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6 (목)

이슈 끊이지 않는 성범죄

공군서 또 성추행 사건…이예람 중사 마지막 근무 부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S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선임에게서 성추행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이예람 중사가 마지막으로 근무했던 부대인 공군 제15특수임무비행단(이하 15비)에서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군 인권 시민단체인 군인권센터 부설 군성폭력상담소는 오늘(2일) 기자회견을 열고 "15비에서 20대 초반 여군 하사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다"고 폭로했습니다.

해당 부대는 20비에서 성추행을 겪었던 이 중사가 전출돼 마지막으로 근무했던 곳입니다.

가해자는 이 중사가 숨진 이후인 2021년 7월 새로 부임한 B 준위(44·구속)입니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올해 1월 시작된 성폭력은 피해자인 A 하사가 4월 피해 신고를 할 때까지 이어졌습니다.

B 준위는 안마를 해준다는 핑계로 A 하사의 어깨와 발을 만지거나 A 하사가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윗옷을 들쳐 부항을 놓는 등 성추행을 저질렀습니다.

올해 4월에는 코로나19에 확진된 남자 하사와 입을 맞추고 혀에 손가락을 갖다 대라고 지시했으며, A 하사가 거부하자 자신의 손등에 남자 하사의 침을 묻힌 뒤 피해자에게 이를 핥으라고 강요했습니다.

A 하사는 B 준위의 강압에 못 이겨 남자 하사가 마시던 음료수를 마셨고 3일 후 코로나19에 감염됐습니다.

B 준위는 "나랑은 결혼 못 하니 대신에 내 아들이랑 결혼해서 며느리로서라도 보고 싶다", "장난이라도 좋으니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싶다", "남자친구와 헤어졌으면 좋겠다" 등 성희롱 발언도 했습니다.

B 준위는 또 A 하사가 성추행·성희롱 상황을 피하거나 거부 의사를 표현할 때면 통상적인 업무에서 A 하사를 배제하는 등 불이익을 주기도 했다고 군인권센터는 주장했습니다.

참다못한 A 하사는 올해 4월 14일 공군 양성평등센터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습니다.

B 준위는 이튿날 군사경찰대에 입건됐으며 같은 달 26일 구속됐습니다.

B 준위는 성추행과 성희롱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인권센터는 신고 직후 군이 부실 대응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군은 피해자의 신고 직후 B 준위를 다른 부대로 전출·파견하지 않고 4월 16∼17일 정상적으로 업무를 보게 했습니다.

B 준위는 구속 전인 21일과 22일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피해자를 협박하고 회유하는 등 가해자와 피해자 분리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군인권센터는 "피해자는 공군항공과학고등학교 출신이 아닌 부사관 후보생이고 가해자보다 계급·나이·성별 등 모든 면에서 약자"라며 "가해자는 장기 복무를 시켜준다는 빌미로 피해자를 조종하고 통제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신고 후 상황을 보면 과연 공군이 불과 1년 전 성추행 피해로 인한 사망사건을 겪고 특검 수사까지 받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는 게 맞는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

▶ 네이버에서 S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가장 확실한 SBS 제보 [클릭!]
* 제보하기: sbs8news@sbs.co.kr / 02-2113-6000 / 카카오톡 @SBS제보

※ ⓒ SBS & SBS Digital News Lab. : 무단복제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