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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리더 '제로'ㆍ사내이사 '제로'…KT주총 '시계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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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주총인데, 이사 10명 퇴진
사외이사 4명 남았지만, 사퇴 압박
박종욱 대행체제, 정상화는 난망
사장 선임까지 5개월 걸릴 수도


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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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대표이사 공백사태에 이어 이사진까지 줄사퇴하며 사실상 결정권한을 갖는 경영진 해제 수순을 밟고 있다. 오는 31일 주총 이후에는 사내·사외 이사가 단 1명도 남아있지 않은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구현모 대표가 일신상의 이유로 자진사퇴하고, 김대유·유희열 사외이사마저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KT 이사회는 단 4명만이 남게 됐다. 지난해 12월만해도 KT 이사회는 총 10명으로 구성돼있었다. 사내이사에 구현모 대표와 윤경림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이 이름을 올렸고 사외이사에는 강충구 이사회 의장을 포함해 이강철, 벤자민 홍, 김대유, 유희열, 표현명, 여은정, 김용헌 사외이사 등이다.

전날 구 대표가 자진사퇴하며 사내이사에서 제외됐다. 또 앞서 27일에는 윤 후보자가 사퇴를 밝힘에 따라 KT 이사회 사내이사는 0명으로 남게 됐다.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추천받은 서창석 네트워크부문장과 송경민 경영안정화TF장의 사내이사 선임안도 자동 폐기된 상태다.

사외이사 중에선 이 사외이사가 1월 12일 가장 먼저 사의를 표명하며 이사회에서 이탈했다. 윤 후보자 결정 하루 전인 3월 6일에는 벤자민 홍 사외이사도 ‘일신상의 이유’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대유·유희열 사외이사도 전날 사퇴함에 따라 남은 사외이사는 4명으로 줄었다. 김 사외이사는 노무현 정부 시절, 유 사외이사는 문재인 정부시절 인사로 분류돼온 인물이다.

남은 사외이사 4명 중 강충구 의장, 표현명·여은정 사외이사의 임기는 31일 주총까지다. 주총에서 1년 임기를 재선임하는 안건이 상정되지만 부결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세계적인 의결권 자문기관 ISS가 이들 사외이사 3인의 연임에 대해 반대를 권고하고 있고, KT노조에서도 이사회 전원 사퇴를 압박하고 있어서다.

이럴 경우 김용헌 사외이사 1명만이 자리를 지키게 된다. 정관상 이사 3명 이상이어야 정족수가 채워지기 때문에 1명만 남을 경우 사실상 효력을 상실하게 된다. 김 사외이사는 헌법재판소 사무처장 출신으로 여권 인사로 분류되지만, 일련의 사태에 대한 책임감으로 인해 사퇴할 가능성도 남아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 대표 직무대행 권한으로 꾸려지는 비상경영위원회의 역할이 커졌다. 차기 대표이사 공모를 위해 우선 사외이사 선임 작업부터 마무리 돼야 하는데 잇따른 정부 압박에 사외이사 자리까지 부담스럽다는 분위기다. 실제로 KT 사외이사 후보로 내정됐던 임승태 법무법인 화우 고문은 내정 이틀만에 돌연 후보직을 고사하기도 했다.

비상경영위원회는 주총 이후 정관과 관련 규정에 따라 대표이사 선임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KT 측은 국내 및 미국 상장기업인 점, 지배구조 개선 작업, 임시 주총 개최 등을 감안해 대표이사 선임까지는 총 5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업계에선 이조차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진 대표이사 선임절차가 원점으로 돌아간 만큼 오랜 기간 대표 공백사태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KT 측은 “비상경영위원회를 중심으로 주요 경영 및 사업 현안들을 신속히 결정해 회사 경영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투데이/조성준 기자 (tiatio@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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