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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열의 생생건강S펜] "찌르듯이 아픈 편두통, 만성화되기전에 치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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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태열 건강의학 선임기자] 두통은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 경험하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일상생활에 방해가 되는 수준의 편두통은 쉽게 무시하면 안 되는 질환이다.

특히 편두통을 질환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오랜 기간 고통을 받거나 우울감을 호소한다. 따라서 편두통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이미지 교수와 편두통의 원인과 치료, 예방법까지 알아본다.

▶편두통이란?=일반적으로 편두통은 한쪽 머리가 아픈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는 잘못된 정의다. 원인 없이 두통이 발생하는 질환을 ‘일차 두통 질환’이라고 하는데, 일차 두통 중 가장 중요한 질환이 편두통이다. 일상생활 또는 업무에 불편할 정도로 상당히 심한 두통이 한나절 이상 지속되고 길어도 3일 안에 스스로 좋아진다면 편두통일 가능성이 높다. 편두통은 심장이 뛰는 듯한 박동성 통증이 특징적이지만, 찌르거나 조이고 욱신거리는 두통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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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두통이 있을 때는 속이 울렁거리거나 토하는 증상이 나타나고 빛이나 소리에 민감해질 수 있다. 또한 두통이 나타났을 시 움직이기만 해도 골이 흔들리듯 악화되는 특징이 있어 누워만 있어야 하는 경우도 많다. 이렇듯 편두통 발작이 시작되면 일상생활에 상당히 지장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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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두통을 유발하는 뇌 체질은 따로 있다?=환경과 신체 변화에 민감한 ‘편두통성 뇌’는 따로 있으며, 인구의 10~15% 정도가 편두통을 유발하는 뇌를 가지고 태어난다. 이러한 편두통성 뇌는 일반적인 뇌보다 활동성이 높다. 그러나 비정상적인 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며, 뇌가 쉬지 않고 생존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처리한다. 또한 외부환경과 신체 내부를 감시하면서 변화를 빠르게 감지하고 반응한다.

예를 들면 본인이 의식하지 못하더라도 날씨·계절·기온·습도 등의 변화, 불빛이나 소리, 냄새, 스트레스상황, 식사 혹은 수면 등의 생활습관이 불규칙해지거나 부족 또는 과잉한 상태 등을 빠르게 감지해 뇌활동이 일어나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변화를 감지하고 반응하는 것은 과민반응이 아닌 정상적 생존 반응이다. 그러나 편두통 환자의 경우, 모든 신호를 놓치지 않고 감지하고 반응해 내기 때문에 이러한 뇌 활동이 과잉해질 때가 있다. 이렇게 뇌의 과활성이 일어나면 뇌에서 이상 신호가 퍼지고 연쇄적으로 뇌막의 혈관과 신경들이 복합적으로 활성화되면서 두통이 발생하게 된다.

▶편두통의 진단=편두통의 진단은 기본적으로 문진을 통해 내리게 된다. 다른 원인의 두통과 감별하기 위해 뇌영상 검사 등이 필요할 수 있다.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을 일으키는 편두통성 두통이 발생하고 매번마다 4~72시간 내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오는 경험을 5번 이상 했다면, 이는 편두통일 가능성이 높다.

