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고위 관리 "게릴라전 대비"
우크라 민병대에 무장지원 밝혀
전쟁시, 유럽발 가스대란도 심각
백악관, 카타르 등 에너지 생산국
글로벌 에너지기업과 물밑접촉
카자흐스탄 소요 진압을 위해 집단안보조약기구(CST0) 소속으로 파병됐던 러시아군 공수부대원들이 15일(현지시간) 수도 모스크바 인근 비행장으로 귀국해 수송기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에 병력 투입도 준비중이다. 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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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막기 위한 미국 동맹국들과 러시아간의 수차례 협상이 모두 결렬됐다. 지난주 미국과 러시아 고위 관리들이 1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회담을 한데 이어 1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러시아와, 13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가 러시아와 해결책을 논의했으나 성과없이 끝났다.
미국은 러시아가 한달 내 우크라이나 침공이 큰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시 우려되는 유럽발 천연가스 대란에 대한 대비책 찾기도 분주하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유럽연합(EU)은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이 중단될 우려가 크다. 나토 회원국들이 대거 가입한 EU에 러시아가 가스공급을 무기화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EU는 현재 천연가스 사용량의 3분의 1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EU발 천연가스 대란 위기를 막기 위해 아모스 호흐슈타인 백악관 에너지 안보 보좌관이 글로벌 천연가스 생산업체나 카타르 같은 에너지 생산국과 접촉을 추진중이다. 미 국무부도 이런 움직임을 인정했다. 다만 미국이 접촉한 에너지 기업이 어떤 곳인지 불분명하다. 로열더치셸·코노코필립스·엑손은 답변을 거부했고, 카타르 에너지, 에퀴노르, 토탈 등도 별다른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주 미국과 나토, OSCE는 잇따라 러시아와 회담을 가졌으나 해결책이 나오지 않아 외교가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러시아의 대 우크라이나 사이버 활동 추세를 볼 때 앞으로 30일내에 지상공격을 할 징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어 상황은 긴박해지고 있다.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정부를 혼란에 빠뜨리기 위해 러시아가 배후로 있는 소셜미디어들이 거짓 정보를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이달 중순에서 다음달 중순 사이에 예상되는 침공전의 행동으로 보고 있다고 사키 대변인은 전했다. 우크라이나가 자국 동부에서 러시아인을 상대로 즉각적인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선동적 주장 등이 러시아의 작전에 포함되는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공공기관 홈페이지에는 한때 우크라이나 시민들에게 최악에 대비하라는 내용이 나돌았다가 수시간만에 삭제됐다.
사키 대변인은 또 미 정보 당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위장 작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것은 침공을 위한 구실을 만들기 위한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고 러시아가 침공할 경우 게릴라전을 치를 수 있도록 우크라이나 민병대에 대한 무장을 지원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미 고위 정부 관리가 밝혔다.
러시아가 반대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즈(NYT)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겉으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막을 수 없다고 하지만 당장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지난 13일 보도했다. 과거 독일과 프랑스가 우크라이나 가입 반대 의사를 밝힌 적이 있고 회원국들의 만장일치 승인이 필요하다. 또 무엇보다도 나토가 아직 공식으로 우크라이나에 가입을 제안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과 유럽의 전현직 정부 관리들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토 문제를 핑계삼아 침략을 정당화할 수 있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상원외교위원장 시절이던 1990년대초에는 폴란드와 헝가리, 체코의 나토 가입을 재촉했지만 지난 20여년동안 미국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전쟁을 치르면서 나토 확장에 냉담해졌다는 것이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 방문 당시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의 가입 문제 질문을 받자 "말도 안된다"라고 답했다.
또 볼리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9월 미국 백악관을 방문했을 당시 나토 가입 문제를 논의하고 싶다고 말했으나 바이든 대통령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NYT는 나토 가입 조건 자격인 민주주의와 개인의 자유, 법치 보장에 있어서 우크라이나가 미흡하며 부패도 심한 점도 지적했다. 또 일부 서방국 관리들은 우크라이나가 나토의 집단적 방위에 과연 기여할 수 있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밖에 우크라이나군의 현대화와 경제성장 촉진 등도 동반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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