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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신축이라 대출 안 된다니요” 인뱅 비대면 주담대 허점에 ‘아우성’[머니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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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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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 지은 지 2년 된 신축 아파트로 이사를 예정 중인 A(40)씨는 최근 3% 중반대 대출을 받기 위해 카카오뱅크 주택담보대출을 조회했다가 거절당했다. KB부동산에서 조회가 되지 않는 아파트라는 게 이유였다. 은행 상담사는 “거래 내역이 얼마 없는 신축 아파트라 KB시세에서 조회가 되지 않는 것 같다”며 “자세한 내용은 KB부동산에 문의를 해야 한다”고 했다. A씨는 “카뱅에서 가장 싼 이자로 대출을 받으려고 했는데 신축이라 안 된다니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인터넷은행의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이 블랙홀처럼 주담대 시장을 흡수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보완사항이 발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 비대면으로 진행되다 보니 담보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에도 제약이 따를 뿐 아니라, 저당권 설정 등 인간의 손이 필요한 영역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100% 자동화한 인뱅 주담대…“시세 안 나오면 대출 거절”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인터넷은행에는 대출을 거절당했다는 문의가 늘고 있다. 비대면 주담대의 경우 KB부동산, 한국부동산원 등 시세조회 프로그램을 통해 담보로 잡을 주택의 적정 시세를 조회하는데, 자신의 아파트가 검색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세 조회 프로그램은 복수의 매매거래 사례를 가지고 해당 주택의 적정 시세를 평가한다. 하지만 해당 아파트의 세대 수가 적거나 매매거래 사례가 적은 경우 시세 조회가 어렵다.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축 아파트나, 실거주 의무(2~5년) 기간이 끝나지 않은 아파트가 대표적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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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부동산 매매 시장이 다시 활발해지면서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주담대를 받고자 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통해 연식별 아파트 거래 비중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5년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은 19.6%로 지난해 1월 9.7%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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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작년 2월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한 이후 연립·다세대 주택으로 확대하는 등 순차적으로 대상 주택 범위를 늘려나가고 있다”며 “많은 고객들이 대출을 받으실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출 수요자들이 주담대를 받기 위해 인터넷은행으로 몰리는 이유는 금리가 가장 낮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2월 주담대를 출시한 카카오뱅크는 업계 최저 수준의 낮은 금리(최저 3.47%)로 주담대를 제공하며 빠르게 대출 수요를 흡수해나가고 있다.

지난 1분기 카카오뱅크의 주택담보대출 신규취급액은 1조4370억원으로 전년 말(7940억원) 대비 3개월만에 80% 성장했다. 대환 목적의 주담대 잔액도 8660억원으로 같은 기간 두 배 넘게 뛰었다. 케이뱅크 역시 지난해 말 기준 주택자금대출로 나간 대출금은 1조5636억원으로 전년(6259억원) 대비 두 배 넘게 늘었다. 9일 기준 케이뱅크의 아파트담보대출 금리는 최저 3.88%에 해당한다.

“100% 비대면 자동화가 능사 아냐”

인터넷은행 주담대 상품에서 불편한 점들이 발견되자 다시 시중은행을 찾는 이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시중은행은 시세 조회 프로그램에서 담보 물건의 시세가 조회되지 않거나 단독 주택 등을 담보로 하는 경우, 센터나 영업점으로 배정돼 담당 직원이 자체적으로 담보의 가치를 심사하게 된다. 시중은행 역시 담보 가치 평가를 100% 비대면으로 자동화시키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알고리즘 담보평가시스템’을 활용하거나 외부 감정평가 등을 통해 담보평가 및 신용평가를 진행한다”며 “자동가치산정이 장점만 있는 게 아니고, 대출 한도 등에서 경쟁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감정평가사들이 기계들이 만지지 못하는 부분까지 감안해 정교하게 심사해 담보가치를 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의 소매금융 담당 부행장은 “인터넷은행 주담대의 주류는 가격 변동성이 안정적인 50세대 이상의 아파트”라며 “그 외의 주택들은 사실 서류를 보고 저당권을 설정하는 그 후속 작업에서 사람 손이 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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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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