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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웃음 절로 나는 가격 2052만원 … 크기도 성능도 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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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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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의 자동차 취향은 불가역적이다. A급 자동차를 타던 사람은 A마이너스(-)급 차에 만족하지 못한다. 이 같은 소비자 성향에 대응해 완성차 업체들은 차급에 관계없이 신형 모델을 내놓을 때마다 '더 크고 넓은 차' '보다 많은 편의사양이 탑재된 차'라는 점을 강조한다. 20년 전 기준으로는 '준중형차'로 분류됐을 차들이 요즘에는 '소형차'로 불리는 이유다.

문제는 가격이다. 차체가 커지고, 성능이 좋아질수록 차량 판매가격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한국GM이 국내 시장에 최근 출시한 소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모델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가격과 크기·성능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은 사례다.

한국GM은 최근 트랙스 크로스오버 시승회를 열었다.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파주시까지 왕복 약 70㎞ 거리를 2인 1조로 이동했다. 이번 시승회에서 기자는 킨텍스에서 파주까지 35㎞는 조수석 뒷자리에 앉은 동승자로, 파주에서 킨텍스까지 돌아오는 35㎞는 운전자로 트랙스 크로스오버(세부모델 'RS')를 체험했다.

조수석 뒷자리 동승자로서 느끼기에 이 차의 승차감은 오묘하다. 자유로를 고속으로 주파하는 동안 노면 상태에 따라 뒷자리는 한 번씩 퉁퉁 튀었다. 굳게 닫힌 창문 너머로는 바람소리가 거셌다. '승차감이 왜 이래.' 불만이 들기 시작했다. 계기판을 확인하고는 모든 상황이 이해됐다. 아주 긴급한 경우가 아니고서야 일상적인 주행 환경에선 통 경험할 일 없는 속도로 이 차는 달리고 있었다. 불만은 사그라졌다. '이만하면 되었다.'

오디오 성능도 노래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둥둥' 울리는 저음이 중요한 노래를 재생할 때는 스피커 표면에 마치 물먹은 한지가 덧대어진 듯 저음역대 표현력이 아쉽다. 반면, 조용하고 차분한 7080 명곡을 재생할 때는 노래 소리에 아련함을 더해 듣는 이들로 하여금 추억에 잠기게 한다. 노래 취향에 따라 이 차의 스피커에 대한 호불호는 갈릴 수 있다.

이 차는 실내 공간을 최대한 넉넉하게 만들기 위해 애쓴 흔적이 뚜렷하다. 2열 가운데 자리 바닥에는 턱이 없다. 2열 왼쪽이나 오른쪽 자리에 앉아도 옆자리에 눈에 밟히는 턱이 없이 바닥이 평평하니 실내 공간은 더 여유롭게 느껴진다. 운전석에서 체험한 승차감은 조수석 뒷자리와 달랐다. 고속도로에서 속도를 끌어올려도 흔들림이 적었다. 가속페달을 밟아 속도를 특정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데 시간이 다소 필요할 뿐이다. 창문 밖 바람소리도 음악소리에 묻혔다.

디자인도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는다. 전면부에는 '끊김 있는' 수평형 램프가 적용됐다. 차체는 크로스오버 모델답게 늘씬하면서도 날렵한 이미지가 강조됐다. 외관 크기는 전장(길이) 4540㎜, 전폭(너비) 1825㎜, 전고(높이) 1560㎜, 축간거리(휠베이스) 2700㎜ 등이다.

이번 시승에서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무선 폰 프로젝션 기능인 '안드로이드 오토'다. 내비게이션 안내 음성은 자동차 오디오에서 제대로 나왔지만, 11인치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에는 실시간 지도 대신 2~3㎞에 한 번씩 정지된 지도가 나왔다. 이런 경우에는 스크린 좌측 하단의 '홈' 버튼을 눌렀다가 다시 내비게이션 버튼을 누르면 된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기본적인 주행 성능과 관련해선 어디 하나 크게 모나지 않았다. 이동수단이라는 자동차 본연의 실용적 가치에 최대한 초점을 맞췄다. 몇몇 아쉬운 점이 있더라도 이 차의 가격을 생각하면 마음이 너그러워진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국내 가격은 세부모델별로 2052만원('LS' 기준)부터 시작한다.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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