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운영체계 '훙멍3' 기본 장착…주력 스마트폰 사업 심각한 위축
상하이 화웨이 플래그십 매장 앞 지나는 행인들 |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반도체 부품 공급 제한 등 미국의 고강도 제재로 사업에 심각한 지장을 받는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차량 호출 서비스 시장에 진출하면서 새로운 수익원 찾기에 나섰다.
화웨이는 27일 밤 열린 신제품 발표회에서 3세대 훙멍 운영체계(HarmonyOS)를 공개하면서 여기에 '페탈추싱'(Petal出行)이라는 차량공유서비스 위젯이 기본으로 장착된다고 밝혔다.
훙멍은 스마트폰, 랩톱, 태블릿PC, 스마트TV, 스마트워치, 전기차, 인공지능 스피커 등 화웨이의 기기에 쓰이는 범용 운영체계로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3억개 제품에 설치됐다.
화웨이는 원래 스마트폰 운영체계로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썼지만 미국 정부의 제재로 구글모바일서비스(GMS)가 지원되는 정식 제품을 살길이 막히자 독자 개발한 훙멍을 쓰면서 세계 보편 스마트폰 생태계에서 떨어져 고립됐다.
화웨이는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디디추싱처럼 독자적으로 차량공유 플랫폼을 꾸려 운영하는 대신 이미 중국에서 사업하는 다른 기존 업체들을 '페탈추싱'에 입점시키는 사업 방식을 택했다.
경제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페탈추싱'에 들어올 첫번째 협력업체는 선저우좐처(神州專車)와 서우치웨처(首汽約車)인데 향후 참여 업체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에서 차량호출 사업은 크게 디디추싱, 메이퇀다처(美團打車)과 같은 자체 운영 사업과 바이두지도, 알리바바 계열 가오더(高德)지도, 화웨이처럼 직접 사업 대신 지도 서비스를 기반으로 타 업체들을 입점시키는 중개식 사업으로 양분된다.
화웨이의 차량호출 시장 진출은 미국의 제재 여파로 회사의 핵심 수익창출원이던 스마트폰 등 소비자 부분이 심각하게 망가진 가운데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해내기 위한 것이다.
앞서 화웨이가 중국 차량 메이커들과 손잡고 전기차 시장에 진출한 가운데 이번 차량 호출 서비스 시장 진출이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들에 자사 전기차 판매를 확대하기 위한 전략에서 추진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화웨이의 차량 호출 서비스 시장 진출은 이 분야에서 압도적 1위 기업인 디디추싱이 미국 상장을 강행했다가 당국에 단단히 미움을 사면서 신규 회원 모지 중단 제재를 당해 사업 지형이 후발 주자들에게 유리하게 변한 상황에서 이뤄진 측면도 있다.
미중 갈등이 계속 격화하는 가운데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로 세계 첨단 공급망에서 배제돼 계속 핵심 사업이 위축돼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회사의 2021년 매출은 6천368억 위안(약 123조원)으로 전년 대비 28.6% 감소했는데 화웨이의 매출이 감소한 것은 2002년 이후 19년 만에 처음이었다.
특히 거대한 안방 시장을 등에 업고 한때 삼성전자를 제치고 출하량 기준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하겠다고 호기롭게 공언하던 스마트폰 부분의 타격이 크다.
시장 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화웨이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6.9%로 작년 동기의 9.5%보다도 하락했다. 미국 제재 직전까지 화웨이는 자국 안방 시장의 거의 50%에 달하며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지켰다.
미국의 제재로 스마트폰용 5G 시스템온칩(SoC)을 구하지 못해 화웨이는 소비자들이 주목할 변변한 새 제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결정적으로 화웨이가 어쩌다가 내놓는 신제품은 모두 5G가 아닌 4G 전용으로 출시되고 있다.
ch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