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 수명단축기간+장애 기간 합친 '장애보정생존연수' 계산해 파악
유럽16개국, 팬데믹 초기에만 인구10만명당 4354년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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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금세기 최악의 전염병이 된 코로나19는 인류에게 얼마나 큰 피해를 입혔을까? 어마어마하지만 정확히 집계할 방법은 없다. 다만 인간의 건강ㆍ수명에 엄청난 악영향을 끼친 것은 확실하다. 과학자들은 코로나19라는 질병이 인간의 건강과 수명에 얼마나 큰 손실을 가져왔는지 '장애보정생존연수(DALYs)'라는 개념을 동원해 계산하고 있다.
20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따르면, 이탈리아 토리노대 연구팀은 최근 유럽 16개국을 대상으로 팬데믹 발생 후 약 10개월간 코로나19에 따른 장애보정생존연수(DALYsㆍDisability-adjusted life years)를 계산했다. 이 결과 16개국 주민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손실한 건강 수명은 인구 10만명당 총 4354년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장애보정생존연수란 특정 질병에 걸려 조기 사망해 손실된 수명(YLLs)과 증상ㆍ후유증을 앓는 기간(YLD)를 합쳐 계산한다. 질병이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수치화한 개념이다.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기간이 해당 질환으로 인해 얼마나 사라졌는지 측정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국가 간 건강 수준을 비교하는 지표로도 사용하고 있다.
유럽 16개국의 주민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잃어 버린 건강 수명 4354년 중엔 조기 사망에 따라 단축된 수명(YLLs)이 98%로 대부분이었다. 국가 별로는 코로나19가 유독 극심했던 이탈리아가 인구 10만명당 650년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었고, 체코(534년), 스웨덴(529년), 네덜란드(429년) 순으로 피해를 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에스토니아(55년), 핀란드(59년) 등의 피해는 비교적 적었다.
개별 국가들이 집계한 코로나19의 국민 건강 수명에 끼친 손실에 대한 연구 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스코틀랜드 공중보건국의 연구에 따르면, 2020년 1년간 스코틀랜드 지역의 코로나19에 따른 장애보정생존연수는 무려 9만6500~10만8200년 사이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각종 질병 중 허헐성 심장병을 제외하고는 주민들의 건강 수명에 가장 큰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에서도 지난해 11월 코로나19로 인한 장애보정생존연수가 독감에 비해 16배에 달한다는 집계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코로나19가 인류의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이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완치 후에도 상당기간 지속되는 후유증, 즉 롱 코비드(long Covid) 때문이다. 실제 영국의 경우 전체 인구의 19%가 코로나19에 감염됐는데, 이중 3분의1 가량 즉 전체 인구의 6%가 최소 12주간 한 가지 종류 이상의 후유증을 겪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도 2020~2021년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최소 3개월간 후유증이 지속됐다고 보고된 인구가 460만명에 달한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2020년 6월 울산대ㆍ고려대 연구팀이 팬데믹 초기인 같은 해 1월 20일부터 4월 24일까지 확진자 1만708명(사망자 240명)을 대상으로 장애보정생존연수를 계산한 결과 약 4.930년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적이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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