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29일 오후 3시 성산국민체육센터에서 제주 제2공항 1차 도민경청회를 개최했다.[사진=문서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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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국제뉴스) 문서현 기자 =제주도가 제주 제2공항에 대한 도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현장에서 청취하는 시간을 마련했지만, 결국 갈등의 덩어리만 더 키워버린 시간으로 마무리되며 아쉬움을 남겼다.
제주도는 29일 오후 3시 성산국민체육센터에서 제주 제2공항 1차 도민경청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도민경청회가 시작이 되기전부터 순조롭지 않은 시작을 예고했다. 제2공항 반대측은 성산체육관 입구에 비치된 '제주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 도민경청회 설명자료'에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이라고 명시된 것을 지적했다.
반대측은 "국토교통부가 아닌 왜 포스코건설 컨소시움"이냐며 "당장 엉터리 자료를 파기하라고"거세게 항의했다.
이렇게 시작된 도민경청회는 결국 찬반 주민간 물리적 충돌 직전까지 이어지는 상황도 발생했고, 찬성측과 반대측이 발언을 할때마다 서로 고성이 이어지면서, 제2공항 건설사업 갈등은 8년이 지난 지금도 현재 진행형임을 여실히 보여줬다.
# 제2공항 반대측 대표 박찬식 위원, "제2공항 주민투표 실시해야"
제2공항 반대를 하는 도민들을 대표해 발표에 나선 박찬식 제2공항저지비상도민회의 정책위원은 △조류 충돌 위험성과 △항공소음 심각성, △부정확한 수요예측△제2공항의 공군기지 활용에 대해 강조했다.[사진=문서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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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 반대를 하는 도민들을 대표해 발표에 나선 박찬식 제2공항저지비상도민회의 정책위원은 △조류 충돌 위험성과 △항공소음 심각성, △부정확한 수요예측△제2공항의 공군기지 활용에 대해 강조했다.
박찬식 위원은 "성산 후보지 주변에 발견된 조류 172종 중 39개 종만 이번 위험평가에 들어간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져물었다.
그러면서 "국토부는 국내 공항에서 사고난 사례가 없기 때문에 충돌 사례가 없는 종은 앞으로도 절대 안 부딪힌다는 말이냐"고 국토부의 안전개념 상실을 거세게 지적했다.
흑산도 공항 용역에서는 피해정도가 '매우심각'이라고 평가됐던 조류가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는 '매우낮음'이라고 평가됐다는 것이다.
또 박 위원은 "제2공항 사전타당성 용역 당시 연간 4560만명이 제주에 올거라고 예측했는데 오늘 발표에서는 3963만명이라고 발표했다"며 "앞으로 노인인구가 급증하고 75세가 넘으면 잘 움직이지 못한다. 가장 중요한 노령화 요소를 반영하지 않았고, 국토부도 이를 인정했다"며 부정확한 수요예측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박 위원은 "제2공항은 공군기지가 될 것이 뻔하고 결국 사람이 살 수 없는 군사기지가 되어 제주도는 불바다가 된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제주도정은 찬반 여론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에 최종 판단하기 위한 절차로서 주민투표를 실시할 것을 국토부장관에게 요청하라"며 "이를 국토부가 받아들이지 않을시 도지사는 모든 권한을 동원해서 국토부의 협조에 불응하고 주민투표를 실시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제2공항 찬성측 대표 오병관 위원장, "잘못된 세력 개입으로 혼란만 가중"
제2공항 건설 찬성 측 대표로는 오병관 제2공항성산읍추진위원회 위원장은 "반대 주민들의 입장을 이해하지만 잘못된 정보로 혼란을 야기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며 "실질적인 피해주민들의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사진=문서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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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 건설 찬성 측 대표로는 오병관 제2공항성산읍추진위원회 위원장이 나섰다.
오 위원장은 "반대 주민들의 입장을 이해하지만 잘못된 정보로 혼란을 야기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며 "실질적인 피해주민들의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피해대책으로 △피해 주민의 인접토지 수용 △성산에 관광청 유치 △제2공항 운영 이익 일부 성산 지역 환원 △ 지역상권 중심으로 하는 도시계획 △일자리 창출 등을 요구했다.
오 위원장은 "지난 겨울 폭설 시에 3차례 결항되고 대합실에서 밤을 새는 난리를 겪었다"며 "결항은 폭설이 아닌 강풍 때문인데 제주공항은 북풍이 강하면 이착륙이 위험하다. 제2공항은 남북 활주로라서 강풍에 의한 문제는 해소될 것"이라며 제2공항 건설 추진을 역설했다.
