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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법의 심판대 오른 MB

文의 '18부5처18청' 수술 앞둔 尹…'눈물호소' MB보다 더 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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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경제 6단체장들과 오찬 회동을 갖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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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정부조직개편 측면에서는 ‘큰 정부’를 강조한 문재인·박근혜 정부보다는 ‘실용정부’를 내세운 MB(이명박) 정부 쪽에 더 가까울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 관계자가 21일 차기 정부의 조직개편 방향을 설명하면서 한 말이다. 이 관계자는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고, 에너지 및 디지털 분야 등 시대 흐름에 맞는 기능을 잘 살리면서도 효율적인 조직개편을 추구할 것”이라며 “불필요한 분야는 가능한 한 슬림화하는 게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정부 조직은 18부5처18청로 역대 최대 규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현재 윤 당선인의 상황이 민주당의 반발 속에 18부4처18청의 노무현 정부 조직을 수술대에 올린 2008년 이명박 당선인 때와 닮았다”고 설명했다.



MB “눈물로라도 호소” 尹 상황도 만만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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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22일 오전 서울 삼청동 인수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해단식에 참석한 이명박 당시 대통령당선인이 행사를 마친 후 건물 밖을 나서는 모습.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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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당선인은 당시 여성가족부(여가부)와 통일부를 폐지하는 등 18부4처18청을 13부2처17청으로 축소하는 정부조직개편안을 내놨다. 이 당선인이 “눈물로라도 호소하겠다”고 나섰지만, 국회의 벽에 부딪혔고,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소신과 양심에 반하는 법안에 서명할 수 없다”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 밝혔다. 결국 2월 27일 정부 출범 직전 당초 계획보다 물러난 15부2처18청으로 조직 개편을 마무리 지었다.

당시 이명박 인수위에서 활동한 관계자는 “출범 직전 급하게 몇몇 장관을 내정하느라 인사 검증을 제대로 하지 못해 이춘호 당시 여성부장관, 남주홍 통일부 장관 내정자가 부동산 관련 의혹 등으로 낙마하는 등 후유증이 컸다”며 “윤 당선인도 다양한 경우의 수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의 상황은 더 험난하다. 국민의힘 110석, 더불어민주당 172석의 극단적인 여소야대 구도 속에, 윤 당선인이 공언한 여가부 폐지를 두고 민주당이 반발하고 있다. 익명을 원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선에서 0.73%포인트 차이로 승부가 갈리고, 젊은 여성 표심이 이재명 전 경기지사에게 몰린 상황에서 여가부 폐지가 정부조직개편의 핵으로 부상한 것”이라며 “여성 표를 의식해야 하는 지방선거 등 변수가 많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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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왼쪽 두 번째부터)과 안철수 인수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 앞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현판식에 참석한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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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당선인 측은 여가부 폐지 이외에도 정부 부처의 ‘효율화’와 ‘실질화’를 콘셉트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당선인 특별보좌역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17일 페이스북에 “지금 정부 18부5처18청 너무 많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특히 윤 당선인이 ‘경제안보’의 중요성을 부각하며 통상 분야에서의 국제공조 등을 강조하자, 당내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가 맡았던 통상 업무의 외교부 이관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앞서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후보 시절 산업통상자원부에서 통상 기능을 빼는 대신, 에너지 이슈에 중점을 둔 산업에너지자원부로 개편하겠다는 공약을 냈다. 윤 당선인 측은 “외교부와 산업부의 의견을 균형 있게 들어보겠다”는 입장이다.

윤 당선인 측에 따르면 안 위원장의 전문 분야로 꼽히는 과학기술 분야도 개편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안 위원장은 후보 시절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교육과학기술부’로 개편하겠다는 공약을 냈다. 이 경우 정보통신 기능은 신설이 거론되는 ‘디지털혁신부’로 이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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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21일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제2차 전체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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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24~25일 주요 부처 업무보고를 통해 조직 현황을 진단하면 구체적인 개편 윤곽이 나올 것”이라며 “여기에 윤 당선인이 강조한 디지털 플랫폼 정부 등 기능적 측면을 연계해 최종 밑그림을 그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이후 박근혜·문재인 정부는 정부 몸집을 다시 키웠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15부2처18청을 17부5처16청으로 대폭 늘렸다. ‘공공주도 성장’을 내세운 문재인 정부 때는 18부5처17청으로 출범했다. 2020년 질병관리본부가 질병관리청으로 승격되면서 역대 정부 최대 규모인 현 18부5처18청이 됐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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