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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이슈 '오징어 게임' 전세계 돌풍

‘에미상 후보’ 오영수, “박정자 선배가 선물한 구두 신고, 힘 있게 레드카펫 밟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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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으로 에미상 후보

시상식 참석 위해 10일 출국

10월 6일부턴 연극 ‘러브레터’

헤럴드경제

배우 오영수, 박정자 [예술의전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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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박정자 선배가 선물한 구두를 신고 흰 머릿칼을 휘날리며 레드카펫을 밟고 올게요. (웃음)”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원로 배우 오영수(78)가 7일 오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진행된 연극 ‘러브레터’ 간담회에 참석,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의 에미상 시상식을 앞둔 소회를 전했다.

‘오징어게임’에서 뇌종양을 앓는 1번 참가자 오일남 역을 맡은 오영수는 함께 출연한 후배 배우 박해수와 제74회 에미상에서 남우조연상 후보에 나란히 올랐다. 앞서 지난 1월 오영수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그는 “뜻하지 않게 골든글로브를 수상해 ‘오징어게임’ 동지들에게 좀 그랬는데, 어쨌든 이번에 후보가 돼서 (시상식에) 가긴 간다”며 “개인적인 의미도 있겠지만, 국제성이 공인된 상이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의) 수상까지는 어렵지 않겠나 싶지만, 그래도 후보에 오른 우리 중 한두 사람은 수상하지 않을까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12일 열리는 에미상에는 오영수 박해수를 비롯해 이정재가 남우주연상, 정호연이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뿐만 아니라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에도 도전한다.

1963년 극단 광장에서 연기를 시작하고, 59년 만에 처음으로 해외 시상식에 참가하는 만큼 선후배들이 든든한 지지와 응원도 얻었다. 다음 달 개막을 앞둔 연극 ‘러브레터’의 연습 중에도 오영수가 에미상 후보로 시상식에 참석하는 소식은 내내 화제였다. 함께 출연하는 박정자는 “(장) 현성 씨가 오영수 배우에게 시상식 다녀올 때 선물 때문에 너무 고민하지 마시라는 이야기를 했다. 큰 선물을 기대한다는 이야기다”라며 “(우리에겐) 상을 타서 오는 것이 큰 선물이다. 너무 큰 부담을 가지고 있지만, 확률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좋은 기록을 가지고 오기 바란다”며 응원했다.

박정자는 오랜 인연을 맺은 후배 오영수를 위해 “레드카펫을 당당히 밟으라”(장현성)고 ‘명품 구두’도 선물했다. 오영수는 “박 선배가 생각지도 않은 뜻깊은 선물을 해주셨다”며 “그런데 사이즈가 조금 커서 여기저기 찾아봐 딱 맞는 사이즈로 바꿔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시상식 중계를 통해 이 구두를 신고 뻘건 길을 걸어가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며 “마음 속에 응원을 담아 힘이 생기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도 좋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에미상을 마치고 돌아오면 오영수는 연극 ‘러브레터’(10월 6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로 관객과 만난다. 오영수는 ‘오징어게임’ 이후 다시 무대에 전념, 다양한 세대의 관객을 공연장으로 불러오는 강력한 티켓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3월 막 내린 오영수의 연극 ‘라스트 세션’은 올해 연극계의 최고 히트작이었다.

오영수는 “골든글로브 수상 이후 많이 혼란스럽고, 마음의 정리를 못하고 있을 때 작품이 들어왔다”며 “지금까지 연극을 해왔으니 연극 속에서 다시 나를 찾고자 하는 마음으로 무대에 서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생을 이야기하는 것이 연극인 만큼, 인생을 이야기할 정도의 연륜을 밟아가면 배우로서 내공이 생기고, 작품 안에서 한 인물이 보이게 된다”며 “배우로서 거기까지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80세를 넘어서면 배우의 참모습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무대에서 더 정진하고 싶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내려오고 싶다”고 말했다.

오영수가 7개월 만에 다시 무대에 서는 ‘러브레터’는 전 세계에서 30개의 언어로 번역된 ‘스테디셀러 연극’이다. 50여년간 두 남녀(앤디, 멜리사)가 주고받은 편지를 낭독하는 독특한 형식의 연극이다. 작품 속의 긴 인연처럼 실제로도 각별한 박정자-오영수, 배종옥-박정자가 더블 캐스팅됐다.

오영수는 “사랑이라는 말이 숨어 들어가고, 표현을 하지 않는 삭막한 세상에 사랑을 되새길 수 있는 작품”이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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