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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이슈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인수

EU 이어 美도 대한항공-아시아나 인수 제동?…“기업결합 심사에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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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매체 “법무부가 인수합병 제지 소송 검토 중”

EU, 여객·운송 가격 상승…서비스 질 하락 우려

대한항공 “확정된 바 없어…美·EU와 지속 논의”

헤럴드경제

대한항공 여객기. [대한항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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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미국 법무부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 현실화할 경우 대한항공은 경쟁 제한을 이유로 최종 결정을 미루고 있는 유럽연합(EU)에 이어 또 다른 암초를 만나게 된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인터넷 매체 폴리티코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 법무부가 인수 반대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 법무부가 실제 소송에 나설 경우 이는 외국 항공사 간 합병을 저지하는 첫 번째 사례다.

이 매체는 미국이 한국에 본사가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법적 관할권은 없지만, 미국 내 경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기업 결합을 막는 것을 모색할 수 있다고 봤다.

미 법무부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발표한 2020년 11월부터 관련 조사를 해왔지만 아직 이렇다 할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다만 법무부가 최종적으로 소송을 제기할지는 미지수다. 대한항공은 “소송 여부는 전혀 확정된 바 없으며, 현지 매체가 소송 가능성을 제기한 것일 뿐”이라며 “지난 12일 법무부와 대면 미팅을 통해 아직 법무부가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으며, 당사와 지속 논의하겠단 입장을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한·미 노선에서 한국인 승객이 다수라는 점 ▷한국 공정위에서 강력한 시정조치를 이미 부과한 점 ▷한국 정부의 항공 산업 구조조정 및 고용 유지 방침에 대한항공이 호응해 이번 합병이 진행된 점 ▷로스앤젤레스(LA),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주요 노선에 신규 항공사의 진입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 등을 강조, 기업결합 승인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EU, 일본 등 마지막 남은 3개국 관문을 뚫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은 EU, 일본 등 타국의 심사 추이와 상황을 지켜보며 조사를 하겠다는 입장인데, 앞서 EU 역시 합병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17일 “양사 합병 시 한국과 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 간 4개 노선의 여객과 화물 수송 등에서 가격 상승과 서비스 질 하락이 우려된다”는 내용을 담은 심사보고서(SO, Statement of Objections)를 내놨다.

SO는 조사를 통해 확인된 경쟁법 위반 혐의 등 일종의 중간 심사 결과를 담은 문서다. EU는 독점 여부와 관련해 추가 심사가 필요한 항목을 대한항공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EU는 대한항공이 제시한 시정조치 방안과 SO 답변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오는 8월 3일까지 합병 조건부 승인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일본에도 2021년 8월 신고서 초안을 제출했지만, 아직 결과를 받지 못했다. 대한항공은 올 상반기 중 일본과 사전협의를 마무리하겠단 목표다.

3개국이 우려하는 핵심 사안은 ‘경쟁 제한성’이다. 이들은 합병 후에도 합병 이전과 유사한 시장 경쟁 환경을 만들 것을 대한항공에 요구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각국 요구에 따라 신규 항공사 유치 등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과도한 시정조치 요구를 무제한 받아들일 수만도 없는 상황이다. 장기적으로 경쟁력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한편 대한항공은 기업결합심사를 모두 14개 나라 경쟁당국에 요청한 바 있다. 이 중 베트남·중국·한국 등 11개 나라 심사는 결합을 승인하거나 심사·신고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심사를 종료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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