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세계 속 한류

하이브, ‘매출 67%’ BTS 공백 대비 사업 다각화 안간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큰 업적을 세운 대중문화예술인을 예술 요원으로 편입해 대체복무를 허용하는 내용의 병역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논의가 이달 중 결론을 낼 전망이다.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병역특례 여부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BTS 소속사인 하이브(352820)는 BTS 공백에 대비해 사업 다각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진형 하이브 CCO(커뮤니케이션 총괄)는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BTS 멤버들의 군 복무 문제와 관련해 국회에 신속한 병역법 개정안 처리를 촉구했다. BTS의 맏형 진(본명 김석진)의 입대 기한이 올해 말로 다가온 상황에서, 개정안이 처리되면 BTS의 병역 특례도 가능하게 된다. 다만 병역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 BTS는 현역 입대를 해야 해 수년간 그룹 활동이 불가능해진다.

조선비즈

미국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Allegiant)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라스베이거스'(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LAS VEGAS). /빅히트뮤직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의 매출은 그동안 BTS가 견인해왔다. 하이브에 따르면 하이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연결 기준 1903억원을 기록했는데 BTS가 소속된 빅히트뮤직의 영업이익이 1160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67%를 차지했다. 아이돌그룹 ‘세븐틴’과 ‘뉴이스트’가 소속된 하이브 산하 레이블 ‘플레디스’의 영업이익은 152억원에 불과했다. ‘위버스’(Weverse) 등 플랫폼 부분 영업이익은 19억원에 그쳤다. BTS 매출 의존도가 97%에 달하던 2019년보다는 상황이 나아졌지만 BTS는 여전히 하이브의 강점이자 약점으로 평가된다.

최근 증권가 전망치도 주춤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이달 하이브 목표 주가를 기존 50만원에서 42만원으로 낮췄고, 한국투자증권과 현대차증권(001500)은 각각 43만원, 40만원으로 유지했다. 메리츠증권은 하이브의 적정주가를 현재 주가(29만원선)보다 낮은 26만원으로 제시했다.

하이브는 사업 다각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우선 하이브는 아티스트 간접 참여형 사업 비중을 대폭 늘렸다. 아티스트 간접 참여형 사업은 공연과 같이 아티스트가 직접 참여하는 것이 아닌 굿즈(기념품) 사업, 콘텐츠 사업, 라이센싱 사업 등을 말한다. 작년 4분기엔 이 매출액이 아티스트 직접 참여형 사업 매출액을 앞질렀다. 그러나 이 역시 결국 아티스트의 음반 출시나 콘서트 등을 기반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내년부터 BTS 공백기가 시작되면 매출 감소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이브는 올해 신인 아티스트 데뷔와 게임 사업, 플랫폼 사업 런칭을 줄줄이 앞두고 있다. 다음달 하이브 산하 레이블 ‘쏘스뮤직’의 걸그룹 ‘라세르핌’ 데뷔를 시작으로 민희진 CBO(브랜드 총괄)가 대표로 있는 또다른 레이블 ‘어도어’에서도 걸그룹 1팀이 연내에 데뷔한다. 올해 4분기에는 일본에서 남자 그룹 1팀, 미국에서 여자 그룹 1팀이 각각 데뷔할 예정이고 내년에는 여자 그룹 1팀, 남자 그룹 3팀이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조선비즈

네이버 ‘브이라이브’(왼쪽)와 빅히트 ‘위버스’. /네이버·빅히트뮤직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이브는 지난 2020년 상장 당시 연예기획사가 아닌 ‘플랫폼 기업’임을 선언한 만큼, 글로벌 팬덤 플랫폼 위버스 확장도 앞두고 있다. 하이브는 늦어도 7월 초까지는 네이버(NAVER(035420))의 인터넷 생방송 플랫폼 ‘브이 라이브’와의 통합 과정을 완료해 ‘위버스2.0′을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위버스에는 블랙핑크를 포함한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가 입점해 있는데, 하이브가 지난해 미국 이타카 홀딩스를 인수하면서 소속 가수인 아리아나 그란데, 저스틴 비버 등도 입점할 예정이다.

BTS의 지식재산권(IP)를 기반으로 한 신규 게임도 출시한다. 이를 위해 하이브는 최근 ‘하이브IM(Interactive Media) 법인을 국내에 설립했다. 하이브 IM은 정우용 GM(제네럴 매니저)을 필두로 넥슨과 네오위즈(095660) 등에서 합류한 제작자 약 80명으로 이루어진 조직이다. 자체 게임을 기획하고 개발한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 협업 중인 NFT(Non-fungible Token·대체불가토큰) 사업도 곧 윤곽을 드러낸다. 하이브는 올해 중순쯤 상품과 거래소 플랫폼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하이브가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스토리(OSB)를 기반으로 한 웬툰, 웹소설 등 콘텐츠 사업도 이어나간다.

하이브 관계자는 “아티스트 간접 참여형 사업 확대 등 매출 구조 다각화로 작년에 매출 1조원을 이뤄냈다”며 “게임 사업과 플랫폼 사업 등 신사업을 통해 매출 다각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브의 신사업이 BTS 입대 전까지 주요한 수입원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멤버 진이 연내 입대하면 입대 전 BTS가 온전한 그룹으로서 남을 수 있는 기간은 불과 7개월”이라며 “이후부터는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수입원이 크게 흔들리게 되는 셈인데, 새로 시작한 사업들이 단기간에 BTS만큼 큰 수익을 내지 못한다면 실적 감소는 불가피하다”라고 말했다.

이은영 기자(eunyoung@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