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9 (목)

이슈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연합시론] 재산 은닉, 비자금 조성, 조폭 연루까지…복마전 대장동 의혹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연합뉴스

김만배씨와 헬멧 쓴 최우향씨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복마전 대장동 개발 의혹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는 15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재산을 은닉한 김씨의 측근 두 명을 범죄수익 은닉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화천대유 공동대표 이한성씨와 화천대유 이사 겸 전 쌍방울 그룹 부회장 최우향씨가 그들이다. 이들은 김씨의 지시에 따라 대장동 사업으로 얻은 이익을 수표로 인출해 숨겨 보관하거나 허위 회계처리를 해 차명으로 부동산을 매수하는 등 260억 원 상당을 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한다. 수사기관의 추징 보전이나 압류를 피하고자 재산을 은닉했다는 것이다. 앞서 법원은 유죄 선고 시 추징 가능한 최대 보전금액을 4천446억 원이라고 결정한 바 있다. 대장동 개발 이익 대부분을 유죄 시 추징 가능 액수로 보았다는 얘기다. 그런데 지금까지 드러난 이들의 은닉 재산은 기왕에 검찰이 동결 조치한 800억 원대 차명 부동산과 예금반환채권, 이번에 드러난 260억 원을 합쳐도 총액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나머지 자금의 용처를 조속히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다.

영장이 청구된 이한성씨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 평화부지사를 지낸 이화영 전 의원의 보좌관 출신이다. 김만배씨와는 성균관대 동문으로, 2019년 1월 화천대유가 지분 100%를 소유한 천화동인 1호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검찰은 이씨가 김씨 통장과 인감을 관리하며 그의 지시에 따라 자금 인출 등을 한 '금고지기'로 보고 있다. 최우향씨는 목포의 폭력조직 출신으로 김씨와는 20년지기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10월 김씨가 1차 구속영장 기각으로 서울구치소를 나올 때 오토바이 헬멧을 쓰고 등장해 '헬멧 맨'으로 불린 인물이다. 그런데 그는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연루된 쌍방울 그룹에서 부회장까지 역임했다.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역시 전주 지역 폭력조직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다. 검찰은 최씨뿐 아니라 다른 폭력조직도 대장동 개발에 관여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이라고 한다. 대장동 개발이 조폭의 놀이터였다는 얘기가 헛소문이 아니었던 셈이다. 검찰은 최씨 자택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화천대유 내부자료를 분석하면서 비자금 조성 여부도 수사하고 있다고 한다. 비자금은 정관계 로비를 위한 돈일 가능성이 있다.

검찰 수사의 핵심은 민간 개발업자에게 천문학적 이익이 돌아가도록 설계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그리고 수천억 원대의 이익금이 어떻게 사용됐는지를 규명하는 것이다. 용처 수사는 책임 규명과도 맞물려 있다. 김만배씨는 최측근 두 사람이 체포되자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고 한다. 그가 검찰의 수사 압박에 견디다 못해 이런 선택을 하려 했던 것인지, 검찰의 수사 일정을 지연시키고 최측근 두 사람에게 무언의 지시를 하기 위해 일으킨 '자해 소동'이었는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전국민의 시선이 집중된 사건이다. 야당은 '정치 보복'이라고도 한다. 이럴 때일수록 검찰은 한치의 차질도 없는 철저한 수사로 오로지 실체적 진실 규명에 집중해야 한다. 피의자들의 신병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