▶편두통의 전구증상과 조짐=편두통은 보통 전구기-조짐-두통기-후구기의 4단계로 진행된다. 두통이 시작되기 전 전구증상과 조짐이 진단에 도움이 될 때가 많아 이를 잘 살펴야 한다. 전구증상에는 피로감, 무기력, 집중력 저하, 목덜미 뻣뻣함, 식욕 변화, 예민한 감정 등이 있으며, 편두통 발생 2~48시간 전에 주로 발생하고 편두통 환자의 약 80%에서 나타난다. 편두통 조짐은 편두통 시작과 동시에 또는 시작 직전에 발생하는 증상으로, 시야 일부가 흐려지거나 일렁거리는 시각 조짐, 또는 입술과 손끝의 감각이 무뎌지고 저리는 감각 조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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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두통의 치료=효과적인 편두통의 치료를 위해서는 급성기치료와 예방치료를 병행한다. 급성기치료는 두통이 시작된 후 두통과 동반 증상을 멈추거나 완화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일단 편두통이 시작되면, 진통 목적의 편두통 급성기 치료제를 신속히 복용하고 쉬면서 더 심해지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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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편두통은 일반 진통제로도 치료 가능하지만, 중등도 강도 이상의 편두통은 확장된 뇌혈관을 수축시키는 ‘트립탄(Triptan)계 약물’ 등 전문 치료제를 처방받아야 한다. 최근에는 혈관수축 작용이 없는 ‘디탄(Ditan)계 약물’이 국내에 출시되었고, ‘게판트(Gepant, CGRP 대항제)계 약물’도 FDA 승인을 받아 미국에서 활발히 쓰이고 있으며 국내 출시 예정에 있다. 또한 먹는 약이 아닌 전자약, 즉 의료기기를 통한 신경 조절 치료도 국내에서 가능하다. 이렇게 편두통 관련 많은 치료 옵션이 있어 현재는 다양한 편두통 환자의 필요에 맞춤형 대응이 가능해졌다. 다만 진통 목적의 급성기 약물 사용을 한 달에 10회 이상으로 자주 할 때는 만성 편두통, 약물과용 두통 등 합병증성 두통으로 변형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만약 두통 빈도가 너무 잦거나 두통 강도가 심해서 급성기약물로 해결이 잘 안되다면, 두통 발생 빈도 및 강도를 줄여주는 예방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예방치료에는 항우울제, 항뇌전증약, 베타차단제, 칼슘통로차단제 등의 약물이 있다.

이러한 약물들은 꾸준히 수개월 이상 먹으면서 치료 효과를 지켜보기 때문에 단기간에는 효과를 느끼지 못할 수 있어 환자 본인이 속단해 약물을 중단해버리는 경우가 많다. 가급적이면 담당 의사와 상의하면서 장기적인 치료를 이어나가 예방치료에 성공률을 높이는 것이 좋다.

한편, 편두통 중 만성 편두통이라고 하는 특별한 아형에는 보톡스를 치료에 사용하기도 한다. 보톡스는 흔히 주름 개선용 주사라고 알려져 있지만, 편두통을 유발하는 근육 및 신경 부위에 보톡스를 약 31군데 이상 주사하면 보톡스 주사 성분이 신경 말단으로 들어가 통증 전달 물질들을 차단한다.

최근에는 항CGRP 항체 주사가 개발되어 국내외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 주사는 부작용이 거의 없고 효과가 탁월해 편두통 치료 패러다임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기존 예방치료에 효과를 보지 못한 난치성 편두통에도 효과가 증명되어 있어, 중요한 치료 방법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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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신경과 이미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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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두통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약물 치료 외 편두통을 예방하기 위한 생활 습관으로는 수면, 기상, 식사, 운동 등이 규칙적인 시간에 이루어지고 좋은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카페인이나 강한 시각 자극 등 뇌의 과활성을 유발하는 상황은 피하는 것이 좋다. 본인의 편두통 유발 인자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해당 상황을 피한다면 편두통성 두통의 상당 부분을 예방할 수 있다.

▶편두통 환자들에 대한 제언=“편두통성 뇌를 타고난 것은 사실 질병이라기보다는 생존과 성취에 유리한 일종의 체질이다. 다만 편두통으로 인한 두통이 자주 발생해 일상생활을 괴롭힌다면 그것은 ‘두통 질환’, 즉 질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두통을 호소하면 예민한 사람으로 치부하는 정서가 있고 타인뿐만 아니라 스스로도 두통을 가진 자신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최대한 숨기고 참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두통이 잦아지고 만성화되면 치료가 더욱 어렵다. 또한 편두통처럼 보이지만 위험한 원인이 숨어있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신경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두통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으시면 좋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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