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한국 배우들과 찍은 '브로커'가 다음달 프랑스에서 열리는 제75회 칸국제영화제 공식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사진 CJ EN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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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 거장 감독이 각각 만든 한국영화 2편이 다음달 17일(현지시간)부터 프랑스에서 열리는 제75회 칸국제영화제 공식경쟁부문에 초청됐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 ‘헤어질 결심’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가 공식경쟁부문 초청작(총 18편)으로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브로커’는 고레에다 감독이 송강호‧강동원‧배두나‧아이유 등 한국배우들과 한국에서 찍은 영화다. ‘오징어 게임’ 스타 이정재는 주연‧연출을 겸한 감독 데뷔작 ‘헌트’로 비경쟁 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심야상영) 부문에 초청됐다. 칸영화제 주최측은 14일(현지 시간) 파리에서 올해 초청작 명단을 발표했다. 지난해 경쟁부문에 1편도 오르지 못했던 한국영화는 올해 이로써 아쉬움을 씻게 됐다.
박찬욱 감독은 ‘헤어질 결심’으로 ‘아가씨’ 이후 6년 만에 칸 경쟁부문에 복귀한다. 산에서 벌어진 변사사건을 맡게 된 형사가 사망자의 아내를 만난 후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품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박해일과 중국 배우 탕웨이가 주연을 맡았다. 박 감독에겐 4번째 경쟁부문 초청이다. 한국 감독 가운데 홍상수 감독과 공동 최다 기록이다. 2004년 영화 ‘올드보이’로 처음 초청돼 심사위원대상을 받았고,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박 감독은 “팬데믹이 종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참가하는 영화제라 더 특별하다”며 “그동안 영화관에서의 집단관람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 시간이 충분히 있었다. 이번 칸에서 기회가 허락하는대로 다른 영화들도 많이 보고 누구보다 오래 기립박수를 치려고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고레에다 감독의 ‘브로커’는 키울 수 없게 된 아기를 익명으로 두고 갈 수 있는 베이비박스에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칸 황금종려상 수상작 출신들이 뭉쳤다. 고레에다 감독은 4년 전 일본영화 ‘어떤 가족’으로, 송강호는 이듬해 주연작 ‘기생충’이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아이유와 강동원은 이번이 첫 칸영화제 공식 초청이다. 강동원은 2020년 주연작 ‘반도’가 칸영화제 공식 초청작 명단에 올랐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영화제 개최가 불발됐다. 배두나는 2009년 칸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고레에다 감독의 영화 ‘공기인형’에서 주연을 맡은 뒤 감독과 두 번째 작품이다. 고레에다 감독은 “각기 다른 언어와 문화적 차이를 초월해 이뤄낸 이번 작업을 높게 평가받음으로써 저뿐만 아니라 모든 스태프와 출연 배우들이 함께 보답을 받게 된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배우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 '헌트'. 이정재가 각본까지 쓰고 배우 정우성과 공동 주연으로 호흡 맞춘 첩보 액션 영화다. [사진 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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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는 첩보 액션 영화 ‘헌트’로 ‘부산행’ ‘공작’ 등 한국 장르영화 단골 초청 부문인 심야상영을 빛낸다. 두 안기부 요원이 남파 간첩 총책임자를 쫓으며 진실에 다다르는 내용으로 각본까지 직접 썼다. 이정재‧정우성이 공동 주연을 맡아, 영화 ‘태양은 없다’ 이후 23년만에 한 작품에서 호흡을 맞췄다. 이정재는 “데뷔작의 첫 스크리닝을 칸에서 한다는 것이 매우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간 전통과 보수의 상징으로 여겨져온 칸영화제는 올해 공식 파트너사인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과 손잡고 온라인 단편영화제를 신설하고, 사상 최초로 여성 조직위원장을 선출하는 등 큰 변화의 바람을 맞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개봉을 연기해온 톰 크루즈 주연의 '탑건'(1986) 속편 ‘탑건: 매버릭’도 칸에서 최초 공개된다. 개막작은 프랑스 감독 미셸 하자나비시우스의 좀비 코미디 ‘Z’가 선정됐다. 올해 칸영화제는 오는 28일까지 칸 크루아제트가 일대에서 개최된다.
나원정기자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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