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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연재] 아시아경제 '과학을읽다'

미·중 우주쓰레기 놓고 티격태격…"공식 채널 만들자 vs 얘기 못 들어"[과학을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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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최근들어 우주개발에 대대적으로 나서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갈등을 빚고 있다. '부산물' 격인 우주쓰레기 및 위성 수 증가에 따라 발생한 우주 정거장 안전 문제를 놓고 이견을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공개적으로 미국 측에 우주 안전 문제에 대해 논의할 공식 대화 채널을 만들자고 촉구했다. 자오리젠 대변인 지난해 12월에도 미국 민간 우주 업체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이 자국의 우주정거장(톈허)에 두 차례나 근접해 충돌 위기 상황이 발생했다며 이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자오리젠 대변인은 "중국은 유엔 우주 조약 5조에 규정된 국제적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스타링크 위성의 우리 우주정거장에 대한 위험한 접근을 통보했다"면서 "궤도의 중국 우주인들이 실제로 긴급한 안전 위협에 직면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우리 측의 유관 당국이 미국에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 연락하려고 노력했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고 미국 측을 비난했다.

그러나 미국 측의 해명은 전혀 다르다. 미국은 지난 1월28일 유엔에 보낸 통지문을 통해 "스타링크 위성들의 중국 우주정거장 접근에 대해 중국 정부 측으로부터 어떤 얘기도 들은 바 없다"고 반박했다. 미국 유엔대표부는 "스타링크 운영자나 우주사령부 등 어떤 기관들도 중국으로부터 해당 사건과 관련한 접촉이나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면서 "우주군의 분석 결과 스타링크 위성의 접근으로 중국 우주정거장이 위험에 처했었다는 아무런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으며, 만약 그런 일이 예측됐었다면 중국 측 창구에 알렸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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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둘러싼 공간에 우주쓰레기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사진제공=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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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로 지목된 스페이스X 측도 곤란한 표정이다. 빌 게르스텐마이어 스페이스X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한 컨퍼런스에 참석해 "중국 측의 누구와 접촉해야 하는 지 정확히 모르는 상황이며, 스타링크가 국제우주정거장(ISS)이나 중국 우주정거장에 근접하는 지를 밀접히 점검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해당 정보를 연방 정부에 제공하지만 그 후에는 어떻게 진행되는 지 모른다. 매우 복잡하고 민감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스페이스X는 우주인터넷 서비스를 구축하겠다며 최근 몇년새 1만여개의 소형 위성 '스타링크'를 발사했다. 앞으로 4만개까지 늘릴 예정이다. 지난 3일에도 스타링크 위성 49개를 발사했지만 40개가 지자기 폭풍으로 정해진 궤도에 도달하지 못하고 우주쓰레기가 됐다. 또 2007년과 2021년 중국과 러시아가 각각 위성 폭파 실험을 하면서 지구 궤도상 우주 쓰레기가 급증했다. 이에 따라 우주정거장 및 위성의 안전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다만 우주 물체 추적 전문업체인 'COMSPOC'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국 우주정거장에 근접했던 물체의 약 7% 정도만 스타링크 위성이었으며, 나머지는 대부분 중국 측의 2007년 위성 타격 실험 등으로부터 생산된 우주 쓰레기였다. COMSOC 측은 지난 1월 성명에서 "이같은 통계는 다른 우주 물체에 비해 스타링크 위성들이 중국 우주정거장의 안전에 미치는 위험의 비중이 그렇게 크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하지만 우주 물체의 궤도 및 이동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은 확실하다"고 지적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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