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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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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김연아 시대' 열리나...한국 피겨 사상 최초 세계선수권 남녀 동반 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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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한국 남자 피겨 간판 차준환이 25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후 태극기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차준환은 한국 남자 선수로는 최초로 이 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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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피겨스케이팅 역사는 김연아(32·은퇴)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피겨 불모지였던 한국에 김연아의 등장은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 그런 '피겨 여왕'의 은퇴로 주춤했던 대한민국 피겨는 '연아 키즈'들의 성장으로 '포스트 김연아 시대'를 열고 있다.

차준환(22·고려대)과 이해인(18·세화여고)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나란히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1년에 한 번 열리는 세계선수권은 올림픽 다음으로 권위 있는 대회다. 이곳에서 대한민국의 남녀 피겨 사상 최초로 동반 입상하면서 한국 피겨 역사를 다시 썼다. 이로써 2025년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를 유치한 한국의 위상은 더 높아졌고,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전망도 밝게 하고 있다.

특히 차준환은 지난 25일 한국 남자 선수로는 최초로 시상대에 올라 의미가 크다.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메달을 따낸 한국 선수는 이번 대회 이전까지 김연아뿐이었다. 김연아는 선수 시절 이 대회에서 금메달 2개·은메달 2개·동메달 2개를 획득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차준환이 엄청난 업적을 달성했다. 내년 이 대회 출전권도 3장이나 따냈다.

그는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105.65점, 예술점수(PCS) 90.74점으로 합계 196.39점을 받았다. 이는 ISU 공인 개인 최고점을 경신한 것으로, 앞서 쇼트프로그램에서도 개인 최고점(99.64점)을 더해 총점 296.03점으로 최종 2위의 주인공이 됐다.

차준환은 김연아의 옛 스승인 브라이언 오서, 지슬란 브라이언드 코치,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의 지도 아래 김연아처럼 피어올랐다. 윌슨 안무가가 "표현력 면에서 김연아처럼 타고났다"할 정도로 풍부한 감성 연기가 일품이다. 특히 여자 선수도 하기 힘들다는 이나바우어와 카멜 스핀을 변형한 김연아의 '유나 스핀'을 아름답게 구사해 가산점을 챙기는 유일한 남자 선수다. 그간 실수가 많았던 쿼드러플(4회전) 점프도 쇼트와 프리에서 완벽한 '클린 연기'로 만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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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이 24일 일본 사이타마현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은메달을 따내고 태극기를 펼쳐 들고 있다. 올댓스포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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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24일 이해인도 김연아 은퇴 이후 10년 만에 올린 쾌거였다.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내 기대를 높이더니 기어코 일을 냈다. 김연아가 2013년 이 대회 금메달을 딴 이후 메달을 획득한 선수는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해 유영(수리고·18)이 이 대회 5위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었다.

두 사람을 주축으로 한국 피겨의 미래는 밝아졌다. 다가오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도 기대감을 높인다. 이번 대회에 첫 출전한 김채연(17·수리고)은 프리에서 3위(139.45점), 쇼트를 더해 6위(203.51점)에 오르며 이해인과 함께 다음 대회 출전권 3장을 확보하는데 일조했다. 김예림(20·단국대)은 지난달 4대륙대회 은메달과 그랑프리 금메달을 획득했다. 주니어세계선수권에서도 신지아(15·영동중)가 여자 싱글 은메달, 임해나-취안예 조가 아이스 댄스 은메달을 따낸 바 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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