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세계 아동 필수 전염병 예방 접종률 30년래 최저" 우려
▲홍역발진.[사진제공=질병관리본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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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와중에 전세계 국가들이 어린이들에 대한 기존 주요 전염병예방 접종에 소홀해지면서 홍역과 소아마비 등 치명적 질병이 대유행할 위험에 처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6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 아동구호단체 유니세프(UNICEF) 등은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아동들에 대한 주요 전염병 예방 접종이 30년래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등 생후 2~6개월 영아들이 필수적으로 접종해야 하는 'DTP3' 백신 예방 접종률(3회)이 2019년 86%에서 81%로 5%포인트 급감했다. DTP3 백신 접종은 유아들의 필수 사항으로 간주된다. 이를 제 시기에 맞지 않았다면 다른 치명적 전염병 백신들도 누락됐을 가능성이 높다.
보고서는 지난해 약 2500만명의 어린이들이 홍역과 같은 기초 전염병 예방 접종 기회를 놓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2019년 2000만명보다 500만명이 더 많은 수치다. 세계적으로 2011~2019년새 세계 어린이들의 주요 전염병 백신 접종률은 약 85%수준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2020년, 2021년 등 팬데믹 확산 후에는 주로 중위권 소득 수준 이하의 국가들 위주로 백신 접종률이 급감했다. 인도, 나이지리아, 인도네시아, 에티오피아, 필리핀 등에서 2021년 한해 동안 DTP 예방 접종을 한 번도 받지 않은 어린이만 1800만명에 달했다.
고소득 국가들도 비록 미미하지만 감소세를 나타냈다. 2019년 95%에서 2021년 94%로 줄었다.
이러자 당장 해당 전염병들이 다시 준동하고 있다. 올해 1~4월 새 전세계적으로 홍역 환자가 5만명 가량 발생했는데, 이는 2021년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춧치다. 지난 2월과 5월엔 아프리카의 말라위와 모잠비크에서 근 30년래 처음으로 야생성 소아마비바이러스 감염 사태가 보고되기도 했다. 또 WHO는 여성들에게 특히 치명적인 인유두종 바이러스 예방 접종도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WHO는 "어린이 예방 접종 감소는 부분적으로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망 붕괴, 자원의 전용 또는 봉쇄에 따른 것이며, 경제난이나 전쟁, 자연재해 등도 몇몇 국가들이 기초 전염병 예방 접종을 실시하지 못하는 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기리다르 바부 인도 공공보건재단 예방전문가는 "팬데믹이 완화되면서 국가적 자원의 배분이 보건 분야가 아니라 다른 부분으로 집중될 수도 있다"면서 "앞으로 몇개월 동안만이라도 백신 접종률이 낮은 국가들일 수록 집중적으로 노력해서 접종률을 높이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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