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내용 요약
우크라 곡물 수출 전쟁 전보다 절반 이하
최대 비료생산국인 러 비료수출도 중단
달러 상승으로 곡물 수입 비용 부담 늘고
러 기반 시설 공격도 생산 줄이고 비용 늘려
최대 비료생산국인 러 비료수출도 중단
달러 상승으로 곡물 수입 비용 부담 늘고
러 기반 시설 공격도 생산 줄이고 비용 늘려
[즈흐리우카=AP/뉴시스]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즈흐리우카의 밀밭에서 농민들이 밀을 수확하고 있다. 한 달에 450만 톤의 농산물을 수출해 '세계의 빵 바구니'로 불리던 우크라이나는 전쟁이 터지면서 수출길이 막혔다. 지난달 튀르키예와 유엔의 중재로 수출길이 재개되면서 우크라이나 곡물 선박들이 잇따라 출항하고 외국 국적 선박도 입항하면서 곡물 공급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022.08.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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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과 생산을 방해함에 따라 전 세계 식량난이 크게 가중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흑해와 지중해를 연결하는 튀르키예 보스포러스 해협을 통과하는 곡물 화물선 수가 크게 줄면서 국제사회가 압박하자 러시아가 일부 선박의 운행에 동의했으나 여전히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대부분을 방해하고 있다. 전쟁 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세계 곡물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했었다.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기반 시설을 집중 공격하면서 곡물 수출 터미널이 가동을 멈춰 선적이 중단되는 일이 잦다.
전 세계 식량난 악화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가장 큰 피해 중 하나다. 미국과 동맹국들은 피해를 완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곡물을 육로로 반출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그러나 겨울이 깊어지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기반 시설 공격이 심해진데다가 아프리카의 뿔 지역 가뭄이 악화하고 지구촌 다른 지역도 일기 변화가 극심해지고 있다.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2019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3억4500만 명이 극심한 식량부족에 시달린다.
식량 부족과 가격 상승으로 아프리카, 아시아, 중남미 각지에서 고통이 커지고 있다. 전쟁으로 피폐해진 아프가시스탄과 예멘은 물론 이집트와 레바논 등 대규모 식량 수입국들은 가격 상승과 달러가치 상승으로 늘어난 수입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에서도 빈곤층이 식량 부족에 시달린다.
미 국제개발처(USAID) 사만다 파워 처장은 “푸틴이 세계의 아침 밥상인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것은 전 세계 빈민을 공격한 것이며 기아에 처해 있는 사람들의 어려움을 가중시켰다”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20일 전 세계적 경제 제재 조치에 관한 식량지원에 대해 전면적 예외를 허용했다. 미국 제재 조치 위반을 우려하는 기업들이 지원을 주저하는 걸 막기 위한 조치였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지난 달 유사한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고의적으로 전 세계 식량 공급을 교란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를 야기한다.
러시아는 곡물 수출을 제한하고 가격을 올렸으며 무엇보다 비료수출을 중단했다. 러시아는 전쟁 전 전 세계 최대 비료수출국이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생긴 파장도 크다. 우크라이나는 올 들어 전쟁 전에 비해 절반가량으로 줄어든 곡물을 수출했다. 특히 지난 7월 유엔, 튀르키예, 러시아, 우크라이나 합의로 수출을 재개하기 전까지 러시아는 곡물 수출을 전면 차단했다.
러시아는 지금도 우크라이나 13개 항구 중 7개 항구를 봉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크름반도에 있는 5개 항구를 포함해 18개 항구가 있으며 이중 3곳은 다뉴브강에 있다.
당초 4개월간 지속하기로 한 수출 재개합의를 러시아가 연장하지 않겠다고 위협하면서 지난 10월 곡물가격이 5~6% 오르기도 했다. 수출 재개합의는 4개월 연장됐다.
곡물 가격 상승의 피해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남미에서 특히 크지만 피해를 입지 않는 지역이 거의 없다.
미 농산물 정보 추적회사 그로 인텔리전스의 CEO 새러 멘커는 “미국의 곡물가가 60%, 수단의 곡물가가 1900% 올랐다”고 밝혔다.
전쟁 전에도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망 혼란으로 곡물가가 10년래 최고로 올랐었다. 또 주요 식량 생산국인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가 3년 연속 가뭄 피해를 입었다. 미 곡물 수송로인 미시시피강의 수위가 낮아져 화물선 운항이 일시적으로 중단되기도 했다.
미 달러화 강세로 국제 곡물시장 가격이 급등한 것도 식량난을 가중시켰다. 멘커 CEO는 “여러 구조적 요인에 더해 전쟁이 어려움을 가중시켰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의 곡물 처리 시설을 집중 타격해왔다. 우크라이나 농부들 다수가 농지를 버리고 참전하거나 피난했고 곡물을 처리하는 기반시설이 파괴됐다.
키이우에서 300여㎞ 떨어진 한 농장에서는 농부 350명 가운데 40명이 참전했다. 이 농장은 또 전기와 비료 등의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유럽의 비료 공장들은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조업을 줄이거나 중단했다. 이에 따라 올해 작황은 이미 축소될 것이 확실하다. 러시아가 전쟁을 지속하면 내년에는 더 악화할 전망이다.
곡물 운송비도 급등했다. 전쟁 전까지 우크라이나는 수출 곡물의 95%를 흑해를 통해 반출했다. 당시 곡물을 항구까지 운송하는 바용은 t당 23~24 달러였으나 지금은 2배 이상으로 올랐으며 루마니아를 통해 우회하는 비용은 t당 85 달러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재개 합의를 검사 지연으로 방해하고 있다는 혐의도 받는다. 우크라이나 곡물 선박은 튀르키예에 도착해 우크라이나, 러시아, 튀르키예, 유엔 직원들로 구성된 팀의 검사를 받는데 최근 검사율이 줄었다.
지난 6개월 사이 급등했던 식량 가격이 다소 내렸으나 예전에 비하면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다.
한편 올겨울 비료가격이 급등하면서 곡물 생산비 증가가 우려된다. 농부들이 생산비 증가를 곡물 가격에 전가하면 곡물가가 상승하는 것이다. 또 농부들의 비료 사용이 줄면서 수확량도 줄어들 전망이다.
또 전 세계 식량 생산의 3분의 1 가까이를 차지하는 빈농들은 더 큰 영향을 받는다.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20국(G20) 정상회의 성명에서 정상들은 식량난을 크게 우려하고 식량 공급망 정상화 노력을 다짐했다.
미 정부는 매년 전 세계 식량난 해소를 위해 20억 달러를 지출한다. 2010년 전 세계 식량 위기 당시 시작된 이 프로그램으로 현재 20개국이 지원을 받고 있다. 미국은 또 우크라이나 전쟁 시작 이래 우크라이나 농민들에게 자금, 기술, 운송, 종자, 비료, 포장, 저장을 지원하는데 11억 달러를 지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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