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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인터넷은행으로 은행업 경쟁 일부 촉진…중금리 대출은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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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제2기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 운영 결과 발표

신용카드업엔 "금리 상승 리스크 유의해야"

연합뉴스

4대 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 로고
[각 은행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카카오뱅크[323410] 등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으로 은행업권 경쟁이 일부 촉진됐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다만 인터넷은행이 중·신용자에 대한 대출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설립 취지와 달리 중금리 대출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신용카드업 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은 가운데 '빅 3~4' 경쟁 체제가 굳건했으며, 신용정보업 시장도 소수의 사업자가 시장을 주도하는 과점 체제가 유지됐다.

금융위원회는 1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2기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 운영 결과 및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는 2018년 5월 도입된 금융위 자문기구로, 금융산업 경쟁도를 분석·평가하고, 경쟁 환경 조성을 위한 정책 제언을 하고 있다.

◇ "인터넷은행 성장세 확인 후 신규 은행 도입 결정해야"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의 '은행업 평가 결과'에 따르면 일반은행(시중은행·지방은행 포함)의 시장 집중도는 1차 평가가 이뤄졌던 지난 2018년 3월 대비 대체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집중도가 낮아졌다는 것은 은행 간 경쟁이 활성화됐다는 의미다.

특히 가계대출의 집중도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인터넷은행이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성장한 영향으로 파악됐다.

경쟁도평가위는 "1차 평가 후 (은행업에 경쟁이 부족해) 인터넷은행 추가 도입이 이뤄졌는데, 그 효과가 서서히 발현 중"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인터넷은행이 도입 취지와 달리 중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신용대출(중금리 대출)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금융당국이 해당 부문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경쟁도평가위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지난 4년간의 영업 결과, 금융 편의성은 제고됐지만 중금리 대출 활성화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 공급은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은행업권의 중소기업 대출 경쟁이 충분하지 못하다며 유효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했다.

신규 은행 진입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터넷은행 도입 초기이기 때문에 성장세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경쟁 촉진 정책 필요 시 '스몰 라이선스'(은행업 인가 단위를 세분화해 개별인가로 내주는 것) 도입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은행업을 예금을 수취하는 업으로 규정함으로써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대형 전자금융업자도 포섭할 수 있는 '은행업법' 제정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 "신용카드업·신용정보업 과점 체제 유지"

'신용카드업 평가 결과'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상위 3~4개사 간 경쟁이 유지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신한·삼성·KB국민·현대카드가 업계 '빅4'로 통한다.

신규 진입 비용에 의한 진입 장벽이 크게 나타나는 특성이 반영된 것이다. 신규 진입 시 약 299만개에 달하는 가맹점 모집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또한 지속적인 수익성 악화도 신규 진입을 가로막는 것으로 분석됐다.

핀테크·빅테크와 결제 부문 경쟁 가속, 가맹점 수수료 규제 등으로 신용판매 수익이 저조한 상황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로 인해 대출성 자산의 성장률이 둔화하는 점도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있다.

다만, 고객 확보에 적극적인 인터넷은행이 신규 사업자로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쟁도평가위는 전망했다.

경쟁도평가위는 "인터넷은행이 신용카드업에 나설 경우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에서 경쟁업체에 비해 낮은 금리를 제시할 수 있어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대출금리가 낮아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경쟁도평가위는 신용카드업 리스크 요인으로 급격한 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대출 취약 차주 신용 위험 증가, 여전채 스프레드 확대로 인한 자금 조달 여건 악화 등을 꼽았다.

계열사 등을 통해 유상증자·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는 신용카드사와 그렇지 못한 회사 간 리스크 대응 능력 차이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경쟁도평가위는 '신용정보업 평가 결과' 발표에서도 소수의 사업자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신용평가의 정확성·신뢰성을 위해 평가 경험을 축적하고 평가능력을 장기간 검증받을 필요가 있어 해외에서도 소수의 사업자끼리 경쟁하는 시스템이 정착돼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는 신규 신용평가사를 평가 대상에 포함하지 않아 신규 회사의 영업이 본격화되면 경쟁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금융위는 내년 상반기 중 제3기 경쟁도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평가대상을 선정하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경쟁도 평가에 착수할 방침이다.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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