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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이슈 국회와 패스트트랙

'김건희 특검' 스텝 꼬인 민주당…패스트트랙 추진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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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김건희 소환 수사 우선" 제동
"이재명 불체포특권 포기하라" 주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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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대장동 50억 클럽 등을 대상으로 쌍특검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1일 아랍에미리트(UAE)와 스위스 순방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김건희 여사(왼쪽)와 지난 8일 대장동 개발 '50억 뇌물수수 혐의' 1심 재판을 마치고 나오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남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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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특검(특별검사제)을 추진하는 더불어민주당이 난관에 부딪혔다. 여당 반발을 무력화하기 위해 패스트트랙(신속 처리안건)으로 지정해 국회 본회의에 안건을 올릴 예정이었지만, 키를 쥔 정의당이 '신중론'을 밝히면서다. 당 지도부가 협조가 필요한 야당과 사전 조율도 거치지 않고 성급하게 추진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면서 2월 임시국회에서 '김건희 특검법'을 처리하겠다고 예고해왔다. 원내지도부는 지난해 9월에도 '김건희 특검법'을 추진했지만, 유야무야 끝났다. 이번에는 달랐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잇단 검찰 소환조사를 기점으로 당내 '강경' 여론도 우세해졌다. 로드맵도 구체적이었다. 지도부는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한다는 방침이었다. 지난 1일부터는 원내에서 릴레이 1인 시위, 철야 농성을 벌인 데 이어 4일에는 장외 여론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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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김건희 특검법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한다는 방침이다.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는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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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13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도 "야당 수사, 정적 탄압에는 물불 가리지 않으면서 김건희 여사 앞에서만 작아지는 윤석열 검찰"이라고 규탄하며 김건희 특검법을 반드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수 야당이 반대 또는 신중론을 밝히면서 로드맵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건희 특검법'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기 위해선 법사위 재적 위원 5분의 3(11명)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법사위원인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는 "현직 대통령 배우자에 대한 특검은 모든 민생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것"이라며 거듭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이에 민주당은 법사위를 우회해 특검법을 본회의에 자동으로 올리는 '패스트트랙'을 전략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이를 위해선 재적 의원 5분의 3(180석)의 찬성이 필요하다. 민주당 의원 전원(169석)과 친야당 무소속 의원(6석), 기본소득당(1석)으로는 가결 의석수에 못 미친다.

정의당은 "김 여사 소환조사가 먼저"라며 민주당 구상에 제동을 걸었다. 이정미 대표는 이날 오전 상무집행위원회에서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권오수 재판으로 인해 김건희 여사 소환수사를 피할 수 없는 근거가 더 명확히 드러났다"며 "김건희 여사만 연관성 여부를 입증하는 소환수사를 회피한다면 수사가 될 때까지 문제 삼는 것은 상식이다. 묵인하고 넘어가자면 그것이야말로 법치주의 파괴"라며 "검찰의 즉각적 소환 수사를 촉구한다"고 했다. 정의당은 지난 9~10일 의원 워크숍과 11일 대표단 회의를 통해 이같이 뜻을 모았다고 한다.

아울러 대장동 개발 사업 관련 뇌물수수 연루 의혹과 관련한 '50억 클럽' 특검은 자체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검 대상에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정영학 녹취록에 등장한 박영수 전 특검과 권순일 전 대법관, 김수남 전 검찰총장, 최재경 전 민정수석, 홍선근 회장, 윤창근·강한구 전 성남시의원 등을 포함했다. 특검 후보자는 비교섭단체 3개 정당이 합의를 통해 2명의 후보자를 추천하고 이중 한 명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을 예고했다. 정의당은 14일 의원총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확정할 방침이다.

정의당 입장 발표에 민주당 원내 지도부는 앞으로의 추진 방법, 일시 등에 대해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대표연설 후 기자들과 만나 "정의당이 이 문제(김건희 특검)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수사를 지켜보겠다는 것이라 오래 걸릴 것 같지는 않다"며 "정의당과 만나서 협의하고 요청하려고 한다"고 했다. 본회의 직후 민주당 진성준·정의당 장혜영 원내수석부대표가 짧은 회동을 갖기도 했다. 패스트트랙 전략 방침을 세우고 나서야 뒤늦게 정의당과 협의에 나섰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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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은 김건희 여사에 대한 검찰의 소환수사가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상무집행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는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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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패스트트랙 연대'가 재가동될지는 전망이 엇갈린다. 앞서 민주당과 정의당은 준연동형비례제 도입을 위한 공직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해 강행 처리한 바 있다.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불공정 수사 여론이 높은 만큼 정의당이 결국 동참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김남국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재명 대표가 떳떳하게 다 수사를 받고 이제 기소 단계로 넘어가는, 법원 재판 과정으로 넘어가는 단계이기 때문에 이재명 방탄 때문에 도이치모터스 특검을 한다는 논리는 시기상 주장하기 어렵다. 또 윤석열 대통령과 결혼한 상태에서 수사가 안 이루어진 부분이 있기 때문에 단순하게 결혼 전 문제로 치부할 것은 아니다"라며 "정의당의 논리가 이제는 다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설득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했다.

반면 정의당은 김건희 여사 의혹에 대해 민주당과 문제 의식은 공유하고 있지만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장혜영 정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민주당과 정의당에서 이 사건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것 같지 않다는 인식은 같다고 본다. 다만 민주당은 법사위에서의 트랙을 다 포기하고 오로지 본회의 패스트트랙만이 남았다라고 보는 것이고, 정의당은 검찰이 소환조사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는 점부터 명확하게 짚고 넘겨야 한다고 보는 것"이라며 "어떤 게 국익에 도움 되고 국민이 보기에 보편적 가치에 부응하는 길인지 계속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의당 내에선 특히 '김건희 특검'이 자칫 '이재명 방탄'으로 비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인 청년정의당 대표는 "민주당은 곧바로 당장 이번 주에 김건희 특검을 패스트트랙에 올리자고 한다. 예정된 이 대표 구속영장 청구에 대한 대응이 아니라면 설명할 수 없다"며 "지금은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정의당 관계자는 "정쟁 우려가 분명히 있기 때문에 어떻게 이 상황에서 문제를 명명백백히 밝히는 방향으로 갈 것인가에 대해 민주당도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과 '50억 대장동 특검'을 동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고위전략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김건희 여사 특검, 50억 대장동 특검은 동시에 추진될 필요가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주로 있었다"며 김건희 특검에 대해선 "원내대표가 정의당과 좀 더 협의를 적극적으로 해나갈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들로 정리됐다"고 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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