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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음지의 문화 멈춰야" 임종룡의 파격…우리은행장 '오디션'으로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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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군 4명 압축해 '4단계 평가'…내외부 인사가 다각적 평가

임종룡 회장 "불투명·불공정 인사 멈춰야"…경영진 선발에 차용

뉴스1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24일 본사 강당에서 열린 제9대 회장 취임식에서 발언하고 있다.(우리금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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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우리금융그룹이 은행권 최초로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 절차에 일종의 '오디션' 형식을 도입한다. 기존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 위주의 '깜깜이' 인선에서 벗어나 후보 선정 절차의 투명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파벌갈등에서 비롯된 불투명한 인사에서 벗어나 '새 조직문화'를 만들겠다는 임종룡 신임 회장의 취임 일성과도 맞닿아있다.

우리금융은 24일 자추위를 열고 이석태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 강신국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조병규 우리캐피탈 대표를 우리은행장 1차 후보군(롱리스트)으로 선정했다.

눈에 띄는 점은 이번에 새롭게 마련된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이다.

우리금융은 이달 초 이원덕 우리은행장 후임 후보군을 주요 보직자 3~4명으로 압축해 일정 기간 성과를 분석한 뒤, 최적의 인물을 결정하는 '경영승계 프로그램'으로 선발할 계획을 밝혔는데 이를 구체화한 것이다.

새 프로그램은 일종의 '오디션' 형식을 차용했다.

1단계는 '전문가 심층인터뷰'다. 분야별 외부전문가와 워크숍 형태의 1대1 심층인터뷰를 진행하게 된다. 외부 전문가의 객관적 시선으로 후보들의 전문성을 평가하겠단 취지다. 2단계는 '평판 조회'로, 여러 사람의 눈으로 후보자들의 면면을 다층적으로 살피는 절차다. 3단계는 '업무역량 평가' 그동안의 업적을 통해 능력을 평가받는 절차다. 이사회 보고와 더불어 자추위 일원인 임종룡 회장과 1대1 업무보고를 진행하며 직접 역량을 평가받는 절차도 있다.

4명의 1차 후보군은 3단계 검증을 거쳐 2명의 2차 후보군(숏리스트)으로 압축된다.

숏리스트에 선정된 2인은 마지막 절차인 심층면접을 진행한다. 자추위가 최종 심층면접과 경영계획 프레젠테이션 면접을 진행하는 절차로 기존 선임절차와 성격이 비슷하다. 심층면접에서 선정된 1인은 5월말 께 최종 후보로 선임된다.

4단계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은 임종룡 체제의 '조직문화 혁신'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기존 선임절차는 대부분이 이사회 인사와 겹치는 자추위 내부에서 비공개로 진행됐다. 비단 우리금융뿐 아니라 대부분의 금융지주사가 활용하는 방식이다.

금융권 일각에선 사외이사 대부분이 CEO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사실상 '거수기' 노릇을 하다보니, 인사 절차도 사내 파벌과 수뇌부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오랜 시간 한일·상업은행 간 파벌갈등이 이어져 온 우리금융 역시 비판을 받아왔다. 임 회장 역시 이를 의식한 듯 이날 취임사에서 "분열과 반목의 정서, 낡고 답답한 업무 관행, 불투명하고 공정하지 못한 인사 등 음지의 문화는 이제 반드시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묵은 '인사적폐'를 해결할 방안으로 '대내외 인사의 투명하고 다각적인 검증절차'를 꺼내든 것이다. 우리금융은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 취지와 관해 "그간 자추위 내부 논의로만 은행장을 선임했던 절차에서 벗어나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을 새롭게 마련해 객관적이고 다각적인 검증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은 앞으로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을 다른 경영진 선발 절차에도 응용할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이번에 새로 도입한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 시행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회장, 은행장, 임원 등 경영진 선발을 위한 경영승계프로그램의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며 "새로운 기업문화 정립을 위한 하나의 어젠다로 다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wh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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