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7 (월)

[르포] 현대重 울산조선소를 찾아 "中 LNG운반선 만든다지만···흉내는 내도 우리 기술 못 따라잡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7만 마력대 엔진···크기 5층 빌라만 해

내년엔 암모니아 추진 엔진 선보일 것

내국인 포함 올 최대 3100명 채용 계획

“중국이 우리를 흉내 낼 수는 있지만,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건조 기술로 우리를 따라잡을 수는 없다.”

지난 22일 방문한 울산시 동구 소재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는 압도적인 규모를 통해 세계 1위 조선소의 위용을 보였다. 여의도 면적의 3배에 달하는 635만㎡ 부지에서는 3만여 명의 직원들이 선박 건조 작업에 몰두하는 중이다.

울산조선소에서도 가장 큰 규모인 길이 672m의 3독(dock) 아래에는 눈 대중으로는 끝이 잘 보이지도 않는 초대형 선박이 모습을 갖춰가고 있었다. 조선소에 비어있는 독은 없었다. 각 독에 설치된 골리앗 크레인 아래에는 컨테이너 2만여 개는 거뜬히 실을 것처럼 보이는 컨테이너선은 물론, LNG운반선, 유조선 등 각종 선박이 작업자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조선업계의 호황을 실감나게 하는 순간이었다.
아주경제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독에서 초대형 골리앗 크레인인 선박 건조작업을 하고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조선소를 둘러보다 처음 들어선 곳은 현대중공업이 자랑하는 엔진공장이었다. 이날은 현대중공업이 대형엔진 2억 마력 달성 기념식이 있는 날이다. 고객사, 협력사는 물론 지주사 HD현대의 주요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7만4720마력급 선박용 대형엔진에 시동이 걸리면서 회사의 역사적인 기록을 축하했다. 5층 빌라 크기의 민트색 구조물이 엔진이라고 깨달은 것은 시동이 걸린 후였다.

엔진 중간에 설치된 난간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직원의 모습을 멀리서 보니 흡사 미니 피규어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했다.

이곳 엔진공장에서는 연간 400여 대의 대형엔진과 1600여 대의 중형엔진이 생산된다. 현대중공업은 세계 대형엔진 시장의 36%를 차지하고 있는데, 바다에 떠다니는 선박 셋 중 하나에는 이 회사의 엔진이 탑재된 셈이다. 특히 이날 선보인 대형엔진은 세계 최초 경유-메탄올 추진 엔진으로 머스크가 발주한 선박에 탑재된다.

기념식 행사에서 기자들에게 인사를 건넨 유경대 현대중공업 전무는 “내년에는 암모니아 추진 엔진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아주경제

현대중공업이 생산한 7만4720마력급 경유-메탄올 이중추진 선박용 대형엔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기념식이 끝나고 찾은 곳은 LNG운반선이 건조되고 있는 현장이었다.

작업장에 떠 있는 길이 299m, 높이 35.5m, 너비 46.4m의 17만4000㎡규모 초대형 LNG운반선은 여의도 63빌딩(264m)을 눕혀놓은 것보다 긴 길이를 자랑한다. 이 정도 규모의 LNG운반선을 건조할 수 있는 곳은 울산조선소를 제외하면 전 세계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엘리베이터 구조물을 타고 선박에 오르자 이날 따라 강하게 내리쬔 햇빛으로 달구어진 철판의 열기가 온몸을 때렸다. 곳곳에서 용접 작업을 하는 작업자들은 더위를 잊었는지 각종 안전장비를 몸에 두른 상태였다.

작업자의 손길이 지난 곳을 보니 마치 기계가 작업한 듯한 용접 흔적이 보였다. 조금도 삐뚤어지지 않고 견고하게 용접된 것이 작업자의 기량을 보여줬다.

현장을 안내하는 현대중공업 직원은 “중국이 내년에 LNG운반선을 만들지만, 작업자의 기량, 시공능력 등 현대중공업의 기술을 당분간 따라잡기 힘들다”며 “일반적인 LNG선의 경우 연료비가 하루에 1억원씩 소요된다. 하지만 현대중공업 LNG선에는 연료비를 10~15% 절감할 수 있는 기술이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뛰어난 기술력을 앞세워 현대중공업은 글로벌 LNG선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1972년 창립 이후 지금까지 건조한 LNG선만 95척에 달한다. 현재 전체 수주잔량(155척) 중 LNG선(53척) 비중은 약 34%이다.

압도적인 기술력과 세계 최대 규모의 현대중공업도 고민거리가 있다. 배를 건조할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HD현대 조선계열 3사(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협력사는 최근 800명의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하는 한편, 국내 기술자 육성에도 힘쓴다는 방침이다.

한영석 현대중공업 부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800명을 포함해) 외국인 근로자를 최대 2800명까지 뽑을 계획”이라며 “(내국인도) 올해 최대 300명을 고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주경제

현대중공업이 건조중인 17만4000㎥ 규모의 LNG운반선. 길이 299미터(m), 높이 35.5m, 너비 46.4m의 크기를 자랑한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주경제=김성현 기자 minus1@ajunews.com

- Copyright ⓒ [아주경제 ajunews.com] 무단전재 배포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