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소극적 태도에 "위선적이고 부끄러운 일" 비난
2008년 남유럽에 극단적 긴축 요구 거론하며 "자국은 적은 비용도 주저"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 |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7일(현지시간) 독일이 경제적인 이유로 러시아산 가스 수입금지에 소극적인 데 대해 "믿을 수 없이 위선적이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글에서 독일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조력자'로 칭하고 "러시아가 자행한 만행으로 무엇인가 할 필요가 있다고 마지못해 인정하면서도 긴박하게 조치한다는 느낌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푸틴의 침략 전쟁은 화석 연료를 팔아 번 돈에 기반하기 때문에 유럽이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을 끝낼 때까지 종료되지 않을 것"이라며 "가스 금수는 고통스럽겠지만 독일 경제에 재앙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스 금수로 최악엔 독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한시적으로 2.1% 줄어든다는 전문가의 분석을 거론하면서 "독일 기업가들이 이 추정치를 인정하길 거부하고 올라프 숄츠 총리를 비롯한 독일 정치인은 유언비어로 공포를 조장하는 이런 사람들의 편을 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2008년 금융 위기 때 독일 정부가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에 무책임한 재정정책에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극단적인 긴축재정 조치를 요구, 해당 국가가 경제적 타격을 받은 사실을 상기했다.
그러면서 "독일은 당시 다른 국가들의 경제·사회적 재앙을 만드는 데는 앞장섰으면서 자국의 무책임한 에너지 정책에는 적은 비용도 치르는 것을 주저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독일이 사용하는 가스의 55%가 러시아산이라면서 "그리스가 금융위기 전에 차입에 대해 경고받은 것과 비교하면 독일이 무모하게 러시아 가스에 의존하는 것에 대한 경고는 더 분명하게 많았다"고 말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독일이 가스 금수 거부로 사실상 학살 공범이 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실제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면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독일은 러시아의 침략전쟁에 대한 민주 진영의 약한 고리로 남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럽연합(EU)는 7일 러시아산 석탄 수입을 8월 초부터 금지하기로 했으나 원유, 천연가스 금수 제재는 회원국간 이견으로 합의하지 못했다.
EU의 러시아산 에너지 자원 수입액 가운데 석탄이 차지하는 비율은 4% 정도에 그친다.
solec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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