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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여행·휴가비 ‘600억’ 지원… 관광 활성화로 내수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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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내수활성화 대책 발표

문화비 등 소득공제율 상향

22개국 여행허가 한시 면제

정부가 올해 국내 여행을 떠나는 관광객 100만명에게 3만원 상당의 숙박 쿠폰을 지원한다. 또 중소·중견기업 근로자와 소상공인 등 최대 19만명에게는 휴가비 10만원을 지급하는 등 총 600억원 상당의 여행·휴가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29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내수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세계일보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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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내수활성화를 통한 새로운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며 “다양한 문화 관광상품과 골목상권 및 지역시장의 생산품, 특산품에 대한 소비와 판매가 원활히 연계되도록 해서 내수 진작을 통한 경제활성화에 매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많은 외국 관광객의 방한에 대비해 비자 제도 등을 보다 편리하게 개선하고 항공편도 조속히 늘려나가야 할 것”이라며 “다양한 문화관광을 잘 연계하는 한편, 전통시장을 하나의 문화상품으로 발전시켜 많은 사람이 붐빌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네이버·야놀자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국내 숙박상품을 구매할 경우 3만원의 할인 쿠폰을 지급하기로 했다. 300억원을 투입해 최대 100만명에게 혜택을 준다는 방침이다. 놀이공원·캠핑장 등 예약할 때도 1만원 상당의 할인 쿠폰이나 포인트를 지급하기로 했다.

중소·중견기업 근로자 등 19만명에게는 국내 여행비 10만원을 지원한다. 기존 9만명을 지원하던 방식에서 10만명을 늘려 최대 200억원이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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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5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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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소득공제율도 상향된다. 다음 달부터 연말까지 문화비 지출과 전통시장 지출에 대한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이 10%포인트 오른다. 연간 총급여액 7000만원 이하 근로자가 도서 구입비나 공연 관람료 등 문화비로 사용한 금액에 붙는 소득공제 혜택이 기존 30%에서 40%로 상향된다. 전통시장 소득공제율도 40%에서 50%로 상향한다.

올해 방한 관광객 1000만명 이상 유치를 위해 일본·대만 등 입국 거부율이 낮은 22개국을 대상으로는 전자여행허가제(K-ETA)를 한시 면제한다.

◆연중 50개 메가 이벤트·맞춤 지원으로 관광·소비 ‘쌍끌이’

‘관광·소비 지원으로 내수 띄우기.’ 29일 정부가 내놓은 내수 활성화 대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침체됐던 관광업에 대한 맞춤형 지원으로 경기를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해외여행 수요 중 일부를 국내로 돌리고, 비자 완화 등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을 유치해 돈을 쓰게 만들겠다는 목표다. 최근 수출이 내리막을 걷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의 또 다른 축인 내수마저 침체할 경우 올해 목표 성장률 달성이 힘들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여기에 각종 할인 행사를 병행해 물가 자극을 최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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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진해군항제가 열리는 경남 창원시 진해구 여좌천 일대에서 관광객이 활짝 핀 벚꽃을 배경으로 봄 추억을 만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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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개 메가 이벤트… 지역 축제 지원

정부는 연중 내내 50여개 ‘메가 이벤트’로 관광 붐을 일으켜간다는 계획이다. 4월 서울페스타로 시작해 5월 K팝 부산 드림콘서트, 봄빛 동행축제 등을 연이어 개최한다. 여행 비수기로 접어드는 6월부터는 ‘여행가는 달’이라는 테마로 교통, 숙박, 유원시설 할인 쿠폰을 지급한다.

국내 최대규모 쇼핑 할인행사인 ‘코리아세일페스타’는 기존 15일간 진행됐던 기간을 연장해 오는 11월 20일간 운영한다. 5월에는 전국 면세점들이 참여하는 ‘코리아 듀티 프리 페스타’도 열린다. K컬처, 숲속힐링, 미식여행 등 다양한 테마를 가진 전국 지역축제도 개최한다. 관광공사 웹사이트에 지역축제 통합 홍보 페이지인 ‘축제찾아 K여행 페스타’를 구축해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소비 촉진을 위해 명절 등에 한정해 실시됐던 온누리상품권 특별판매는 4월부터 연중 진행된다. 개인별 상품권 월 구매 한도는 기존 지류 50만원, 카드 100만원, 모바일 50만원에서 각각 100만원, 150만원, 150만원으로 늘어난다.

