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마스크 습관 돼"…유치원·학원도 '일단 착용'
'마스크 벗는다' 기대도…"드디어 교실서 친구 얼굴 보게 돼"
통학버스는 마스크 착용 계속 |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30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지만 서울 시내 일선학교에선 학생 대다수가 마스크를 쓴 채로 등교하는 모습이었다.
이날부터 학교 교실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지만 현장에서는 아이도, 부모도 '당분간 착용을 유지하겠다'는 분위기다. 동시에 마스크를 벗게 돼 '드디어' 친구들 얼굴을 볼 수 있게 됐다는 설렘도 감돌았다.
이날 오전 8시37분께 서울 동작구 대림초등학교 앞에서 만난 두 딸 아이의 엄마 박순애(42)씨는 "애들은 (마스크 쓰는 게) 습관이 돼서 당장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 같다"면서 일단 마스크를 씌워 등교시켰다고 말했다.
등교하는 학생 중에서도 마스크를 벗은 아이는 찾기 힘들었다. 약 30분 동안 단 한 명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등교했지만 이 학생도 "실내에서는 쓰겠다"고 했다.
이 학교는 일단 마스크를 착용하고 등교하라고 학부모에게 공지했다.
한철수 대림초등학교 교장은 "정규 수업 이외에 다 같이 교내 식당으로 이동하는 등 마스크를 써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어서 일단 마스크는 가져오고, 이왕 가져올 거면 쓰고 오라고 공지했다"고 설명했다.
실내마스크 해제 첫날…등교하는 학생들 |
다른 학교도 비슷한 모습이었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는 원칙적으로 해제됐지만 예외가 적용되는 상황이 적지 않다 보니 마스크를 벗고 등교하는 학생은 많지 않았다.
서울 광진구 광장초등학교에 다니는 최현서(13)양은 "엄마 아빠가 위험할 수 있으니 마스크 쓰고 등교하라고 했다"며 "교실에서도 쓰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구에 있는 덕수초등학교 3학년생 학부모 정모(47)씨도 "식당이나 카페에서는 어차피 마스크를 벗지만 아이들이 있는 곳은 시기상조인 것 같다"며 "우리 아이는 이미 습관이 돼서 오히려 더 마스크를 잘 챙겨서 쓰고 다닌다"고 했다.
광장초등학교에선 통학버스를 내린 뒤에도 학생들은 마스크를 계속 쓰고 있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역시 부모 대부분이 아이에게 마스크를 씌워 보냈고, 입시학원에 등원한 수험생도 마스크를 벗은 경우는 드물었다.
서울 노원구 온누리유치원에 아이를 데려다준 이광우(42)씨는 "(마스크는) 쓰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며 "아직 모든 게 명확하지 않으니 대비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여의도의 한 직장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낸다는 이상민(46)씨도 "실내 마스크 해제 뉴스는 봤지만 일단 씌운 채로 들여보냈다"며 "감염 우려는 크게 없지만 얼른 벗는 게 좋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학원에서도 당분간 마스크 착용 지침을 유지할 계획이다.
학원가에선 실내 마스크 착용 유지 |
강북종로학원 정기수 원장은 "수험생이 함께 오랜 시간 머무르기 때문에 한 명이라도 확진되면 다른 학생들에게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당분간 착용을 유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종로구에서 영어 학원 강사로 일하는 권모(44)씨는 "영어 발음 수업은 강사의 입 모양을 보는 것도 중요한데 마스크를 쓰면 그만큼 전달력이 떨어진다"며 "학원에선 일단 입이 보이는 투명마스크를 쓰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제 고3이 되는 정가연(18)양은 마스크를 코 위까지 꾹 눌러쓴 채 "곧 수험생이 돼서 더 건강에 신경이 쓰인다"며 "학교에서도 계속 쓸 예정"이라고 했다.
정부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한 만큼 벗어도 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나온다. 이젠 친구들 얼굴을 보거나, 교내 활동에 제약이 없어지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적지 않다.
대림초등학교 학부모 공은혜(40)씨는 "우선 마스크를 쓰고 등교시키긴 했지만 마스크 착용이 해제되면 아이들이 좀 더 많은 활동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며 "1, 2학년 때까지 발표 수업 같은 것도 하나도 못해 아쉬웠다"고 말했다.
광장초등학교 천재성(13) 군은 "오늘만을 기다렸다"며 "아직도 친구 중에 얼굴 모르는 애들 있는데 오늘 온종일 벗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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