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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집 팔아도 전세금 못 주는 '깡통전세', 15개월 새 3배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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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세 위험 가구는 절반 넘어

이투데이

서울의 한 오피스텔 분양 관련 사무실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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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팔아도 전세금을 내주지 못하는 '깡통전세' 위험가구가 1년 새 3배 늘었고, 전세 시세가 기존보다 떨어진 '역전세' 위험가구는 전체 전세가구의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조사국은 4일 '6월 금융·경제 이슈분석'에 실린 '깡통전세·역전세 현황 및 시사점'을 통해 전국의 깡통전세와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을 추정했다.

깡통전세는 주택시장 하락세로 인해 매매 시세가 기존 전세보증금보다 낮은 경우를 말하며, 역전세는 전세시세가 기존 전세보증금보다 낮은 경우에 해당한다.

한은이 실거래 마이크로 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잔존 전세계약 중 깡통전세 위험가구 비중은 지난해 1월 2.8%(5만6000호)에서 지난 4월 8.3%(16만3000호)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은 같은 기간 25.9%(51만7000호)에서 52.4%(102만6000호)로 늘어났다.

4월 기준 깡통전세에 해당하는 주택의 경우 평균적으로 기존 보증금 대비 매매 시세가 2000만 원 정도 낮았다. 역전세는 기존 보증금 대비 현재 전세금이 7000만 원 정도 하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깡통전세의 기존 보증금과 매매 시세 격차 상위 1%는 1억 원 이상이고, 역전세의 상위 1%는 3억6000만 원 이상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는 전국 1630가구의 전세금이 매매 가격보다 1억 원 이상 비싸고, 10만 가구 이상은 기존 보증금보다 현재 전세금이 3억6000만 원 이상 낮아진 기이한 상태에 있다는 얘기다.

깡통전세와 역전세 비중은 비수도권에서 높았다. 서울의 깡통전세와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이 각각 1.3%와 48.3%였다. 비수도권(14.6%, 50.9%)과 경기·인천(6.0%, 56.5%)은 이보다 더 높았다.

이처럼 깡통전세와 역전세의 비중이 높아진 것은 최근 몇 년간 주택시장 변동성이 컸던 데 주로 기인하는데,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 상당부분 만기가 도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월 현재 깡통전세 계약 중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 만기도래하는 비중이 각각 36.7%, 36.2%이며 역전세는 28.3%, 30.8%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은 "깡통전세와 역전세의 증가는 전세보증금 미반환 리스크를 확대시킬 뿐만 아니라 주택시장의 하방압력을 높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전세보증금이 7억 원을 넘는 고가 전세나 담보대출이 많은 주택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이 어렵다"며 "특히 임차인이 선순위 채권자 지위도 확보하지 못한 경우에는 경매가 진행되더라도 보증금 미반환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또 깡통전세와 역전세에 따른 보증금 상환 부담은 매물 증가로 이어져 매매가격에 대한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투데이/송영록 기자 (syr@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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