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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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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광장] AI 교육혁명에 학생 정신건강 문제 같이 다루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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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이주호 교육부 장관의 AI 교육혁명은 향후 우리나라 교육의 획기적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교육 분야에서도 디지털 혁명이 급속히 진행될 예정인데 그 동안의 획일적인 교육 진행 방식에서 AI를 이용한 학생 개개인의 맞춤형 교육이 가능해질 것이다. AI 튜터를 이용해 개별 학생에게 도움을 주고, 특히 2025년부터는 AI 나 메타버스를 이용한 AI 디지털교과서가 활용될 예정이라고 한다. 디지털 교육혁명은 단순히 교사를 AI로 대체하거나 물리적 학교를 메타버스라는 가상공간으로 바꾸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디지털을 이용한 초연결성과 융합적인 방법과 사고를 통한 교육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을 비롯한 일부 지자체에서도 이미 각 학생에게 태블릿PC를 나눠주고 AI 에듀테크를 이용한 프로그램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의 스마트학습 프로그램인 ‘디벗’은 2022년 중학교 1학년을 시작으로 2025년이면 중·고교생 전체에 적용될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런 디지털기기를 이용한 학습에는 학업의 효율적 성과, 수업의 흥미나 소통의 용이함 등 학습능력 증가만을 목적으로 진행되면 안 된다. 유해정보에 노출되거나 미디어 사용으로 인한 해킹 및 관리소홀로 학생 개인정보 유출, 디지털리터러시 등도 고려해야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디지털기기를 사용하는 학생의 학습에 대한 태도, 정서나 인지상태의 파악 등이 동시에 이뤄지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최근 의료 분야에 디지털 혁명이 진행되면서 중요한 이슈가 되는 것이 ‘디지털 생체지표(digital biomarker)’다. 디지털기기를 사용하면서 나오는 여러 가지 생체신호나 행동, 습관 등이 그 사람의 신체적 혹은 정신적 상태를 반영한다는 것이다. 손목밴드, 시계, 휴대전화 등에서 감지되는 특정 디지털신호와 그 사람의 신체적 혹은 정신적 건강, 성격이나 행동특성과 연관되는 지표를 찾을 수 있다면 역으로 그 지표를 통해 그 사람의 상태를 짐작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 학생들의 집중력이나 주의력 결핍, 충동장애, 우울, 불안 등의 정서 상태, 인터넷중독 현상을 예측·예방이 가능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태블릿PC로 수업받거나 휴대전화 사용으로 나오는 디지털 생체지표를 발견하는 연구와 시도가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

필자 연구팀은 서울시교육청과 ‘디벗’을 활용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자발적 신청을 받아 디지털학습기기를 이용한 학생들에게 인터넷중독과 관련된 디지털표현형을 찾아냈고 정밀 분석 중이다. 인터넷중독 학생들의 충동적 성향이 높은 경우 키보드를 누르는 시간 간격이 짧아지거나 띄어쓰기를 더 적게 하는 경향이 있었다. 만약 이러한 현상이 충동적 성향을 반영하는 것으로 증명되면 디지털기기를 이용해 충동적 인터넷중독의 성향을 찾을 수 있게 된다.

교육 분야의 디지털 혁명은 선택이 아니라 필연적으로 가는 방향일 것이다. 하지만 다른 분야에서 진행되는 디지털 혁명과 융합해 같이 진행된다면 학업능력 증가는 물론이고 정서 상태나 친구관계 등 학생의 전반적인 생활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단순히 지식 증가만이 아닌 학생의 정서 상태나 인지적 상태까지도 파악해 해결할 수 있다면 진정한 균형 잡힌 교육의 디지털 혁명이 될 것이다.

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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