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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구글·애플 '인앱 결제' 파장

대형 게임사, 애플 인앱결제 가격 인상에도 ‘금액 유지’ 초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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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지난 24일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애플 매장의 로고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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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기습적으로 앱스토어 인앱결제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게임 업계가 수익 보전과 ‘소비자 달래기’ 사이 사면초가 상황에 놓였다. 애플 정책 변화에 따라 국내 게임사의 게임 상품 가격 조정도 수익성 유지를 위해선 불가피하다. 다만 중소 개발사를 중심으로 일부 게임사가 인앱결제 금액을 인상하는 가운데서도, 넥슨과 엔씨소프트 등 대형 게임사는 당장 일부 손해를 감수해서라도 최대한 기존 판매 가격을 유지해 소비자 불만을 잠재우고 있다.

3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자사 앱마켓 앱스토어에 입점한 개발사들에 10월 5일부터 한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에서 앱 및 앱 내 콘텐츠 구입 가격을 25% 인상한다고 공지했다. 애플이 제공하는 87개 가격 등급(티어)을 기반으로 앱스토어 입점사는 0.99달러 단위로만 앱 내 결제 금액을 설정할 수 있다. 0.99달러는 1티어, 1.99달러는 2티어 등으로 분류된다.

기존 티어당 원화 가격은 1티어 1200원, 2티어 2500원 등으로 형성됐으나, 이번 정책 변화로 각각 1500원, 3000원 등으로 금액이 일제히 상승할 예정이다. 다음 달부터 소비자는 기존 8티어(9900원)에 구매하던 게임 아이템을 1만2000원에 구매하게 됐다.

애플의 앱스토어 인앱결제 금액 인상 소식에 게임 업계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게임사가 낮은 수익을 감수하고 티어를 낮추지 않는 이상, 애플의 정책 변경으로 기존 가격을 유지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변경된 가격에 따라 게임 결제 가격을 인상할 경우 소비자 반발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만큼 게임사는 수익성 유지와 소비자 여론 사이에서 진퇴양난인 상황이다.

게임사 한 관계자는 “게임사 입장에선 애플이라는 건물주가 월세를 갑자기 올려버린 꼴이라 날벼락을 맞은 상황이다”라며 “수익성을 고려한다면 결제 금액을 올려야 하지만 소비자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결정을 쉽게 할 수 없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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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커넥트는 주요 게임 3개의 게임 내 결제 가격을 애플 정책 변경에 따라 인상한다고 지난 27일 발표했다. /에브리타운 카페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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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일부 게임 업체가 앱스토어에서 이뤄지는 게임 내 결제 가격을 인상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위메이드커넥트는 지난 27일 두근두근레스토랑·에브리타운·바이킹아일랜드 등 3개 게임에 대한 게임 내 결제 가격 인상 계획을 발표했다. 위메이드커넥트는 각 게임 공식 카페를 통해 “애플 정책이 변경되어 앱스토어를 통한 게임 내 결제 가격을 인상한다”라며 “앱스토어 공지에 따라 빠르면 10월 5일부터 한국과 더불어 칠레, 이집트, 일본,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폴란드, 스웨덴, 베트남 및 유로화를 사용하는 모든 지역의 앱 내 결제 가격을 인상한다”라고 밝혔다. 위메이드커넥트 관계자는 “평균 23% 정도 게임 내 결제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다”라며 “현재 발표된 게임 3종 이외 게임의 결제 가격을 올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라고 했다.

모바일 인디게임으로 주목받았던 싱가포르 게임사 하비도 지난 26일 게임 궁수의전설, 닌자캣런, 탕탕특공대 등 게임의 앱스토어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하비는 각 게임 공식 카페를 통해 “인앱 상품의 구성 내용 및 가격 조정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라고 했다.

그러나 게임사의 인앱 상품 가격 조정에 소비자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게임사의 고민도 깊다. 게임사가 가격 인상을 애플의 가격 정책 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해도 결국 부담을 소비자에게 넘긴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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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은 지난 29일 '히트2'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애플의 인앱결제 가격 인상 발표에도 최대한 기존 판매 가격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히트2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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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과 엔씨소프트는 기존 인앱결제 가격을 대체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넥슨은 전날 ‘히트2′·’바람의나라: 연’·'V4′ 등 주요 모바일 게임 공지사항을 통해 “이용자들이 겪을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기존 판매 가격을 유지하는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라고 했다. 다만 “다만 애플의 가격 변경 정책 내에 기존 판매 가격이 존재하지 않아 불가피하게 상품 구성과 가격 변경이 필요할 수 있고, 이 경우 적용 전 안내하겠다”라고 했다. 일시적으로 수익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이용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도 전날 ‘리니지M’, 리니지2M’, ‘리니지W’등의 인앱결제 가격 변동 계획을 공지했다. 대부분의 상품은 그대로고, 일부 1만원대 이하 아이템 가격만 소폭 조정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소비자 불편을 고려해 처음부터 가격 인상을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라며 “공지사항에 없는 나머지 상품은 새로운 가격 정책 적용 이후에도 변동 없이 유지될 전망이다”라고 했다.

일부 게임사는 소비자 반발에 대응하기 위해 단기적인 인앱 상품 할인 등 소비자 보호 장치를 마련하기도 했다. 인디게임 개발사 팀타파스는 지난 26일 게임 ‘용사식당’ 공식 카페에 “한국, 일본을 포함한 여러 국가의 앱스토어 인앱 상품 가격을 20~35%가량 강제적으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며 “다만 가격이 갑자기 인상되면 게임 이용자가 불합리하다고 느낄 수 있는 만큼 일시적으로 모든 인앱 상품 가격을 할인하겠다”라고 밝혔다. 회사는 인앱 상품을 10월 5일 이후 최대 40%까지 할인 판매하기로 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은 “애플의 앱스토어 가격 인상에 따른 부담을 게임사는 혼자 그대로 흡수하는 것이 어렵고 결국 수익성을 위해 기계적으로 이를 소비자에게도 전가할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위 교수는 “과거에도 애플이 앱스토어 가격을 인상했으나 당시엔 게임업계 상황이 좋았다”라며 “지금은 게임업계 실적이 좋지 않은 만큼 소비자가 일부 타격을 받는 것은 불가피하고 게임사가 이를 슬기롭게 해결해야 한다”라고 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거대 자본을 확보한 대형 게임사는 지금 당장 일부 손해를 감수해서라도 인앱결제 가격을 유지할 수 있지만, 다수의 중소 게임사는 불가피하게 가격 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라며 “애플 정책 변화로 인해 전체 국내 게임업계가 타격을 받는 것이 우려된다”라고 했다.

☞인앱결제

앱에서 유료 콘텐츠를 결제할 때 구글·애플 등 앱 장터 운영 업체가 만든 시스템에서 결제하는 방식. 구글·애플 등 앱 장터 업체는 결제 과정에서 수수료를 최대 30% 떼간다.

이소연 기자(soso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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