미국 텍사스주 밴혼 인근의 발사기지 론치 사이트 원에서 발사했다. 지난 7월 첫 비행에 성공한 후 10월에 이어 3번째 우주 관광 프로그램도 무사히 마쳤다. 이들은 지상에서 107km까지 상승해 무중력 상태 등을 체험한 후 약 10분 뒤 귀환했다. 이번 우주 여행에는 미 우주인 앨런 셰퍼드의 딸인 로라 셰퍼드, 미 ABC 방송 간판 아침프로그램인 '굿모닝아메리카' 진행자 마이클 스트런과 유료 탑승객 4명이 탑승했다.
특히 유료탑승객 중 1명은 공개된 성소수자(LGBTQ+)로, 우주 관광을 전후로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감추지 않고 드러내 관심을 끌었다. 우주전문매체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이날 우주 관광에는 성소수자의 일종인 범성애자(Pansexual)로 온라인 생방송 서비스 '트위치'의 스트리머로 활동하는 캐머런 베스가 탑승했다. 범성애자는 상대방의 성 정체성을 상관하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 즉 상대의 성별을 거의 인식하지 않으며 그 존재 자체를 사랑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베스는 이날 우주 관광을 성공하면서 약 600명이 넘는 우주 조종사ㆍ여행객 중 극소수에 불과한 성소수자 명단에 이름을 추가했다. 또 자신의 아버지이자 기술 벤처 펀드 창업자인 레인 베스와 함께 탑승해 사상 최초로 부자 동시 우주 여행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동안 사실 우주는 성소수자들에게 닫힌 공간이었다. 물론 베스 외에 미 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인인 샐리 라이드와 앤 맥클레인 등 두 명이 성소수자라는 성적 정체성이 공개된 적이 있다. 그러나 두 사람 다 타의에 의해 성적 정체성이 드러난 케이스다. 라이드의 경우 우주 비행을 마친 후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으며, 맥클레인도 전 남편과의 소송 과정에서 밝혀졌다.
그러나 베스는 공개된 성소수자답게 이날 우주 여행을 전후로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비행 전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 등으로 이뤄진 '범성애기'를 들고 사진을 찍는가 하면, 해당 깃발을 소지한 채 탑승해 우주 여행을 즐겼다. 또 사전 행사로 이뤄진 포스트카드 작성식에선 '다양성(Diversity)'이라는 단어를 써넣었다. 그는 이달 초 한 인터뷰에서도 "평생 동안 '있을 곳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환영받는다는 느낌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스페이스닷컴은 "베스가 우주 여행이라는 일생의 꿈을 이루면서 그 기회를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대변하는 중요한 기회로 삼았다"고 전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