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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5000원 절약"…갤럭시, 셀프 수리 국내 실효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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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30일부터 국내서 자가 수리 프로그램 도입

소비자가 직접 디스플레이 교체 시 2만5000원 절약

한국금융신문

[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미국에 이어 국내서도 사용자들이 직접 제품을 수리하는 ‘자가 수리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삼성전자는 소비자가 자신의 제품을 직접 수리할 수 있는 ‘자가 수리 프로그램’을 30일부터 국내에 도입한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미국에 자가 수리 제도를 도입했다. 당시에는 갤럭시S20과 S21 시리즈를 대상으로 해왔지만, 지난 1월부터는 갤럭시S22 시리즈와 갤럭시북 프로 등으로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지난 2월엔 국내 특허청에 ‘자가 수리 도우미’라는 상표를 출원한 바 있다. 이에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국내에도 자가 수리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0·21·22 시리즈, 갤럭시북 프로 시리즈, 80cm(32형) TV 3개 모델을 대상으로 자기 수리 프로그램을 우선 도입한다. 대상은 향후 순차 확대할 예정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은 “삼성전자는 소비자가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오랜 시간 경험할 수 있도록 항상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라며 “자가 수리 프로그램을 통해 소비자의 수리 선택권을 높이고 수리 용이성 또한 지속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가 수리 왜 도입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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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갤럭시 자가 수리 도구와 갤럭시 S22 울트라 제품. 사진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자가 수리 제도를 도입하게 된 것은 최근 글로벌 전자업계에서 ESG 경영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기존에는 전자제품이 고장나면 제조사가 운영하는 공식 AS 센터에서만 수리를 진행해야 했다. 사설 업체에서 AS를 받게 되면 이후엔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AS가 불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부품 보증기간이 끝나면 사용자들은 더 비싼 돈을 내고 AS를 받아야 했다.

전자 폐기물도 늘어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고장난 부분을 수리하면 전자제품을 오래 쓸 수 있지만, 수리 비용이 높은 탓에 소비자들이 새 제품을 사는 사례가 빈번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전자폐기물이 늘어나게 되고, 휴대폰 폐기와 생산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증가시킨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미국과 유럽에서는 ‘소비자 자가 수리권’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어왔다. 미국은 2021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소비자가 수리권을 보장받을 수 있게 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뉴욕주는 지난해 12월 이를 의무화하도록 ‘디지털 공정 수리법’을 제정했다. 유럽연합(EU)도 2020년 신순환경제 실행계획을 내세우며 소비자 수리권을 보장하도록 했다.

마크 윌리엄스 삼성전자 미국법인 고객관리 담당 부사장도 지난해 미국서 자가 수리 프로그램 도입 당시 “소비자가 기기 사용을 확장하고, 순환 경제를 촉진해 전자 폐기물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더욱 편리한 옵션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애플과 구글도 이미 미국과 유럽 등에서 자가 수리 제도를 시행 중이다. 애플은 지난해 4월부터 아이폰12 시리즈, 아이폰13 시리즈, 아이폰SE 3세대 등을 대상으로 자가 수리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구글도 지난해 6월부터 아이픽싯(iFixit)과 함께 북미·유럽 지역에서 부품 판매를 시작했다. 다만, 이들 모두 국내에선 자가 수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 않다.

국내에서도 소비자가 수리할 권리에 대한 논의는 이어져 왔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지난 2021년 ‘수리할 권리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지만 2년째 계류 중이다. 지난해 9월엔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휴대폰 제조사들이 수리에 필요한 부품, 매뉴얼, 장비 등 공급·판매를 거절하거나 지연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단통법 유통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역시나 계류 중이다.

자가 수리에 대한 논의는 지난해 국정감사장에서도 이어졌다. 당시 미국에선 자가수리를 진행했는데 왜 국내엔 도입하지 않냐는 질문에 노 사장은 “미국은 환경적으로 수리 환경이 어렵지만, 한국은 대면 수리가 가능한 좋은 환경이 갖춰져 있다”라면서도 “최근 자가 수리 국내 도입에 대한 요구가 많아짐에 따라 이런 부분을 내부적으로 면밀히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자가 수리 어떻게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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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들은 제품이 자가 수리가 가능한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갈무리


우선 사용자는 삼성전자 홈페이지에서 사용 중인 제품이 자가 수리가 가능한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이후 사용자들은 삼성전자 서비스센터를 방문하거나 온라인을 통해 필요한 부품을 구입해 제품을 직접 수리하면 된다. 삼성전자 홈페이지에선 손쉽게 자가 수리가 가능하도록 부품별 수리 설명서와 동영상도 제공한다.

