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 38년 도전의 기록…1984년 '여인잔혹사' 첫 진출
임권택 장편경쟁 첫 진출 이후 이창동·홍상수·봉준호·박찬욱 단골 초청
칸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한 송강호 |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한국영화가 칸국제영화제에서 두 개의 트로피를 들어올리면서 100여 년 역사상 최고의 영예를 누렸다.
28일(현지시간) 폐막한 제75회 칸영화제에서 '헤어질 결심'을 연출한 박찬욱 감독이 감독상을, '브로커' 주연을 맡은 배우 송강호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 영화제에서 박 감독은 세 번째, 송강호는 첫 수상이다.
38년 전 변방에서 칸영화제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한 한국영화는 2019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황금종려상을 받은 데 이어 3년 만에 본상에서 두 명의 수상자를 배출하면서 세계 영화무대에서 확실한 주류로 자리매김했다.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한 박찬욱 |
칸영화제의 공식 부문에 처음 진출한 한국영화는 1984년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된 이두용 감독의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다.
하지만 본 무대인 장편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린 작품은 16년 후인 2000년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이 처음이다.
임 감독은 당시 수상에 실패했으나 2년 뒤 '취화선'으로 다시 도전해 감독상을 받으며 한국영화의 칸영화제 장편경쟁 부문 도전에 물꼬를 텄다.
2004년 박찬욱 감독의 '올드 보이'와 홍상수 감독의 '남자는 여자의 미래다' 두 편이 장편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한국영화가 2편 진출하기는 사상 처음이었다.
'올드 보이'가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 바로 다음 순위인 심사위원대상을 받아 칸에서 한국영화의 위상을 다졌다.
영화 '시' 당시 이창동 감독(왼쪽)과 윤정희 |
홍상수 감독은 이듬해인 2005년 '극장전'으로 칸에 재입성했지만 수상에 이르지는 못했다.
2007년에는 다시 이창동 감독의 '밀양'과 김기덕 감독의 '숨' 등 한국영화 두 편이 장편 경쟁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밀양'의 주인공인 전도연은 한국배우로 처음으로 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아 '칸의 여왕'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2009년에는 박찬욱 감독이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거머쥐며 한국 감독으로 처음으로 2회 수상 기록을 세웠다.
2010년에도 이창동 감독의 '시'와 임상수 감독의 '하녀'가 장편경쟁 부문에 도전해 '시'가 각본상을 받았다.
2012년에는 홍상수 감독이 '다른 나라에서', 임상수 감독은 '돈의 맛'으로 칸에 입성했지만 빈손으로 돌아왔다.
박찬욱 감독은 2016년 '아가씨'로 경쟁부문에 초청됐으나 수상자 명단에 오르지는 못했다.
2016년 칸영화제에서 기자회견하는 박찬욱 감독 |
이듬해는 봉준호 감독이 '옥자'를, 홍상수 감독이 '그 후'를 들고 경쟁부문을 찾았다. 2018년에도 이창동 감독이 '버닝'으로 경쟁부문에 진출했으나 모두 수상에는 실패했다.
2019년 '기생충'으로 2년 만에 다시 초청된 봉준호 감독이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거머쥐었다. 한국영화가 칸을 찾기 시작한 지 35년 만이자, 한국영화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였다.
한국영화는 다양한 지역과 문화의 특색 있는 작품을 소개하는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도 꾸준히 초청됐다.
주목할 만한 시선은 1978년 제31회 질 자콥이 영화제 집행위원장이 되면서 신설한 부문이다. 시상은 1998년에 도입됐다.
이두용 감독의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가 1984년에, 배용균 감독의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이 1989년에 각각 초청된 이후 1997년부터 한국영화가 이 부문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2017년 '그 후'로 칸영화제 초청받은 홍상수 감독(오른쪽)과 김민희 |
이 부문에서는 홍상수 감독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강원도의 힘'(1998), '오! 수정'(2000), '하하하'(2010) 등 세 차례 초청을 받았다. '강원도의 힘'으로 특별언급상을, '하하하'로는 대상을 받았다. 홍상수 감독의 수상 이듬해인 2011년에 김기덕 감독이 '아리랑'으로 또 대상을 받아 한국영화가 이 부문에서 2연패를 했다.
2015년에는 오승욱 감독의 '무뢰한', 신수원 감독의 '마돈나' 등 2편이 초청됐으나 수상에는 실패했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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