소비 촉진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는 만큼 할인행사도 병행한다. 오는 4∼6월 소비자 부담이 높은 농·축·수산물에 대해 1인당 1만원 한도 내에서 20% 할인해 준다. 전통시장에서는 2만∼4만원 한도 내에서 20∼30% 깎아주는 등 170억원 규모로 할인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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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외국인 관광객들의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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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 유치… K팝 축제 등과 연계

이번 내수 활성화 대책 핵심 중 하나가 외국인 관광객 유치다. 정부는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유치를 목표로 다양한 편의를 제공하기로 했다. 우선 비자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한국과 사증(비자) 면제협정을 맺거나 한국 무사증 입국이 가능한 110개국 국민이 관광·행사 참석 등의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할 때 신청해야 하는 K-ETA는 22개국 대상으로 내년 말까지 면제하기로 했다. 일본·대만·홍콩·싱가포르·마카오·미국·캐나다·영국 국민이 면제 대상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중지했던 환승 무비자 제도도 이르면 5월부터 재개한다. 유럽·미국 등 34개국 입국 비자 소지자가 한국에서 환승하면 최대 30일간 지역제한 없이 무비자로 체류가 가능하다. 중국 단체 관광객이 인천공항 등 7개 국내 공항으로 입국해 제주공항으로 환승하면 최대 5일간 각 공항 권역과 수도권에 무비자 체류할 수 있다.

국제항공 노선 회복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9월까지 국제항공 노선을 2019년 대비 80∼90% 수준으로 회복한다는 목표로 지방공항 신규 취항 항공기와 관광전세기에는 공항시설 사용료 면제, 운항지원금 등을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한·중 노선은 현재 주 63회에서 9월 주 954회로, 한·일 노선은 주 863회에서 주 1004회로 각각 늘릴 계획이다.

정부의 내수 활성화 대책에 경제단체들은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국내 관광산업과 지역상권을 활성화하는 등 내수 촉진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온누리 상품권 구매 한도 상향 등이 소상공인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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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 기업이 입주한 서울 도심의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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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경기 전망은 ‘부정 > 긍정’

정부가 내수 활성화 등 다양한 경기 진작책을 내놓고 있지만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 상황은 부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경제가 불황인 가운데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의 여파로 기업 환경이 개선될 조짐이 없기 때문이다.

29일 전경련과 대한상공회의소가 각자 발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모두 기준치인 100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BSI가 100보다 낮으면 경기 전망에 대한 부정 응답이 긍정 응답보다 더 많은 것을 의미한다.

전경련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월 BSI 전망치는 93.0을 기록했다. 전경련 자체 조사상 지난해 4월부터 13개월 연속 ‘100 미만’ 전망치로, 제조업(95.0)과 비제조업(90.5) 모두 지난해 6월부터 11개월 연속 기준선 100에 미치지 못했다. 조사 부문별 BSI는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투자 88.6, 자금사정 92.1, 채산성 92.1, 내수 93.0, 수출 95.9, 고용 96.2, 재고 104.3이다. 재고는 기준선 100을 넘으면 재고 과잉을 의미한다.

전경련이 자체 BSI를 통해 추정한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1.3%로, 불황이었던 지난해 4분기 수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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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가 전국 제조업체 2257곳을 대상으로 올해 2분기 경기 전망을 조사한 결과 BSI 94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 대비 20포인트 상승한 수치지만, 여전히 기준선인 100에는 미치지 못했다.

대한상의는 이 같은 BSI 추세에 대해 “중국의 리오프닝,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등의 기대감에 지수는 개선됐지만 수출·내수 동반부진 상황을 뒤집기에는 부족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BSI 지수는 실내 마스크 전면해제 조치와 중국 특수가 기대되는 화장품(137) 업종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지난해 처음으로 의료기기 수출액이 3조원을 넘어선 의료정밀(104), 수주 호황을 맞이한 조선·부품(102) 업종도 기준선 100을 웃돌았다. 그러나 반도체 불황 직격타를 맞은 IT·가전(95), 수출 부진을 겪는 정유·석유화학(95)·철강(85) 등은 100에 미치지 못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곽은산·박세준·이지민·이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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