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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기자수첩] 벌어지는 AI 격차, '추격자'라도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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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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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거대 AI(인공지능)는 속도전인데,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데다 이를 학습시킬 한글 데이터도 제한적이어서 네이버·카카오 등 한국 IT기업의 고민이 깊을 겁니다."

오픈AI가 AI(인공지능) 챗봇 '챗GPT'(GPT-3.5)를 공개한 지 넉 달 만에 GPT-4를 공개하면서 국내외 빅테크 간 AI 기술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 세계에서 3번째로 초거대 AI 모델을 만든 나라지만, 이대로 가다간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가 되기도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그도 그럴 것이 카카오브레인은 자체 초거대 AI인 KoGPT를 올 상반기에나 GPT-3.5 기반으로 업그레이드할 예정인데, 오픈AI는 벌써 인간 수준의 성능을 갖춘 GPT-4를 상용화했다.

네이버가 2020년 발표한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의 파라미터는 2040억개로 GPT-3(1750억개)보다 많지만, 아직 눈에 띄는 상용 서비스가 없는 점도 뼈아프다. 오는 7월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를 출시해 B2B(기업간거래) 솔루션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방침이지만, 다국어 지원을 강화한 GPT-4보다 고성능 고효율을 자랑할지 미지수란 회의론도 있다.

글로벌 빅테크간 초거대 AI 기술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이유는 이 경쟁이 본질적으론 '쩐의전쟁'이어서다. AI 모델을 한 번 업데이트할 때마다 1000억원 이상이 들 정도다. 거시경제 불확실성으로 비용 효율화에 나선 국내 기업으로선 초거대 AI가 글로벌 IT지형을 바꿀 '게임체인저'라는 걸 알면서도 투자를 늘리기 쉽지 않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가 "초거대 AI는 풍부한 자본과 기술력을 가진 글로벌 기업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토로한 배경이다.

초거대 AI 경쟁력 제고를 개별 기업에만 맡겨선 안되는 이유다. 글로벌 기업에 뒤지지 않으려면 기업을 넘어 국가적 대응이 필요하다. 정부 지원으로 한국이 반도체, 디스플레이 강국이 됐듯 AI도 민관역량을 총결집해야 한다. 초거대 AI 학습 데이터 유통·거래 활성화, 컴퓨팅파워 확보 및 AI 반도체 연구개발 지원 등이 주요 과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달 발표할 초거대 AI 산업 정책에 실질적 지원방안이 담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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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혜 기자 yoonj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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