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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사우디, 이란 이어 시리아와 '데탕트'…"러 중재, 美입지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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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란과 외교관계 정상화에 나선 사우디아라비아가 시리아와도 관계 복원에 나선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왼쪽),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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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 외교관계 정상화에 나선 사우디아라비아가 시리아와도 관계 복원을 추진한다. 이란 관계 계 회복 때는 중국이 화해 무드를 중재했는데, 이번엔 러시아가 다리를 놓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복수의 사우디와 시리아 관리를 인용해 "사우디와 시리아가 러시아의 중재로 외교 관계를 회복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WSJ은 "이를 위해 사우디·시리아 협상단이 최근 몇주 간 러시아 모스크바와 사우디 리야드를 오가며 여러 차례 회담을 이어갔다"고 전했다. 사우디·시리아 협상단은 다음 달 말 예정된 파이살 빈파르한 사우디 외무장관의 시리아 다마스쿠스 방문 전에 관계 복원 협상을 마무리 짓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우디 외교부는 이날 오후 성명을 통해 "사우디와 시리아가 12여 년 만에 대사관 재개설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양국 정상회담도 내달 사우디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특히 WSJ은 앞서 중국이 사우디·이란 외교관계를 중재한 데 이어 이번 사우디·시리아 관계 복원엔 러시아가 나섰다는 점에 주목했다. WSJ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오랜 미국과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동시에 중국, 러시아와 밀착하며 독자적인 외교 노선을 수립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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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15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만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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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미 연대를 강화하는 중국과 러시아가 중동에서 입김이 커지는 만큼 미국의 입지가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WSJ은 "사우디·시리아 합의는 중동에서 군사 및 외교력을 행사 중인 미국의 영향력이 점차 줄어들고 있음을 상기시켜줬다"고 분석했다. 프랑스 리옹2대학의 파브리스 발랑슈 부교수는 WSJ에 "미국은 점점 외교적으로 소외되고 있다"며 "중동 국가들은 워싱턴 없이 평화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2011년 시리아 내전 발생 이후 시리아와 단교했다. 사우디를 포함한 아랍연맹 22개국은 시리아 아사드 정권의 강경 진압을 내전 원인으로 지목하고 내전 초기엔 반군을 지원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아랍 국가들은 시리아와 관계 회복에 나서는 분위기다. 특히 지난달 튀르키예·시리아 강진 발생 이후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요 아랍 국가들이 원조에 나서는 등 화해를 무드를 이어 왔다.

사우디와 시리아의 관계 개선을 계기로 시리아가 아랍연맹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빈파르한 사우디 외무장관은 이달 초 "중동에서 인도주의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시리아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시리아의 아랍연맹 복귀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오는 5월 사우디에서 열릴 예정인 아랍연맹 정상회담에서 시리아의 아랍연맹 재가입 논의가 이뤄질 거란 관측이 나온다.

김서원 기자 kim.seo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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