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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틱톡의 새 주인 찾기

中 질주에 다급해진 유튜브, 틱톡 크리에이터 빼앗기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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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숏폼(짧은 동영상)’ 서비스 틱톡이 빠른 속도로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영상 플랫폼 1위 유튜브가 위기를 맞았다. 유튜브는 돌파구를 찾기 위해 자사 숏폼 서비스 ‘쇼츠(Shorts)’에 광고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틱톡이 젊은 세대 사이 인기 영상 플랫폼으로 부상하면서, 유튜브는 광고 수익을 미끼로 틱톡에서 인기 크리에이터(영상 제작자) 및 인플루언서를 끌어오려는 전략을 쓸 것으로 보인다.

27일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유튜브는 20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메이드 온 유튜브’ 행사에서 쇼츠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터에게 내년부터 광고 수익을 배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닐 모한 유튜브 최고제품책임자(CPO)는 “내년부터 쇼츠 동영상 사이에 광고를 넣겠다”라며 “여기서 발생한 수익의 45%를 크리에이터에게 지급하겠다”라고 했다. 수익은 전체 쇼츠 조회수에서 크리에이터의 영상이 차지하는 비중에 따라 분배된다.

쇼츠는 유튜브가 2020년 틱톡의 대항마로 내놓은 짧은 영상 플랫폼이다. 2016년 중국 바이트댄스가 선보인 15초 전후의 짧은 영상 플랫폼 틱톡이 숏폼 시장을 선도하면서 ‘분’ 단위의 영상 플랫폼인 유튜브를 위협하기 시작하자 뒤늦게 유튜브도 숏폼 시장에 합류한 것이다. 인스타그램의 숏폼 플랫폼 ‘릴스’ 역시 틱톡이 유행하면서 메타(옛 페이스북)가 출시한 유사한 서비스로, 유튜브 쇼츠와 함께 ‘틱톡 따라 하기’라는 비판을 마주했다.

유튜브가 크리에이터를 위해 1억달러(약 1431억원)의 ‘유튜브 쇼츠 펀드’ 조성 계획을 발표하는 등 고군분투하는 가운데에도 틱톡의 질주는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05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유튜브가 이용자 10억명을 확보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7년이고 틱톡은 이를 5년 만에 해냈다. 데이터 분석업체 데이터아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에서 이용자당 월평균 이용 시간은 틱톡이 23.6시간으로, 유튜브(23.2시간)나 페이스북(19.4시간)보다 많았다.

특히 젊은 세대가 틱톡에 열광하면서 플랫폼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분석업체 비즈니스오브앱스에 따르면 전 세계 틱톡 사용자 중 63%는 10대와 20대인 것으로 추정된다. 프라바카르 라그하반 구글 수석 부사장은 지난 7월 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구글의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미국 내 18~24세 사이) 젊은 세대 중 40%가 점심시간에 먹을 곳을 검색할 때 틱톡이나 인스타그램을 사용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조선비즈

틱톡 로고./ 로이터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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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가 틱톡을 겨냥해 광고 수입 도입을 무기로 꺼내든 배경에는 틱톡 조회수가 높아도 큰 수익을 얻을 수 없다는 크리에이터의 불만이 있다. 틱톡은 2020년 조성된 약 2억달러(약 2886억원)의 펀드를 활용해 크리에이터에게 일부 수익을 제공하고 있으나, 이는 유튜브가 지난 3년간 크리에이터에게 제공한 300억달러(약 43조원) 규모의 광고비와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지난 6월엔 1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는 크리에이터에게 광고 수익의 50%를 전달하는 광고 프로그램 ‘틱톡펄스’를 내놓기도 했으나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10초 내외의 짧은 영상 안에 광고를 삽입하는 것이 어렵다는 사실, 10초 내외의 영상 수십개 사이 중간에 광고를 삽입할 경우 광고 재생 전과 후 영상의 크리에이터 중 누구에게 광고 수익을 제공할지가 모호하다는 점 등 틱톡이 수익 모델을 명확하게 제시하기엔 일부 문제가 있다. 현재 틱톡 크리에이터는 대체로 틱톡 자체가 아닌 부수입으로 돈을 벌고 있다. 미국 IT매체 테크크런치는 “고등학생 때 틱톡에 춤추는 영상을 올린 후 유명해져 지난해에만 1750만달러(약 250억원)를 벌어들인 틱톡 스타 찰리 다멜리오의 수익도 틱톡 자체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가 부자가 된 것은 브랜드와의 협업, 리얼리티 쇼 출연료 벤처캐피털의 투자 덕분이다”라고 했다.

결국 틱톡이 숏폼 시장에서 장악력을 키워가는 가운데 유튜브가 틱톡을 잡기 위해 틈을 노려 크리에이터 빼앗기 전략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짧은 영상에 대한 젊은 세대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영상 플랫폼 1위의 자리가 위협받으면서 유튜브가 미래엔 시장에서 밀려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이 가운데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크리에이터를 유입해서라도 숏폼 시장을 선두주자 틱톡을 이기는 것이 유튜브의 계획이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플랫폼 성공의 관건은 좋은 콘텐츠를 제작하는 많은 크리에이터를 확보하는 것이다”라며 “유튜브는 쇼츠의 성장을 위해 틱톡 크리에이터를 끌어오기 위해 자금을 투입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이소연 기자(soso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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