자가 수리가 끝나면, 사용자는 ‘자가 수리 도우미 앱’을 통해 새로운 부품이 제대로 동작하도록 최적화할 수 있다. 이후 ‘삼성 멤버스 앱’ 자가 진단 기능에서 수리 결과의 이상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수리 이후 휴대폰 불량 액정 및 수리 공구는 구매 후 30일 내로 서비스센터에 직접 방문하거나 홈페이지 내 ‘자가수리부품 보증등록’서 반환신청을 통해 반납하면 된다. 반납 후에는 친환경 보증금(스마트폰 3만원, 노트북 2만원)을 환급받을 수 있다. 회수된 부품은 삼성전자가 검수를 거쳐 재활용하거나 폐기된다.

만일, 사용자가 수리 과정에서 고장이 발생할 경우, 공식 서비스센터에 방문하면 수리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서비스센터에서 새 부품으로 교체해야 하면 부품비와 기술료가 별도로 청구될 수 있다. 새 부품을 사용하지 않으면 기술료만 청구된다.

자가 수리 부품을 1년 보증 제공을 받기 위해서는 자가수리 부품으로 수리한 제품 모델, 제조번호를 삼성전자서비스 홈페이지에 등록해야 한다. 수리한 제품이 1년 내 자연적인 상태에서 고장날 경우 자가수리 부품만 무상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기술료는 유상 청구된다.

2만5000원 차이…자가 수리, 국내 실효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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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22 울트라 디스플레이 부품 비용.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갈무리


그러나 자가 수리 제도가 실효성이 없다는 의견도 이어진다. 수리 과정이 복잡하다 보니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선뜻 자가 수리를 시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갤럭시S21의 디스플레이를 교체하려면 51단계를 거쳐야 한다. 애플의 경우 나사 모양이 제각각이다 보니, 4가지 드라이버를 갖춰야 한다. 이에 사용자들이 손쉽게 수리할 수 있도록 ‘에코디자인 규정’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자가 수리 시 배터리 폭발 등 각종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자가 수리와 서비스센터에서 전문가에 맡기는 비용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었다.

지난해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아이폰12 미니의 화면을 교체할 때 자가 수리와 서비스센터 가격 차이가 3달러(약 3900원)에 불과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큰 차이가 없어 굳이 위험 부담을 안고 자가 수리 선택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또 수리에 필요한 장비를 대여하는데만 일주일에 6만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직접 수리한 제품에 문제가 생겨도 어떠한 기술적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현재 아이폰13 프로의 디스플레이를 교체할 경우, 애플 서비스센터 이용 시 279달러(약 36만9000원)에 수리 받을 수 있다. 반면, 자가 수리할 경우 부품비는 236달러다. 여기에 수리에 필요한 장비를 일주일간 대여하는데 드는 비용 49달러가 추가되면 최종 가격은 285달러(약 37만7000원)다. 자가 수리가 8000원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갤럭시S22 울트라 모델의 액정을 교체할 경우, 서비스센터에서 수리 시 42만9000원(액정 미반납)이 든다. 자가 수리 부품은 현재 36만4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액정 반납 환급금(8만1000원)을 받게 되면 최종 가격은 서비스센터가 30만9000원, 자가 수리가 28만3000원이다. 서비스센터가 약 2만5000원가량 비싸다.

사용자들 반응도 엇갈린다. 한 사용자는 “스마트폰을 사용할 줄만 알지 안에 부품이 어떻게 배치되어 있는지 잘 모른다”라며 “서비스센터도 곳곳에 있어 굳이 혼자 수리하다 망가뜨려 새로운 제품을 살 바엔 차라리 기존처럼 서비스센터를 찾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용자는 “해외와 달리 국내에선 서비스센터 접근성이 높은 편이라 사람들이 자가 수리에 나설지는 의문”이라면서도 “이번에 나온 프로그램을 보니 후면 커버를 교체할 수 있도록 했다. 다양한 색상을 사용해보고 싶었던 소비자라면 한 번쯤은 도전해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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