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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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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열의 생생건강S펜] "잦은 혈변, 변비·체중감소 동반된다면 '치질' 아닌 '이것' 의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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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혈변이 있으면서 화장실에 자주 가는 배변 습관이 있거나, 변의 굵기가 가늘어졌거나, 잔변감이 동반된다면 직장 및 하부 결장의 암도 의심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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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태열 건강의학 선임기자] 화장실에서 대변을 본 후 휴지에 피가 묻거나, 핏방울이 떨어져 변기가 붉게 물드는 경우 당황스러운 마음이 앞선다. 출혈이 발생한 경우에는 출혈이 항문에서 발생한 것인지 장에서 발생한 것인지 구분해야 한다. 항문 출혈이라면 선홍색의 피가 나오고 장 출혈이라면 부위에 따라 검붉은색, 붉은색 등으로 다르게 나타난다. 또한 항문 출혈은 피가 변에 묻어있거나 변과 별개로 출혈이 있는 경우가 많지만, 변에 피가 섞여있는 경우에는 장 출혈일 가능성이 있다.

항문질환으로 인한 출혈은 대부분 배변 시에만 발생하고 이내 멈추기 마련이다. 항문출혈은 주로 치핵과 치열에서 발생하는데 증상을 잘 따져보면 쉽게 진단이 된다. 찢어지듯 강한 통증이 있으면서 선홍색 출혈이 있고 변을 다 본 후에도 통증이 10~20분 이상 지속된다면 치열이 원인이다. 통증은 별로 없으면서 화장지에 붉은 피가 묻어 나거나 변기 물이 붉은 색으로 변해있다면 치핵으로 인한 출혈일 가능성이 높다.

이상의 질병으로 인한 출혈은 사실 당장 수술해야 하는 중병은 아니라고 급한 진료가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악성종양인 항문암이 유사한 증상으로 나타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특히 항문암의 경우 숙련되지 않은 의사라면 단순 치질로 치부하고 치료시기를 놓치게 될 수도 있다. 항문암의 발생률은 전체 암 가운데 약 0.1%로 낮은 편이나 1년에 수백 명에서 발생하고 있다. 국가암정보센터 자료에 의하면 항문암으로 새로 진단된 환자의 수는 2009년 178명, 2014년 234명, 2016년 253명, 2019년에는 322명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유진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외과 교수는 “혈변이 있으면서 화장실에 자주 가는 배변 습관이 있거나, 변의 굵기가 가늘어졌거나, 잔변감이 동반된다면 직장 및 하부 결장의 암도 의심해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암 중심에 궤양이 생기거나, 대변이 밀려나올 때 암 조직이 벗겨지면서 혈관이 노출되어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직장 또는 왼쪽 결장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은 혈변 외에도 점액변, 변비 등이 동반될 수 있으며, 오른쪽 결장에 발생하는 경우 증상이 거의 없거나 빈혈,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오른쪽 결장과 같이 결장 앞쪽에서 출혈이 있더라도 양이 많으면 선홍색에 가까운 색을 띨 수 있으므로 출혈의 양상만으로 항문 출혈과 장 출혈을 구분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와 같은 증상이 있으면서 과거 대장내시경을 받은 적이 없는 장년의 경우 검사를 받아 보아야 한다.

또한 비교적 젊은 나이에 항문 출혈과 난치성 항문 질환이 지속되는 경우, 최근 증가 추세인 크론병과 같은 염증성 장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대장내시경과 조직검사를 통해 진단하고, 지속적으로 검사와 약물 복용을 통한 증상 조절 및 관리가 필요하다. 이유진 교수는 “항문 출혈의 약 90%는 치핵 또는 치열과 같은 가벼운 항문질환이지만, 악성 종양의 징후일 가능성도 있으므로 병원을 방문해 대장항문외과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며,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을 시행해 대장암과 같은 대장 질환의 유무를 확인하여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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