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8 (수)

이슈 [연재] 아시아경제 '과학을읽다'

[과학을읽다]中 우주쓰레기 '민폐', 앞으로 더 심해진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원인' 제공 창정5B 발사체, 앞으로 더 자주 발사될 듯

中 당국자 "빠른 속도로 대규모 이뤄질 발사체 수요 대응"

1만3000개 소형 위성 필요한 우주인터넷용 '궈왕' 구축 사업용 추정

현 상태라면 매월 1회씩 전 지구적 경보 불가피할 전망

신형 상단부 사용 및 기술적 대안 존재

아시아경제

올해 초 인도에 추락한 중국 우주발사체 잔해 추정 우주쓰레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최근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중국발 대형 우주쓰레기 경보가 더 잦아질 전망이다. 자칫 앞으로 매달 한 번꼴로 전 지구촌에 울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4일 우주전문매체 스페이스뉴스에 따르면 류 빙 중국발사체기술연구원 설계총국장은 최근 중국 매체에 저궤도용 창정5B 발사체를 다수의 군집 위성 발사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리우 총국장은 "향후 몇 년 동안 창정5 시리즈 로켓들이 빠른 속도와 대규모로 이뤄질 중국의 발사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고밀도로 사용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 총국장이 구체적인 용도를 밝히진 않았지만 무려 1만3000개의 소형 위성이 사용될 중국의 우주인터넷 서비스 구축용 '궈왕(Gouwang) 프로젝트'가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스페이스X가 한꺼번에 50기가 넘는 스타링크 위성을 팰컨9 발사체에 실어 궤도에 올리는 것처럼 중국도 창정5B 발사체를 이용해 궈왕 구축에 나설 수 있다. 이 경우 중국은 스페이스X처럼 최소 한 달에 한 번 이상 창정5B 발사체를 쏘게 될 전망이다.

문제는 창정5B 발사체가 최근 2년새 3차례 지구촌 전체에 울렸던 대형 우주쓰레기 추락 경보의 주인공라는 점이다. 이 발사체는 다른 것들과 달리 1단부가 조기 분리되지 않고 목표 궤도까지 올라가서 화물(위성)을 내려 놓기 때문에 일주일 내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대기권에 재진입해 추락한다. 특히 30m가 넘는 길이에 무게 23t에 달해 대기권에서 다 타버리지 않고 잔해가 지표에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기존 방식의 창정5B 발사체는 지표에 파편이 추락해 인명 피해를 초래할 확률이 최소 230분의 1에서 최대 1000분의 1에 달해 국제적으로 공인된 1만분의 1보다 훨씬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중국이 독자 구축한 톈궁 우주정거장의 모듈 발사를 위해 지난해 4월, 올해 7월, 지난달 말 각각 3차례 발사됐는데, 그때마다 지구 전체에 우주쓰레기 추락 경보가 울린 이유다.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다행히 아직까지 인구 밀집 지역에 떨어진 적은 없지만, 만약의 경우 심각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중국이 이번 톈궁 우주정거장 구축 때 사용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창정5B 발사체를 궈왕용 소형 위성 발사에 사용한다면 최악의 경우 월 1회 꼴로 전 세계에 대형우주쓰레기 낙하 경보가 울릴 수 있다. 실제 지난 4일 스페인 항공 당국은 창정5B 발사체 잔해가 추락 과정에서 자국 영공을 지나갈 가능성이 높아지자 일시적으로 비행기 운항을 금지한 바 있다.

대안이 있긴 하다. 만약 중국이 상단용으로 최근 개발한 위안정-2호를 창정5B 1단부과 묶어 활용하면, 다른 발사체들과 동일하게 1단부를 조기 추락시켜 '통제되지 않은 대형 우주쓰레기' 발생을 피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위안정-2호의 크기가 변수다. 너무 클 경우 대기권 재진입 후에도 또 다른 파편 추락 위험성이 제기될 수 있지만, 아직 중국 당국은 위안정-2호의 스펙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중국 당국이 창정5B 발사 장소인 하이난섬 원창 발사 센터로부터 일정 거리 내의 구역에 1단부가 낙하하도록 궤적을 인위적으로 조절하거나, 엔진을 재점화해 대기권 재진입ㆍ추락 시점과 장소를 조종하는 방법도 고려될 수 있다.

한편 중국은 내년 하반기 이전에 창정5B 발사체를 사용해 톈궁 우주정거장에 부착할 순톈 우주망원경을 발사할 예정이어서 또 한 번의 대형 우주쓰레기 경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