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우주군 "31일 새벽 인도양 추락 추정"
중국 "필리핀 팔라완섬 인근 해역에 떨어져"
말레이시아 주민 촬영 사진 SNS에 공개해 화제
말레이시아 쿠칭의 한 주민이 촬영한 중국 창정5B로켓 잔해로 추정되는 물체가 마치 불꽃놀이처럼 빛을 내며 추락하는 장면. 사진 출처=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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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중국의 대형 로켓 잔해가 한국시간으로 31일 새벽 말레이시아와 필리핀 인근 인도양에 추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우주군사령부는 30일(미국 동부 시간) 오후12시 45분쯤 중국의 창정5B호 로켓 상단부가 인도양 상공으로 재진입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일반인 목격자가 촬영한 영상물도 나왔다. 말레이시아 사라와크주 쿠칭에 거주하는 한 목격자는 밤 하늘에 유성우처럼 쏟아지는 파편 조각들의 사진을 찍어 트위터에 올렸다. 특히 일부 파편은 아주 밝은 빛을 내며 불타 오르는 모습을 연출해 마치 불꽃놀이를 연상시킨다.
이같은 정황에 따라 이날 인도양 상공에 재진입한 창정5B 로켓의 잔해들의 일부가 말레이시아 시부, 빈툴루 지역이나 브루나이 왕국 인근에 추락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조나단 맥도웰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 연구원은 트위터에서 "쿠칭에서 촬영된 영상은 파편이 대기권 높은 곳에 위치했을 때 찍힌 것으로 실제 낙하는 수백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곳이었을 것"이라며 "인구 거주 지역에 떨어졌을 가능성이 낮지만 불가능하지도 않다"고 주장했다.
중국 당국은 로켓 본체가 동경 119.0도, 북위 9.1도 지점, 즉 필리핀 팔라완섬에서 약간 떨어진 해수면에 추락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 대형 우주쓰레기는 지난 24일 중국이 독자 우주정거장 톈궁을 구축하기 위해 모듈을 발사하면서 사용한 후 떠돌다가 이날 지구 중력에 이끌려 대기권에 재진입해 추락했다. 문제는 이 무게 25t에 달하는 중국산 대형 로켓 잔해가 사전 안전 조치 없이 통제 불능 상태에서 추락하는 데다 중국 정부가 자세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전문가들은 중국의 무책임하고 불투명한 행동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빌 넬슨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은 이날 성명을 내 "중국이 창정5B로켓의 지구 추락에 대한 구체적인 궤도 정보를 (다른 나라들에게) 알리지 않았다"면서 "모든 우주 개발 참여 국가들은 특히 창정5B호처럼 대형 발사체일 경우 잔해물 추락 위험과 관련해 신뢰할 수 있는 예측을 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중국은 오는 10월 또 다시 창정5B로켓을 발사해 톈궁 우주정거장 구축을 위한 마지막 모듈을 실어나를 예정이라 이같은 소동이 또 다시 벌어질 수 있다. 중국은 2021년 4월, 2020년 5월에도 각각 이 로켓을 발사했었고 파편이 다 타지 않은 채 지표에 추락해 소동이 일어났었다. 최근엔 지난 4, 5월 연속으로 인도 서부 농촌 지대에 또 다른 중국산 로켓 잔해가 추락해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2018년 4월에도 우주정거장 톈궁1호가 추락한 바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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