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케이 보도…에너지 안보 고려 '최후 카드'로 남겨놔
러시아에서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이 운영하는 석유 생산시설 |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일본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제재에 서방과 함께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나 러시아 에너지 사업 철수에는 신중한 모습을 보인다고 산케이신문이 28일 보도했다.
일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자산을 동결하고 각종 수출을 규제하고 있지만, 러시아 극동 사할린의 석유와 천연가스 개발사업인 '사할린-1'과 '사할린-2' 프로젝트에서 철수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
산케이는 일본 정부 내에서 러시아와의 에너지 사업에서도 철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으나 에너지 안보 면에서 이를 '최후의 카드'로 남겨둬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라고 전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최근 사업 철수 여부에 대해 "국민의 생활을 지키기 위해 중요한 에너지를 장기적으로 저렴하게 일본으로 가져오는 계약을 맺고 있다. 일본의 권익으로서 확보한 것을 소중히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미국과 영국이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 수입을 금지했으나 에너지를 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일본으로서는 이 사업권을 포기할 수 없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영국 기업이 '사할린-1'과 '사할린-2' 사업에서 철수한 데 대해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미국과 영국은 사업에서 손을 뗀 것으로 에너지 안보가 걸린 권익과는 의미가 다르다"고 말했다.
미국 석유 대기업인 엑손모빌이 철수를 선언한 '사할린-1' 사업에는 일본의 사할린석유가스개발(SODECO)이 30% 지분을 갖고 참여해 2006년부터 석유를 수출하고 있다.
영국·네덜란드 합작사 셸이 참여 중단을 선언한 '사할린-2' 사업에는 미쓰이물산과 미쓰비시상사가 각각 12.5%와 1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2008년부터 원유, 2009년부터 액화천연가스(LNG)를 각각 생산·판매하고 있다.
일본은 국내 LNG 수요의 약 8%를 러시아로부터 수입하는데 일본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수송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대부분 '사할린-2'로부터 들여오고 있다.
일본 정부 내에는 일본이 '사할린-1'과 '사할린-2'에서 철수하면 중국에 권익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하기우다 고이치 경제산업상은 지난 7일 참의원에 출석해 "일본이 빠지고 제3국이 권익을 취하면 (러시아) 제재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본은 '사할린-1'과 '사할린-2'에서 철수할 때 그 권익을 취득하는 제3국에 대해 제재하는 방안도 함께 결정할 계획이다.
sungjinpark@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