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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올해는 괜찮을까" 높은 이자·대출절벽에…2030영끌족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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갭투자로 집 마련한 영끌족 A씨 "이자 오르고 대출 받을 수 있을지도 막막"

지난해 대출중단 사태 등 올해에도 재현될까 불안

대출 가능 총량 자체 줄어들어 올해도 '대출절벽' 우려

한국은행, 올초 한차례 더 기준금리 인상 유력

높아지는 이자에 대출절벽에 한숨쉬는 예비 대출자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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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이미지 제공직장인 A(32) 씨는 2020년 10월 경기도 광명시에 집을 장만했다. 집 값은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전세 만기는 다 되었는데 전세가는 급등하다보니 무리를 해서라도 집을 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A씨는 "결혼할 때 자금이 부족해 고민하다가 놓친 아파트가 당시 6억원대에서 현재 13억원으로 올랐다"며 한숨을 쉬었다.

경기도의 10년 된 30평대 아파트로 10억원이 조금 넘었다. 부모님에게 손을 벌렸고 신용대출은 물론 마이너스 통장도 만들었다. 전세에서 월세로 옮기고, 장만한 집은 전세를 놓아 '갭 투자'를 했다. 힘들게 자금을 끌어 드디어 내 집 마련에 성공했다는 안도감은 잠시. A씨는 요즘 뉴스를 보면 마음이 불편하다. 올해 연말에 주택담보대출을 더 받아 매수한 아파트에 입주할 생각인데, 대출이자는 오르고, 그나마도 연말에는 지난해처럼 대출이 막힐 수도 있다는 생각에 연초부터 대출 관련 소식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A씨는 "원래는 연말쯤 4억원 가량을 시중은행에서 대출받을 생각이었다. 집을 살 때 당시 생각한 이자가 2.8%였는데 만약 4% 후반으로 오르게 되면 (원리금 균등상환 30년 기준) 매달 40만원을 더 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이마저도 연말쯤 되면 지난해처럼 또 막힐 수 있지 않나.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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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범 금융위원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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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범 금융위원장. 연합뉴스금융당국이 올해도 '가계대출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올해 '예비 대출자'들의 표정도 밝지 않다. 특히 2030 젊은 '영끌족'들은 높아진 이자와 대출 중단에 대한 걱정에 한숨을 내쉬고 있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치를 전년도(잔액 추정치 1628조원)의 4~5%로 제시하며 고삐를 조이고 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가계부채 관리를 일관되게 추진하겠다"고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금융당국 속보치 등을 종합하면 올해 대출 공급량은 최대 97조원대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액보다 13조원이나 낮은 수치다. 지난해보다 가계대출 총량이 줄어드니 자연스레 은행들의 대출 여력도 줄어들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고 위원장이 취임한 8월부터 제재의 강도를 높여 왔다. 그 결과 하반기 접어들며 NH농협은행을 시작으로 시중은행들의 대출 중단사태까지 빚어지며 실소유자들의 원성이 컸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 올해 1월 1일을 기점으로 은행들이 대출 제한 조치를 대부분 풀고 대출을 정상화했는데도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는 것이다.

서울 노원구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박 모씨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매매 자체가 엄청나게 줄기도 했지만, 그나마 집을 보러 다니는 사람들도 일단 대출 때문에 머리를 엄청 써야 하는 상황이다. 일단 가능한만큼 받아 놓으라고 한다. 자산이 별로 없는 젊은 사람들의 경우 더 그렇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올해에는 갑작스러운 대출 중단 등의 사태는 없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기간 상황별로 대출 총량을 유연하게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또 이번 달부터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규제가 강화돼 적용되기 때문에 '과잉 대출'을 어느정도 제어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 사태로 예외적으로 풀린 과잉 유동성을 회수하는 과정에 따른 금리인상까지 겹치면 대출자들의 긴장은 더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이미 금리인상 기조에 따라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는데, 한국은행이 올 1분기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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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지난 2일 한은의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 이자비용(기준금리 연 1.00% 기준)은 59조원으로 추산됐다. 2020년에 비해 5조 8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올해의 경우 지난해와 비교해 10조원 가량 늘어난 69조 492억원으로 사상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가계대출 가운데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고정금리 비중은 17.7%로 집계됐다. 새로 대출을 받은 차주 중 변동금리를 선택한 비중이 82.3%라는 이야기다. 기준금리 인상 등을 앞둔만큼 그만큼 대출자들의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불어날대로 불어난 가계부채와 이자비용이 가계의 부실을 키우고, 특히 내 집 마련에 전력을 쏟아부은 2030 영끌족들의 피해가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소득과 자산이 상대적으로 적은 2030들은 어렵게 대출을 받는데 성공하더라도 '월급을 은행빚 갚는데 다 썼는데 집 값은 떨어지는' 사태가 올 경우 걷잡을 수 없어진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연초에는 금융기관 대출총량이 초기화돼 숨통이 트이겠지만, 전체적인 한도가 줄어드는데다 대출자들의 패닉 심리도 계속돼 불안정한 상황이어서 대출자들의 고민은 깊어질 것"이라면서 "젊은 영끌족들의 경우 다시 한번 대출 상황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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