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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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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파 판정 핵심은 삼성”이라는 안민석, 논란 일자 “가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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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발언해놓고… 野 “민주당 탓인가” 맹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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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5선 중진인 안민석 의원이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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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9일 베이징올림픽 쇼트트랙 편파 판정 논란과 관련해 “저는 핵심적인 이유로 삼성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안 의원은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 이후 삼성이 스포츠계 지원에서 손을 뗀 뒤 IOC(국제올림픽위원회) 등에 대한 영향력이 떨어졌기 때문에 이번 논란이 생긴 것이란 취지의 주장을 폈으나, 야당은 “민주당이 할 얘긴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쇼트트랙 편파 판정 논란을 “예견된 참사”라고 평가한 뒤 이 같이 말했다. 사회자가 ‘삼성이 여기서 왜 갑자기 나오는 것이냐’고 묻자 안 의원은 “삼성이 대한빙상연맹을 1997년부터 20년 동안 지원을 해 왔고, 그 액수도 한 200억, 300억원 하면서 우리 선수들이 국제적인 수준에 올라올 수 있도록 역할을 했는데 국정농단 이후에 삼성이 스포츠에서 손을 뗐다”며 “그러면서 지난 4, 5년 동안 한국의 빙상계가 공백기를 맞게 됐고, 삼성이 영향을 미치던 세계국제빙상연맹과 IOC에 대한 영향력이 떨어졌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안 의원은 “편파 판정 같은 게 이번에 갑자기 되는 게 아니다”라며 “중국에서는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지난 수년 동안 국제빙상연맹과 심판들을 꾸준히 관리하고 어떤 식으로 물밑에서 우호적인 그런 편을 만드는 노력을 몇 년 동안 해 온 그런 결과가 이번에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또 “이제 대한빙상연맹이 관리체제에서 신임 회장이 뽑혔다. 비비큐 그룹 회장님”이라며 “그런데 그분이 스포츠라든지 빙상에 대해서 아마 문외한일 것이다. 국제스포츠외교라는 것은 ‘안면장사’인데”라고 덧붙였다. 그는 “IOC는 상업주의화 되고 정치화된 집단”이라고도 강조했다.

안 의원은 “우리가 스포츠 외교 시스템도 없고 전문가도 없다는 이야기를 4년 전에도, 8년 전에도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얘기했는데, 아직도 스포츠 외교 시스템이 없고 전문가 육성도 없다”며 “그 공백을 삼성이 메워줬는데 삼성이 사라진 지금은 이러한 우리 선수들의 불공정한 편파 판정은 이미 예견된 거라고 본다”고 부연했다. 여당 5선 중진인 안 의원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을 지냈다.

방송 이후 국민의힘 김용태 최고위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또 ‘기승전-삼성’이냐”며 “쇼트트랙 판정 불이익의 핵심적 이유가 삼성이라니,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재벌해체를 주장하는 민주당이 할 말은 아닌 것 같다”고 일갈했다. 그는 또 “1988 서울올림픽이 전두환 정권의 사회체제 유지를 위해 악용됐고, 도쿄올림픽은 신제국주의 부활을 세계에 선포하려던 의도가 있다고 말했는데 그 논리대로라면 문재인 정권의 2032 남북공동올림픽 추진은 북한 ‘주체사상’의 공고함을 전 세계에 선전하기 위해 도와주려 했던 것이냐”고 물었다.

김 최고위원은 “2018년에도 당시 국회 문체위원장인 안 의원은 삼성의 IOC 스폰(후원) 연장이 남북올림픽 개최 고비가 될 것이라며 삼성의 올림픽 후원 연장 계약을 압박했다”며 “삼성 보고 북한 선전을 위한 올림픽 유치를 위해 전방위 압박을 했으니, 이 정도면 간첩행위를 한 것 아니었나”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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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가대표 황대훈 선수(오른쪽)가 편파 판정 논란이 불거진 지난 7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1조 경기에서 중국 선수들을 인코스로 추월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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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당 김재현 선대본부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을 내 “삼성이 빙상연맹에서 손을 떼게 만든 장본인이 누구인가, 바로 현 정권과 안 의원”이라며 “삼성을 무자비하게 비판하고 궁지로 넣은 주체가 이제 와서 편파 판정에 불이익을 받은 이유가 삼성의 후원이 중단됐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 상근부대변인은 “안 의원의 말대로라면 삼성을 궁지로 몰았던 안 의원을 비롯한 집권여당 민주당 때문에 편파 판정이라는 결과가 나왔다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안 의원은 이날 오후 SNS에 ‘삼성 탓? 억지로 만든 가짜뉴스!-삼성의 선한 영향력, 국제스포츠 외교력을 말씀드린 것입니다’란 제목의 글을 올려 “제 발언을 곡해하고 악의적으로 비난하는 것에 유감”이라며 “달을 보라고 했는데 손가락을 보는 격이고, 본질의 문제를 지적했는데 표현의 문제를 트집 잡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이번) 쇼트트랙 편파 판정은 중국의 저열한 반칙행위이며, 공정이라는 올림픽의 정신을 훼손한 부끄러운 일”이라면서 “누가 이것을 삼성 탓을 하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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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8일 국회 간담회에 참석한 배우 윤지오(가운데)씨와 ‘윤지오 지킴이’를 자처했던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왼쪽 두 번째). 뉴시스


이어 안 의원은 “제가 문체위원장 시절 대한빙상연맹에서 삼성이 손을 뗀 이후 관리단체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것을 목도했다”며 “이에 삼성의 빙상스포츠 지원 중단으로 빙상스포츠의 국제외교력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삼성 탓을 한 게 당연히 아니고, 오히려 대기업이 대한민국 스포츠 발전과 스포츠 외교에 끼치는 선한 영향력을 말씀드렸다”고 억울해했다. 그는 “아무리 선거 국면이라지만, 편파 판정 문제를 가지고 저를 공격하려는 억지 논리를 만드는 건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라며 “가짜뉴스로 분열을 조장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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