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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대출 갚을 길 안보여”…연체 증가에 우는 이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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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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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금리 상승 여파로 저축은행 업계의 순이익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 악화, 대출 이자 상승 등으로 차주들의 상환능력이 떨어지며 대출 연체율이 증가하자 충당금을 쌓느라 순익 감소에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당기순이익은 총 1조5882억원으로, 전년(1조9646억원) 대비 19% 줄었다. 지난해 4분기 순익 감소 폭이 컸던 영향이다. 분기별 4000억대였던 저축은행 업계의 순이익은 4분기 들어 2400억대로 줄어들었다. 자산규모가 큰 대형 저축은행도 마찬가지였다. 업계 2위 OK저축은행의 지난해 4분기 순익은 158억원으로 직전 분기(494억원)에 비해 3분의 1도 안되는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 유독 순익이 줄어든 것은 조달비용이 늘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은 예금으로만 자금을 조달하는데, 당시 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연 5%대까지 오르자 저축은행 업계도 경쟁적으로 예금금리를 대폭 올렸다. 예금금리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지난해 11월 일부 저축은행에서는 연 6.5% 예금을 판매하기도 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급격한 조달비용 상승으로 인해 예대마진이 줄어들면서 4분기 실적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4분기 레고랜드 사태, 부동산 가격 하락 등 시장 환경의 변화로 대출 연체가 늘어난 것도 순익 감소에 영향을 줬다. 저축은행들은 연체 대출액이 급증함에 따라 이에 대응하기 위한 충당금 적립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말 저축은행 79곳의 총 여신은 114조1890억원으로, 전년 말(100조5200억원) 대비 13% 늘었지만 고정이하여신 잔액은 같은 기간 3조3800억원에서 4조6650억원으로 38% 늘어났다. 지난해 늘어난 약 1조3000억원 중 5500억원이 4분기에 집중돼있었다. 고정이하여신이란 보통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을 의미한다.

저축은행 업계의 고정이하여신 잔액은 지난 2019년 3조원대로 올라선 후 3년간 3조원대 초반에서 머물렀지만 지난해 4조원 중반대로 급증했다. 지난해 1년 동안 고정이하여신 잔액이 줄어든 곳도 있었지만 일부 저축은행에서는 최대 3배로 늘어나기도 했다. 금감원 측은 “저축은행 연체율 등은 다소 악화되었으나 코로나19 이전보다 낮은 수준으로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저축은행의 재무건전성은 양호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 말 13.25%로 규제비율인 7~8%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었다. BIS자기자본비율은 총자산(위험자산 가중평가) 대비 자기자본의 비율로, 금융사의 재무구조 건전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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