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조합 등 개정안 지지 선언…"창작자도 OTT 등 추가 송출 저작료 받아야"
윤제균 "영화감독 평균 연봉 1천800만원" 호소…유지태 "외국선 당연한 권리"
영상저작자의 정당한 보상! 저작권법 개정안 지지 선언회 |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 "영상 창작자에게 정당한 보상을!"
국내 영화 창작자들이 국회에 모여 영상 저작자에 대한 권리 보장을 위해 한목소리를 냈다.
9일 한국영화감독조합(DGK)은 국민의힘 성일종·황보승희 의원, 더불어민주당 유정주 의원과 함께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저작권법 개정안 지지 선언회를 공동 개최했다.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SGK),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한국영화배우협회 등 26개 단체도 연대의 뜻을 표했다.
배우 겸 감독 유지태가 진행을 맡은 이날 선언회에는 DGK 공동 대표인 윤제균 감독, 조합원인 김한민, 임순례, 장항준 감독 등이 참석했다. 장 감독의 배우자이자 '킹덤' 시리즈의 각본을 쓴 김은희 작가도 함께했다.
이들은 "'작품의 이용이 지속되는 한 보상 또한 지속돼야 한다'는 정당한 보상 원칙은 모든 문화 예술 분야의 창작자에게 적용돼야 할 상식"이라며 지난해 성일종·유정주 의원 등이 발의한 저작권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다.
현재 국내 대부분 영상저작물 계약은 시나리오 작가나 감독 등 창작자가 영상물 최종공급자에게 모든 저작재산권을 양도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따라서 극장 개봉 영화의 경우, 영화 창작자는 TV, 인터넷TV(IPTV),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Over the Top) 등 다른 플랫폼에서 작품이 이용되는 부분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한다.
저작권법 개정안 지지 선언회 찾아 축사하는 윤제균 감독 |
윤제균 감독은 "(DGK와 SGK 실태조사 결과) 한국 영화감독 평균 연봉은 1천800만 원, 시나리오 작가 평균 연봉은 1천만 원이다. 한 달에 100만 원도 안 되는 돈으로 콘텐츠 강국을 이뤄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법이 시대와 세계의 변화에 맞게 조금만 따라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번 선언회에서는 해외 영상물 저작보상금 관리단체인 스페인의 DAMA(Derechos de Autor de Medios Audiovisuales)와 아르헨티나의 DAC(Directores Argentinos Cinematográficos)로부터 송금받은 저작권료 전달식도 진행됐다.
이들 나라에서 TV 등을 통해 송출한 한국 영상물에 대한 저작권료로 DAMA는 62명의 창작자에게 2억4천여만 원, DAC는 500여 편의 영상물 저작자에게 6천여만 원을 보내왔다.
저작권법 개정안 지지 선언회 사회보는 유지태 |
사회자 유지태는 "외국에선 이렇게 당연한 권리로 인식되는 정당한 보상이 왜 아직 한국에서는 시행되지 않는지 답답한 마음이 드는 게 사실"이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DAMA와 DAC로부터 가장 많은 저작권료를 받은 '오징어 게임' 황동혁 감독은 영상을 통해 소감을 밝혔다.
그는 "스타 감독이라고 해도 감독 한 명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창작자의 모든 권리를 양도하는 관행을 꼬집으며 국가 차원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좋은 창작자들이 많이 나오려면 결국은 먹고 살 만하다는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좋은 인력들이 이곳으로 몰려와야 더 좋은 작품이 나옵니다. 매일 제2의 '기생충', 제2의 '오징어 게임'이 입만 벌리고 감 떨어지기를 기다린다고 나오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개정안이) 궁극적으로는 이 산업 전체에 선순환을 만들 것으로 생각합니다."
대화하는 홍익표 위원장과 김한민 감독 |
장항준 감독은 "개정안이 통과되면 전 세계에서 받아낼 수 있는 돈이 1년에 450억이라고 한다. 그 돈이면 수많은 창작자가 가난과 궁핍에서 해방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8월 저작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유정주 의원은 "한국의 법 제도가 영상저작권자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아 보상금 지급 근거가 없는 상태"라며 "정당한 권리자들의 잃어버린 권리를 되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stop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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