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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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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 대신 보랏빛 박수… 2년여만에 열린 BTS 콘서트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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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 저희도 함성 없는 공연이 처음입니다. 저도 모르게 ‘소리 질러’라고 해도 마음속으로만 해주세요. 그럼 아미 여러분들 박수 질러!” -슈가


함성과 떼창은 없었지만, 박수 소리가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아미(BTS 공식 팬덤 이름)들은 모두 클래퍼(Clapper·박수를 대신해 더 큰 소리를 낼 수 있는 간이 도구)를 부채처럼 접어 들고 손과 허벅지 등에 치며 2년 반 만에 만난 기쁨을 표현했다. 클래퍼에는 팬 커뮤니티 ‘위버스’에서 투표로 정해진 문구인 ‘당연히도 우리 사이 여태 안 변했네’라는 BTS 노래 가사가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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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BTS 공식 팬덤 이름)들은 클래퍼(Clapper·박수를 대신해 더 큰 소리를 낼 수 있는 간이 도구)를 부채처럼 접어 손과 허벅지 등에 치며 공연을 즐겼다. 클래퍼에 팬 커뮤니티 ‘위버스’에서 투표로 정해진 문구인 ‘당연히도 우리 사이 여태 안 변했네’라는 BTS 노래 가사가 적혀 있다. /정민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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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방탄소년단(BTS·멤버 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의 콘서트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서울(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SEOUL)’이 열린 서울 잠실 주경기장 인근은 오전부터 전국 각지와 해외에서 몰려든 아미들로 북적였다. 경기장 주변에는 팬들이 건 광고가 붙었고 BTS 고유색인 보라색으로 된 마스크, 후드티, 모자 등을 착용한 팬들은 이 순간을 사진과 영상으로 담았다. 국내 매체는 물론 AP·로이터 등 외신도 공연장을 찾아 팬들의 모습을 보도했다.

이번 공연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한국에서 열리는 최대 규모의 콘서트다. 지난 2019년 10월 월드투어 파이널 이후 2년 반 만에 개최됐다. 오미크론 변이가 기승을 부리는 만큼 코로나19 방역 수칙 준수에도 철저한 모습이었다. 1회당 1만5000명, 3일간 총 4만5000명의 관객을 수용하도록 사전 승인을 받았고 두 명이 앉으면 한 자리를 띄우는 방식의 좌석 거리두기를 적용했다. 보통 공연장 앞에서 굿즈(MD·기획 상품)를 팔고 이벤트를 열지만, 이번엔 인근 잠실 롯데월드몰에 공식 상품 판매 스토어를 마련했다.

일반석 입장은 오후 4시 30분쯤 시작됐고, 공연 시작 시각인 7시를 30분쯤 앞두고 대부분의 좌석이 가득 찼다. 팬들은 한 손에는 클래퍼를, 한 손에는 아미밤(공식 응원봉)을 들었다. 아미밤을 위버스 내 블루투스 기능을 통해 좌석과 연동하면, 음악에 맞게 아미밤 조명 색깔이 실시간으로 바뀐다. 무대 조명과 아미밤 조명이 어우러져 팬들이 BTS와 함께 공연의 일부가 되는 경험이었다.

클래퍼 소리가 절정에 달할 무렵 BTS가 ‘We don’t need permission(허락은 필요 없다)’이라고 적힌 이동식 LED 전광판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며 공연이 시작됐다. BTS는 코로나19로 예정된 월드 투어가 취소되면서 보여주지 못했던 곡 ‘ON’을 비롯해 ‘불타오르네’, ‘쩔어’ 등을 부른 뒤 2년 반 만에 팬들과 인사를 나눴다. RM은 “객석에 여러분이 계신 것만으로도 많은 게 달라진 기분이다. 언제 박수로 꽉 찬 콘서트를 해보겠나. 역사에 남을 콘서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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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방탄소년단(BTS·멤버 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의 콘서트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서울(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SEOUL)’. BTS 멤버들이 ‘We don’t need permission(허락은 필요 없다)’이라고 적힌 이동식 LED 전광판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며 공연이 시작됐다. /빅히트 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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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는 오랜만에 서울에서 열리는 대면 콘서트인 만큼 무대 구성과 곡 선정에 공을 들였다. 화려한 미술 세트나 소품, AR(증강현실) 등 보다는 무대 위 모습을 담을 수 있게 국내 공연 중 최대 크기인 초대형 LED를 설치해 ‘만남’에 집중했다. 또 솔로곡보다는 일곱 멤버가 무대 위에서 함께 할 수 있는 곡 위주로 선곡했다. 공연 막바지 ‘Life goes on’을 부를 땐 무대 앞 팬들을 배경으로 단체 사진을 찍기도 했다.

BTS와 아미 모두 함성은 지를 수 없었지만, 직접 만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공감했다. 뷔는 “예전에는 텅 빈 객석 앞에 카메라만 놔두고 촬영했었는데, 지금은 아미분들이 여기 계시니까 감동이고 설렌다”고 말했다. 진도 “온라인으로 보고 계신 아미들도 많은데 각자 시간·공간이 다르겠지만,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이 순간 후회 없이 즐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10일과 12, 13일 총 3일간 열린다. 10일과 13일 콘서트는 오프라인 공연과 함께 위버스를 통해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이 동시에 진행되며, 12일 콘서트는 영화관에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라이브 뷰잉’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된다.

정민하 기자(mi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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