이어 "제2공항 문제로 조류 충돌 조사가 왜곡됐다느니, 군사공항이라거나 주민투표 해야 한다면서 이미 지난 것을 다시 꺼내 도민을 혼란스럽게 만들지 말라"며 "제2공항 건설 만이 8년의 갈등을 끝내는 길"임을 거듭 강조했다.
# 찬성·반대측 주민들 의견 엇갈려…이해당사자 범위 두고 '옥신각신'
이렇게 찬성측과 반대측 대표가 설명을 이어갈때는 서로 고성은 오고 갔지만 별다른 충돌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본격적인 찬성과 반대측 주민들이 발언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는 서로 몸싸움이 벌이는 격한 상황도 발생했다.
라마다호텔에서 10년 넘게 근무했다는 제2공항을 찬성하는 한 주민은 박찬식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정책위원에게 "지방선거 때 4%도 안 되는 지지율로 도지사 후보로 나왔던 사람"이라며 "저런 정치인들이 선동을 참 잘한다"고 인신공격성 발언을 퍼붓기도 했다.
찬성 주민의 발언에 반대측 주민이 거세게 항의하며 몸싸움까지 벌어지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전개됐고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말리면서 물리적 충돌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사진=문서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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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반대측 주민이 강하게 항의하며 몸싸움까지 벌어졌지만,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말리면서 물리적 충돌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다.
찬성측 주민은 "한림이나 모슬포 애월 사람은 제2공항이 생겨도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들은 결국 이해당사자는 아닌데 왜 주민투표에 참여를 해야 하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름을 밝히지 않은 구좌읍에 거주하는 반대측 주민은 "제2공항이, 제주의 자연이 성산읍 지역에만 해당되는 것"이냐며 "도민, 국민의 것인데 이해당사자가 왜 성산읍 지역만 해당되느냐"고 따져물었다.
이어 "제2공항 건설은 제주도의 미래를 결정하는 일이라서 제주도민 전체가 이해당사자여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구좌읍 주민은 "온갖 개발로 제주의 자연이 망가져 가고 있고, 관광객이 늘어나면 하수처리, 쓰레기만 늘어날 뿐 아무런 혜택이 없고, 결국 제주다움을 잃어갈 것"이라며 제2공항 건설 반대 입장을 강하게 피력했다.
성산읍에 거주하는 염씨는 "주민투표를 한다면 제주도민 70만명 모두가 100% 찬성을 해야 하지 49%,51%의 찬성 반대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주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 "제2공항 순수 민간공항 맞나? 국토부 증명해라"VS "전시엔 어차피 군사공항"
제2공항이 군사공항이 될 것이라는 반대 측의 주장과 어차피 전시 시엔 군사공항으로 이용하게 되지 않겠느냐는 찬성 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제2공항이 건설되면 군사공항으로 쓰일 것이라고 주장하는 강씨는 "제2공항이 순수한 민간공항으로 건설될꺼라면 국토부가 직접 와서 설명을 해야 한다"며 " 국토북 민간공항이라고 주장해도 국방부가 공군기지가 필요하다고 했다면 군사공항"이라는 주장을 내세웠다.
제2공항이 군사공항이 될 것이라는 반대 측의 주장과 어차피 전시 시엔 군사공항으로 이용하게 되지 않겠느냐는 찬성 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다.[사진=문서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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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강씨는 "제주도가 나서서 확실한 답을 들은 후 그때 다시 논의해야한다"며 "군사공항이 아니다는것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끝까지 반대한다"며 "7살 아이를 전쟁 위험이 도사리는 곳에서 살게 할 수 없다"고 제주가 평화의 도시임을 확인해 줄 것을 강조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오조리에 거주하는 나씨는 "어느 공항도 전시에는 군사공항으로 활용되고 비상시에는 사용하게 된다. 그렇지 않고 어떻게 나라를 지키겠느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나씨는 "지금 당장 제주공항에 가보면 한시간 연착은 기본이고 쉴 수 있는 공간조차 없다"며 "왜 공항이 필요한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
이처럼 찬성측과 반대측 주민들 의견은 물론 대표자들의 발언 또한 서로 엇갈리며 결국 갈등의 골은 더 깊어졌고, 그 덩어리는 커졌음을 보여주는 자리였다는 평가다.
이어 4월 중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두 차례 더 도민경청회가 진행될 예정이지만, 제2공항 건설 논란을 둘러싼 찬반 갈등은 여전히 진행형이라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민영뉴스통신사 국제뉴스/startto241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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